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b964e7dbfc5 (2010.01.11 Mon 11:38:10 AM)
오늘은 시간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게여
많은 팬들에겐 8집 마지막 공연이 그동안의 활동을 정리하는 의미였겠지만
저에겐 그 마지막 앵콜이 오빠와 다시 만나는 시작이였여여
시간을 뛰어넘은 오빠와의 만남은 예상했던 느낌보다 더 묘했어여
전날부터 그저 좋아서 가슴이 부풀어 오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마치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으러 가는것같은 묘한 느낌이 들어서 눈물을 각오했었어여
오빠는 오빠 자체이기도 하지만 저의 세월이기도 하니까여
세월은 이상하게 뭉클함을 동반하잖아여
그런데 눈물은 커녕 나도 내 마음이 가늠이 안될만큼 미친애처럼 웃다가 왔어여
오빠 저 미친애 맞나봐여ㅠㅠㅠㅠㅠㅠㅠ저 어떡해여ㅠㅠㅠㅠㅠㅠㅠㅠ오빠가 오빠니깐 빨리 어떻게 좀 해봐여ㅠㅠ
그냥 너무 좋은거에여
그동안 오빠를 볼때는 너무 좋아서 악소름 이런 짜릿함과 간절함이 차올랐었는데
오빠를 보니까 내 마음에 그저 너무 큰 행복감과 만족감이 차오르는거에여
오빠가 정말 기쁘게 웃고 있었고 정말 행복해 보였으니까여
돌아오는 길 내내 그리고 잠들기 전까지 오빠 이름을 몇 번을 부르고 되뇌였는지 몰라여
오빠가 지은 오빠 이름.
일반적으로 가명이라는것은 진실성과는 왠지 거리가 멀다라고들 생각하곤 하는데
태지라는 이름은 오빠가 짓고 그 이름으로 진실되게 살아왔기 때문에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뛰어여
이름은 하나인데 그리고 오빠는 거기 있는데
그 이름 하나에 정말 수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감정과 수많은 사랑과 수많은 미움, 수많은 기쁨과 아픔이 있져
내가 더 사랑한다는 말, 저는 당시에 기분은 무지 좋았지만 오글대는 표현 정도로 생각했었던것 같아여
그런데 그게 사실이라는것을 나중에 깨닫고 마음이 많이 뭉클하고 애틋해졌어여
저는 진짜사랑이라는것이 감정의 높낮이는 아니라고 생각하니까여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더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어여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은 어떤 대상을 사랑하고 있는 나의 감정을 사랑해버리기 일쑤져
그 간절하고 아찔한 감정들이 최대치의 사랑이라 도취되고 착각해 버리기도 하져
끊임없이 무언가를 필요로 하는건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여 그건 자신을 사랑하는거겠져
오빠말이 맞아여
그 어떤 흐름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용히 지켜보거나 내버려 둘 수 있는 오빠가 더 사랑하는게 맞아여
세월속에 수많은 마음들이 다가왔다가 사라지고, 또다시 새롭게 모여들고 밀려드는 마음들 속에서
오빠는 무엇 하나라도 불러세워 묻고 따지거나 끌어안거나 버리지도 않았져
이것은 무심함이나 방관과는 전혀 다른 문제져
오빠의 다정한 말투와 따뜻한 상황속에선 배려를 느낄수 있지만, 흐르는 시간속에선 오빠의 사랑을 느낄수가 있어여
쌩뚱맞을진 모르겠지만 오빠를 통해서 나는 모든것을 더 많이 진실되게 사랑해야 한다는것을 배워여
어쩔수 없는 시간과 운명의 고리이겠져?
지난 어렸던 오빠의 심정들과 결정들을 내가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기까지
그리고 세월속에 오빠가 해 왔던 말들을 어느정도 꿰뚫기까지
나도 딱 그만큼의 나이가 되어서야 온전히 오빠를 이해 할 수 있었고,
오빠가 먼저 거쳐지나간 모든 시간들을 나 역시 필연적으로 거치게 되며 오빠를 점점 더 알게 되는것.
꼬맹이 시절이였을때는 멋진오빠처럼 그렇게 하나하나 자상하게 얘기해주더니
어느 순간 부터는 오빠가 없고 지표를 내가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것에 멍때릴수밖에 없었져
스스로의 선택으로 변화한다는것을 아직 알기도, 배우기도 전인 꼬맹이들에겐 그건 감조차 잡히지 않는것이였어여
내 눈앞에서 문을 열고 저 너무나 복잡해 보이는 세상속으로 뛰어든 오빠를 찾아나서다
나는 그 어지럽고 복잡한 세상도 경험하고 여기저기 휩쓸려 보기도 하고 어느새 오빠를 찾아 나섰던것도 잊어버리져
처음엔 오빠를 찾아 나선것이였지만 이미 그런것은 중요하지 않은것이 되어버리고
꼬맹이는 그 시간속에서 세상속의 나의 자존감을 갖게 되고 선택을 하게 되고 많은것을 스스로 결정하게 되여
엄마는 어느 순간 자신의 전부이던 자식을 품안에서 놓아주어야 하고
자식은 어느 순간 더이상 엄마의 모든것이 자신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듯이
이런 어려운 성장통을 세상에 태어난 모두가 겪고 있어여
그리고 그런 성장통은 여러 형태로 다가오져
시간과 세월의 깊이는 뭉클함과 감동을 주지만 묘하게도 가끔 왜곡된 정지와 목격자라는 오만을 품게 해여
그 깊이의 중량감을 짐으로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따뜻한 만족감으로 느끼는 사람들도 있져
그 무게를 다루는 방법은 각자 다 다르겠지만 오빠, 나는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게 뻥 뚫린 가벼운 마음이 되어버렸어여
좋아도 세월의 깊이만큼 그 감정이 더 무거웠고, 속상해도 세월의 깊이만큼 더 속상했었던 지난 시절이 있었어여
매순간의 감정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항상 세월만큼의 깊이로 무거웠던 느낌이 있었져
물론 오래전 일이고 그것 또한 신중한 조심성을 동반하기에 나쁘다고는 생각 안하지만,
나는 어느 순간 어떤 고민이나 생각을 거치지 않고 내가 느끼던 세월의 무게를 벗어던진 느낌으로 오빠를 만나고 있었어여
그리고 그때 알게 되었져
오빠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러고 있었다는것을여
내가 오빠를 조금 안다고 생각했을때도, 다시 내가 오빠를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했을때도
오빠로 인해 외롭지 않았을때도, 그리고 때로는 오빠로 인해 더욱 외롭게 느껴졌을때 조차도
오빠는 늘 순간순간을 벗어던진 모습으로 누구보다 오빠가 더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것을 느꼈어여
그리고 마지막까지 오빠는 그럴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여
그래서 나는 꼭 더 큰 사람이 되고싶어여
오빠가 마지막까지 사랑하는건 내가 좀 쓸쓸하니까 내가 더 많이 사랑하고 마지막까지 사랑할수 있는 더 큰 사람이 되고싶어여
꼭 그렇게 할게여
어찌되었든 난 항상 어디에 있든 어떤 상황에서든 오빠를 아끼고 사랑해왔지만
오랜만의 만남에 나의 지난 세월이기도 한 오빠를 보면 세월과 함께 감상적인 마음이 밀려들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기쁨이 느껴져서 신기했어여
그리고 또한 오빠에게 느껴졌던 차분하고 풋풋한 행복감이 왠지 통한것 같아서 저를 더 가볍게 만들었어여
오빠는 고개를 들어 바라보면 항상 그곳에 있었던 새벽별처럼 그곳에 있더군여
약속도, 습관도, 지난 세월의 데자뷰도 아닌 가장 친숙하지만 가장 새로운 오빠라는걸 느꼈어여
생각해보면 오빤 옳거나 그르지 않아여
오빤 그저 나에게, 조용히 곁에서 함께 걸으며 소통하고 싶은 지표이고
내가 스스로 보지 못하는 세상과 진실을 거울속에 비추게 될 또다른 나에여
말은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안그래여
나의 친구들,가족,연인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런 존재라고 생각하니까여
오빠, 어쩌면 당연한 얘기겠지만 지난날 그 어지럽고 복잡한 세상속에서 오빠를 다시 찾아서 다행이에여
애초에 내가 오빨 찾을수 없도록 오빠가 숨어있던건 아니였어여
다만 오빠가 사라졌던 문을 열자 밀려들었던, 내가 살아갈 세상속에서 가장 먼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것을 배웠고
내가 선택한 과정을 겪어냈었고 그렇게 오빠와는 상관없이 이곳저곳에서 나의 존재를 확인해야 했어여
오빠 또한 시간에 있어선 나보다 늘 한 발 앞서 모든것을 경험하고 결정해야 했다는걸 이제는 꼬맹이가 아니라서 알겠어여
오빠, 제 마음은 더 유치해져 버렸어여
난 그저 그냥 오빠가 좋고 오빠 음악이 너무 좋은데 난 이게 제일 행복하고 기분 좋아여
오빠 소식에 빠른 정보력도 없고 세세한 일들을 구석구석 다 알거나 참여하지 못해도
그냥 늘 항상 가까이 함께 있는 느낌이에여
추억은 너무나 아름답고여 내 마음속에 고스란히 예쁘게 접혀 있어여 언제든지 꺼내볼수 있어여
다만 어제의 시간들로 오늘을 만나고 싶지 않아여
그리고 오빠의 많은 팬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걸 알아여
아 맞따
저는 앵콜공연을 마지막의 의미로 간것이 아니였기에 울지 않았지만
오빠와 한해를 기쁘게 보낸 많은 팬들은 아쉬움에 많이 울더라고여
오빠가 노래 불러달라고 하는데 목이 메여서 노래도 못부르고 흐느끼는거 보면서 이해도 가면서 안타깝고 예쁘면서 가여웠어여
예전부터 느꼈던건데..오빠는 너무 많은 여자들을 울리는것 같아여
안그러셨으면 좋겠어옄ㅋㅋㅋㅋㅋㅋㅋ
여튼 이어서 오빠 사라질 향기같은건 없다는 말은여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논리적이고 과학적이며 명백한 증거를 제시할수 있는 미치도록 명확한 말이라는거에옄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오빠는 꼭 오빠도 알고 있으면서 되묻거나 모르는척 할때가 있는것 같아여
마치 오빠가 화보집 낼거면서 모르는척 하는 그런것 처럼옄ㅋㅋㅋㅋㅋㅋㅋㅋ(드디어 나왔엌ㅋㅋㅋㅋㅋ화보집ㅋㅋㅋㅋ)
오빠에게 발전적이고 중요하고 멋진 화두들중에 하필 화보집을 주장하는,
아 니가 나 19년 좋아하면 뭐하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19년 좋아해놓고 결국 화보집이냨ㅋㅋㅋㅋㅋㅋ인 나에게
오빠는 시도때도없이 잠드는 흑마법을 거셨지만여 오빠..화보집을 내세여..아 빨리여........................
제목: 진지할 뻔 했지만 온통 여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b964e7dbfc5 (2010.01.12 Tue 08:54:13 AM)
제목: 생각의 자유
나 b964e7dbfc5 (2010.01.12 Tue 09:21:45 AM)
오빠 어제 저 페인터인가 그거 그림그리는 프로그램을 설치했어여
오빠 어떡해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일단 닥치는대로 빨리빨리 막 해보는 그런 나인데
오빠는 그래서 어떡하실건데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빨리옄ㅋㅋㅋㅋ
화보집을 내실거에여 아니면 저런 그림을 내가 오늘 오백개 그려가지고 내일 서태지그림집을 낼까옄ㅋㅋㅋㅋ
하아..그러면 오빠가 최초로 팬을 고소해가지고 나는 오빠를 법정에서 만나게 되면섴ㅋㅋㅋ
그렇게 나는 감옥에 잡혀 들어가기전에 냉정하게 굳어버린 오빠 곁을 스치며 마지막으로 속삭이져
"오빠 화보집 내여 빨리여"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뫼비우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치미칰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내가 감옥에 들어갔기 때문에 안심이 됐던 오빠는
드디어 발 뻗고 잠이나 자볼까 했는데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쳐서 오빠는 체포되여
왜냐고여? 잘생긴건 유죄니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맞고소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증거는 얼굴ㅋㅋㅋㅋㅋㅋㅋㅋ
제목: 내일봐여
나 b964e7dbfc5 (2010.01.13 Wed 06:53:17 PM)
제목: 인정 넘치는 서태지
나 b964e7dbfc5 (2010.01.13 Wed 07:26:40 PM)
제목: 형평성을 잃은 서태지
나 b964e7dbfc5 (2010.01.14 Thu 02:04:4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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