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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평론가가 서태지를 까(야만 하거나 까고 싶어하)는 이유 중 하나

게재일 : 2008.09.08 (Mon) 02:16:27 PM

작성자 : ㄱ나니

No. 143401 추천수 : 5 조회수 : 141

태지음반 평론으로 유명한 지니님 블로그에서 퍼왔어 .

http://memolog.blog.naver.com/afx1979/1300
[출처]작성자 지니

오버 그라운드 - 서태지 - 인디

외국 - 서태지 - 한국

이 두가지 삼항 관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서태지는 이 두가지 삼항조에서 묘하게 둘 모두 중간적인 미묘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오버와 인디와의 관계에 있어서 서태지는 오버에서 거의 유일하게 인디보다 음악성이 뛰어난 뮤지션이다.

이것은 인디의 찬양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그들이 인디를 찬양하는 것은 다분히 이데올로기적인 이유에서다.)

그리고 외국과 한국의 관계에 있어서 서태지는 외국의 음악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역시 거의 유일한 뮤지션인데

여기서 외국 음악에 비교적 빠삭하다고 자부하는 평론가들이 그 음악에 대해 별로 새로울 건 없다고 아는 척 하면서 까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는 평론가들과 서태지 사이에 음악적 내공 대결이 은근한 경쟁구도로 펼쳐진다. 서태지가 들고 나오는 새로운

음악을 평론가들은 별로 새로울 것 없다고 말해야 하고. 근데 여기서 평론가들이 이긴 적은 별로 없다. 그러니 더욱 기를 쓰고

새로울게 없다고 서태지를 깔려고 하는 것이다.

더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그리고 서태지 팬덤이 까이는 이유 중 하나는,

프로이트가 작은 차이의 나르시즘이라고 부른 것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유태인이 까일때, 반유태주의가 나오기 시작할때, 그 가장 주된 주장은 이런 거였다.

유태인들은 독일 경제를 독점하고 은밀히 자기들끼리 향유를 하고 있다. 은밀한 향락.

여기에 대한 질투, 차이에 대한 증오 등등.

즉 서태지 팬덤은 자기들끼리만 은밀하게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뭔가를 향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잔치에 대한 질투, 시기.

물론 이것도 모든 사람이 그래서 서태지 팬덤을 깐다는 얘기는 아니고 그 이유 중 하나라는 것이다.

(다른 이유 중에는 저번에 말한 것처럼 냉소주의 까칠함 쿨함 이런게 서태지랑 양립할 수 없다는 것도 있다.)

이 두가지 단상에 대해 좀 더 길게 써볼려고 했었는데 너무 더워서 (게다가 팔 책들도 봐야 하고;)

도저히 못쓰겠다; 그냥 메모해놓는 걸로 만족해야할듯.

아, 또 하나 생각났는데 서태지 팬들도 오버와 인디의 중간에서 존재하기 때문에 까는 것도 있다.

오버랑 인디가 서태지를 이질적인 존재로 생각하는 것처럼 마찬가지로 서태지 팬덤 쪽에서도

한국의 오버와 인디에 대해 서태지를 차별화시키기 때문이다. 서태지는 오버도 인디도 아니고 그저

'다른' 존재다. 마찬가지로 여기에는 외국과 한국의 삼항조도 해당된다. 단지 서태지가 까이는

이유와 팬들이 까이는 이유의 차이는 평론가와는 달리 서태지 팬들은 가치평가를 서태지편에서

하기 때문이다. 즉 평론가 쪽에서 서태지는 외국 음악 따라쟁이이고 별로 새로울게 없다고 말하는

것과 정반대에서 서태지 팬들은 서태지는 한국에서 짱이고 비교할 음악이 없고 외국음악과 대등

하거나 해외 진출가능성도 충분한 음악이다 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은 외국 음악 차용을 아는 평론가들이 서태지는 과대평가되었다고 계몽주의적으로 까는 거고

그들이 서태지 팬들을 까는 이유는 외국 음악 차용이라는 것에는 무지한 채로 서태지를 다른 한국

뮤지션들과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과대평가냐, 과소평가냐, 여기서 나는 평론가

쪽이 아니라 서태지 팬덤의 편이다.

평론가들은 쓸데없이 시니컬하고 쿨하기만 하고 반면에 서태지 팬들은 진짜 사람들이 너무 좋다.

인터넷에서, 그것도 익명 게시판에서 이렇게 착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꼭 그래서 서태지를 지지하는 건 아니지만. 서태지는 나에겐 음악이 전부다. 서태지의 음악이 존재

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다. 나는 평론가의 관점에서 서태지를 바라보고 있지만 결론은 팬들이

옳았다는 것이다. 서태지는 한국의 다른 뮤지션들과는 차원이 다른게 맞고 외국 진출도 충분히

성공시킬 수 있는 글로벌한 가치를 가진 거의 유일한 뮤지션이라는 것. 외국 음악 차용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게 보이겠지만. 그런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나도 여전히 그렇게 보인다는 것.

그러니 평론가들의 계몽주의 선민의식 이런건 쓸데없다. 그리고 과대평가가 아니라 과소평가가 맞다.

특히 이번 앨범은 너무나도 과소평가된 느낌. 아직 더 나올 앨범들이 있으니 좀 더 두고봐야 겠지만.

이번 앨범에서 중요한 사실은 평론가가 서태지를 단순히 과소평가한게 아니라 아예 평가를 제대로

못했다는 점이다. 어차피 방향을 바꿔서 과대평가했었다고 해도 역시 제대로는 못했을 것이다.

이제 평론가는 서태지 음악에 대해 더이상 아는 척하고 계몽할 밑천도 없고. 서태지는 더이상

외국의 장르를 차용하지도 않고. (소스는 차용할지라도.) 평론가들은 관성의 법칙에 의해 자신들의

완벽한 패배를 아직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뿐이다. 아주 조금만 자존심을 죽이면 진짜 좋은 음악을

예찬할 기회가 생길텐데. 그정도로 이번 음악은 진짜 좋다. 내 평론 생명을 걸고 밀어주고 싶은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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