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토요일에 내 결혼식이 있거든.
근데 지방에서 해.
예비신랑과 나는 둘 다 서울에서 근무하지만, 어른들이 지방에 계셔서.
서울에서 가는데 3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
대학때의 친한 친구들 모임이 있어.
나를 포함해서 6명.
이 친구들을 A,B,C,D,E 라고 했을때...A,B,C는 결혼을 했고, D,E는 아직 미혼이거든.
어제 결혼식 전에 이 친구들과 모여서 밥 먹는 자리를 가졌거든.
D 역시 최근에 날을 잡아서...내 결혼식에는 못 온다고 미안하다고 미리 축의금을 주더라.
원래 날 잡아놓고는 다른 결혼식에 가는게 아니라는게 어른들 말씀이라...나 역시 이해해서 그냥 그러려니 싶었어.
문제는 A,B,C,E가 오는 문제인데...처음엔 E가 운전을 해서 함께 오겠다고 했거든.
근데 왕복 7시간 운전하는게 피곤하다고 그냥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오겠다고 하더라구.
A가 얼마전에 전화해서 이야기 할 때, 지방에서 할 때는 교통비를 챙겨준다는 소리를 하더라구.
근데, 난 내가 지방으로 결혼식 갈 때도 한번도 챙겨받아본 적이 없거든.
뭐..좋은 날 두고 잡음 나는게 싫어서...그러냐구...그럼 얘들 교통편 좀 챙겨달라고 했지.
그랬더니 어젯밤에 문자가 와서는, 갈때는 우등버스 타더라도 올때는 피곤해서 KTX를 타야 하니, 왕복 교통비로 얼마....해서 4명 오는데 25만원 드니깐 자기 계좌로 입금해달라고 통장번호까지 찍어서 보냈더라구.
뭐...준만큼 받아야 한다는 맘은 아니지만....좀 기분이 그렇더라구.
자기 결혼식때는 웨딩포토 촬영하는데까지 따라가서 한나절 보냈고, 결혼식날도 헬퍼 말구도 옆에서 챙겨줘야 하는 사람있어야 한다고해서 아침에 메이크업하는데 7시부터 나가서 폐백끝나고 피로연챙기는 것까지해서 6시쯤 끝나는 결혼식을 B랑 나랑 둘이서 다 챙겼거든.
그래도 친한 친구 결혼식이라고....B랑 나랑 합해서 축의금도 각각 25만원씩해서 50만원 줬었구....(A가 돈으로 달라고 했었거든...)뭐...웨딩 포토때 가는 택시비나 음식 챙겨가고 이런거...다 내 부담으로 하잖아.
그렇게 썼던 비용이 아깝다거나 하는 건 아닌데....이렇게 교통비 자기 계좌로 미리 입금해달라고 계좌번호 찍어서 보내는거 보니깐...좀 그렇더라구...
내 여동생이 듣더니.."그럼 비행기 타고 오겠다면 비행기값도 줘야 하는거야?"하면서 말이 안 되는 소릴 한다고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이더라구...
여튼 중간에서 중재한다고 나서면서 좀 당황스러운 말들을 걔가 종종 하는데...
B가 그 다음해에 결혼을 했었는데....A가 나한테 문자 보내서.."작년에 너네가 얼마 축의금 했었지? 20만원 했었나?"라고 묻길래..."B랑 나랑 합해서 50만원 한다고 개인당 25만원 냈었는데...?"라고 했더니..."20만원 받은거 같은데...25만원 해야 하나? 나 요즘 돈도 없는데..."라고 이야길 하더라구...(걔 전문직이라서 돈 받을 만큼 받거든...연봉도 5천 넘어간지 좀 됐고...-_-;)
남의 좋은 날 앞두고 저런 이야길 하나 싶어서...그때도 좀 그랬는데....내 결혼식 앞두고 A의 그런 태도를 또 접하니 좀 짜증도 나고....그렇더라구..
전에 자기 신랑 데리고 우리들 보여줄때는...(어제 식사 그 때랑 같은 곳에서 했거든..) 음식 주문 자기가 하면서...조금 시키고는.."나중에 부족하면 더 시키지,뭐~"해 놓고는..조금 먹다가 "난 배부른데.."라고 미리 잘라서...우리 먹은 듯도 안한 밥을 시키고...나와서 다른 친구들끼리...금방 배꺼져서...간식 우리 돈으로 사먹고 들어갔거든.
근데 어제 식사할때는...그때보다 거의 3배정도 음식을 시키더라구...A가 자기 이것도 먹고 싶다, 저것도 먹고 싶다..해서..
뭐...좋게 모인 자리니깐 음식 박하게 대접하는 것도 아니다 싶어서...그냥 먹고 싶은거 시키라고는 했는데...밥값이 20만원정도 나오더라구...거기다가 나중에 디저트로 차 마시러 가자고 해서...뭐...차값도 있고..
멀리서 하니깐...나도..운전해서 오면 기름값 정도는 챙겨줘야지 생각하고는 있었는데..
저렇게 대놓고 자기 계좌로 얼마 입금하라고 요구하는 문자를 보니깐...참....그렇더라구..
그냥 좋은 날이니 말 나오는거 피하게 얼마 안 되는거 그냥 주고 말아야 하나....아님 뭐라고 이야기 해야하나...고민도 되고..
붸뷔들이라면...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 거 같아...?
안 그래도 바쁜데 고민하느라 머리까지 아프나...ㅠ.ㅠ
붸뷔들의 현명한 조언을 부탁할게....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게 좋을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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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고 왔더니...이렇게 붸뷔들이 많은 이야기를 해줬구나...고마워들...ㅠ.ㅠ
역시 내가 괜히 예민한건 아니었지? ㅠ.ㅠ
난 내가 결혼식 전에 바쁘니깐 괜히 민감해져서 그런건가 자책하는 마음도 있었거든..ㅠ.ㅠ
멀리서 하니깐 교통비 어느정도 챙겨주는건 맞는거 같긴해...
붸뷔들 말대로....결혼식 날 그냥 인당 3만원 정도로 따로 봉투 챙겨서 줘야 할까봐..
서울에서 버스 대절하려다가 안 하는건....
오빠 회사 사람들은 운전해서 오는 경우가 많고, 또 전날 내려와서 하루 놀고 간다고 해서..그쪽은 오빠가 방 예약 잡아주는 걸로 끝내기로 했고...
나 같은 경우는...너무 멀리서 하니깐...
내가 먼저 청첩장 건넬때도..."너무 멀어서 오시란 말은 못 하겠어요. 그래도 결혼하는 건 알려야 할 거 같아서 청첩장은 드려요~"라고 말 하면서 건네거든. 그래도 굳이 오시겠단 분들에겐 고마운거고...못 와도 어쩔수 없는거고...뭐...그런 마음...
(나도 멀리 결혼식 다닐때 힘들어서...그 귀찮은 마음도 이해 못 하는건 아니거든...)
A가 나서서 그렇게 이야길 한건...다들 동의해서는 아니고 A 생각일거야..
나름 중간에서 신경써가면서 중재자 역할 한다고 나름 수고 많다고 생각할거야....내가 아는 그 친구라면 말이지...
조금전 점심때 A에게 전화가 와서...
"축의금 대신 커플 수영복 사줄까?"라고 이야길 하더라구.
내가 어제 밥 먹을때..수영복 아직 안 샀단 이야길 했었거든.
근데...내가 지금 마음이 삐딱해서 그런건지 몰라도....축의금보단 그게 더 싸게 먹힐거 같아서 그런 이야길 한걸로 보여서....에휴.....
그리고...남편이 재미교포라서 지금 미국에 가 있고...A라는 친구도 곧 가거든...
자기 가기전에 자기 선물해주는건 돈으로 달래.....-_-;
뭐...보고 싶어도...미국으로 아예 가는 거니깐....앞으로 보기 힘들거 같긴해....-_-;
그래도 10년도 넘은 우정이라서....곧 있으면 보고 싶어도 못 보게 될 상황이라서...딱 잘라서 싫은 소리도 못 하겠어......ㅡ.ㅜ
자기 이제 간다고..정떼고 갈려고 저러나 싶기도 하고.....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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