재밌는 지난 얘기 하나 해줄까?
김모모라는 옛날 가수분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어.
이분은 정말 옛날에 활동하셨던 분이라서 이름을 신생퐐로들은 모를수도 있을거야.
그래도 히트곡도 많고 한때 많은 인기를 누렸던 분이셨다는.
어느날 내 친구가 나에게 빅쇼에 그 가수분이 나오는데 같이 가달라고 하는거야.
그 가수분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같이 가지, 왜 서태지 좋아하는 나한테 그러냐고 캐물었지.
그랬더니, 초대권이 17장이 나왔는데 인원수가 한명이 모자란대....
그 가수분한테 그 사실이 너무 미안해서,
서태지 좋아하는 너는 그런 마음 이해해줄거라고 생각해서 부탁한다는거야.
빅쇼를 보러 KBS홀인가...거기 도착했더니 거기 모임분들이 와계셔서 구태여 서태지팬이라고 말하지는 않고, 친구를 봐서 평소에 노래 좋아해서 따라왔다 인사하고 표를 받아 들어갔어.
기왕 인원수 맞춰주러 온거 빅쇼에서 제일 열심히 호응을 한 관계로 카메라에도 찍혔....
(오히려 그분들은 카메라가 오니까 얼굴가리시면서 피하시더라구...^ ^;;;)
빅쇼가 끝나니까 이분들이 단체로 주차장으로 가시더군.
역시 친구따라...^ ^;;
주차장에 그 가수분이 계시더라구. 팬들이 선물도 주고 꽃다발도 주고 대화도 나누고...서로 익숙해보였어.
어떻게 알았냐면 그 가수분이 나한테 "넌 누구니? 처음보는데?" 라고.....ㅋㅋㅋ
주차장에서 대화를 나누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태지생각이 많이 났어.
우리한테 이런날은 오지 않겠지...그치, 태지야? 흑....ㅜㅡ
가수분을 배웅하고 이제 집에 가겠다싶었는데 뒤풀이가 있다는거야. 헉스....
놀라운건 알고보니 그 가수분이 밥먹고가라고 돈을 얼마 주셨다고 하더라구.
뜻하지않게 근처 갈비집에서 열린 뒤풀이까지 참석하게 된 상황...
그런데 뒤풀이에서 사건이 생긴거지.
친구옆의 맨 구석자리에서 말없이 밥을 먹고 있는데 그자리에서 태지 이야기가 나온거야....
그때가 섬머소닉 끝나고 몇일 안되었을때였거든.
언론에 서태지팬들이 비행기를 전세내서 일본으로 갔다~ 이런 기사들이 꽤 났었는데 그게 화제가 된거지
.
그런데...
음악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분들은
뭐 이렇게까지 유난을 떨어야되냐, 돈쓸데가 그렇게 없냐...이런식의 이야기들을...
숟가락질이 딱 멈추니까 친구가 나를 보는데, 이마에 "제/발"이라고 써있더라고. ㅡㅡ;;;
친구봐서 꾹 참으려니 도저히...도저히...
누군가 "서태지팬들은 TV에서 봐도 약간 정신이 나간것같더라" 라고 이야기하는데 결국...
숟가락을 딱 내려놓으며
"그 일본전세기 타고갔다온 정신나간 서태지팬 여기 있는데요."라고....
분위기 싸아....
거기 인솔자분하고 내 친구가 급수습을해서 더이상 충돌을 없었지만 난 이미 날이 설대로 섰고
그분들 중에도 나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시는게 눈에 보이는 분들이 계시더라구.
흥...그러라지...16대 1로 덤벼봐라..내가 눈하나 깜짝하나...
이렇게 된거 태지매냐의 진면목을 보여주지...하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식사를 계속했어.
서로 나이들도 있는데 핏대올리며 싸울수는 없고, 신경전이 장난이 아니었지...^ ^;;;
웃으며 나누는 예의바른 대화속에 빽빽히 돋힌 가시라고나할까..ㅋㅋ
예를 들면...
"길에서 머리 막 흔들고(6집상황, 헤드뱅을 이렇게...ㅡㅡ) 그런거 남보기 좀 그렇지 않아요? 호호...^ ^ "
"남이 어떻게 보는지 뭘 그렇게 신경써요? 서태지씨 좋아하는게 챙피한것도 아닌데. 오히려 그런 열정이
자랑스러운거 아닌가요? 왜요? 거기는 김모모씨 좋아하는게 챙피하세요? 아까 녹화때보니까 카메라
오면 피하시던데 챙피해서 그러신건 아니시죠? 호호호...^ ^ "
이런거지...ㅋㅋ
이런 대화가 한참을 오가다가 그 중 한분이 나름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물어보는거야.
"서태지씨는 팬들한테 이렇게는 안해주죠? 우리는 오빠(!)가 참 잘 챙겨주고 가깝게 지내는데.
거기야 뭐 팬들 이름이나 알겠어요?"
"우리 태지는요...
모두에게 해줄 수 없는건 아무에게도 해주지 않아요."
말해놓고 얼마나 나 자신이 대견한지, 그 날 일기장에 적어놨다니까, 글쎄...ㅋㅋ
재미없는 이야기였다면 미안... ^ ^;;;
오늘 일부러 후기 보게될까 무서워서 인터넷도 안들어가고 딴짓만 하다가
궁금증을 못참고 결국 후기들을 읽어보다 잠깐 정신줄을 놔버렸지뭐야.
너무 부러워서...
부럽다 못해 서운한 맘까지든건 설마 나뿐만은 아니겠지? (나뿐인거야...? 그런거야? ㅡㅜ)
난...
태지한테 막 서운할 뿐이고..태지 밉고...태지 미울 뿐이고...으아악...!!
후기읽고.. 대낮부터 맥주 두캔 마시고..
부럽다, 서운하다, 밉다, 처운다..
부럽다, 서운하다, 밉다, 그래도 태지 어제 뭐했나..
다시 부럽다, 서운하다, 밉다, 맥주나 더 까자...
이렇게 온종일을 보내다가 지금에야 정신들어 내린 결론...
그래도,
공평한 태지씨.
그자리에 내가 없다는게 억울한거지,
예나지금이나 모두에게 해줄 수 없는건 아무에게도 해주지 않는 공평한 태지.
그리고 이젠 이런 소극적인 공평에서 벗어나, 공평함을 전제로 우리에게 성큼성큼 다가오는 태지.
그게 고마운거지...
내가 그자리에 없었다는 서운함에 억지로 투정삼아 만든
나는 제외되었었다는 소외감을 벗어버리고나니까
파티에서 들었다던 태지의 따뜻한 멘트들, 마주쳤다던 아이컨텍, 나누었다는 건배들이
그제서야 나에게도 온전하게 전해지더라구.
어차피 퐐로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다는건 불가능한 현실에서,
최대한 공평한 방법으로 참석한 그 친구들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 표현된 태지의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져서 행복해.
공평한 태지씨,
좋아...마음껏 편안하고 친근하게 대하라구.
대신 다음번에 내가 추첨되었을때도 해줘야해, 알았지...?
안그러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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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어질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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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한 태지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