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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오늘 내 디얼티 공유해 ㅋㅋㅋㅋㅋㅋㅋ

게재일 : 2010.01.30 (Sat) 11:58:56 PM

작성자 : ㅋㅋ

No. 795094 추천수 : 0 조회수 : 120

나 오늘 쫌 인생교훈 여러개 한꺼번에 체득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빠한테 디얼티 썼는데 왠지 붸비들한테도 보여주고싶은거닼ㅋㅋㅋㅋㅋㅋㅋ

무플할꺼면 그냥 클릭하지말고 스쳐지나가줰ㅋㅋㅋ 민망하니까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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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건 아니고 그냥 오늘 내 얘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저녁에 집에 오려고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어여 ㅋㅋㅋ

저 인파~ 속에~서 헤드폰 쓰고 있었는데 갑자기 풕!!!!소리가 나는 거에여

전 뭔가 하고 고개를 돌려봤더니 어떤 할아버지 한 분이 대자로 엎어져계시는 거예여

모자도 저만치 날라가고~ 전 할아버지 큰일 난 줄 알았어요 ;;;;

그 옆에서 어떤 외국인 노동자로 보이는 사람이 할아버지를 일으켜 세워드리더라고요

전 생각했죠

'아, 저 외국인도 타지에 와서 저런 행동을 망설임없이 하다니 정말 착한 사람이다. 부끄럽네. 나도 가만있으면 안되겠다.'

그래서 전 모자를 주워다가 일어난 할아버지께 드리려는데

세상에 할아버지가 눈썹부분이 찢어지셨는지 피가 후두둑후두둑 떨어지는거예요

전 진짜 그렇게 피 많이 난거 실제로 난생처음 봤어요 ㅜㅜ

그런데 헤드폰 벗고 들어보니깐 아마 이 외국인이 버스타려고 뛰어가다가 할아버지를 넘어뜨렸나봐요

계속 죄송하다고, 용서해달라고 하는데 쫌 불쌍하더라고요

할아버지는 죄송할게 아니라 이거 어떡할거냐고 계속 그러시고, 외국인은 계속 애원하면서 죄송하다고 그러고~ 할아버지는 병원가잔 말을 원하시는 것 같았는데 이 외국인은 병원 모셔갈 돈이 없었나봐요ㅜ

제가 계속 옆에서 모자를 건네려다 절 신경도 안쓰는것같애서 뻘쭘히 서있다가 결국 모자를 씌워드렸어여

근데 그 외국인이 전화받는 척-_-;을 하더니 도망가는거에여;;;;;

그러면 안되는거지만 쫌 그 사람 이해할 수 있었어요. 가난해서 돈벌러 타지에 왔는데 말도 잘 안 통하고, 병원 갈 돈은 없는데 그러면 이 할아버지가 잡아넘기거나 할 거라고 생각했나보죠.음.

어젯밤에 엄마랑 티비를 봤는데요, 도움이 필요한 쓰러져있는 사람을 대중들이 무관심하게 지나쳐가다가, 누구 한 사람이 손을 내밀면 금세 사람들이 몰려서 너도 나도 도움을 주는, 뭐 그런 실험카메라였어여.

전 어제 본게 생각나서, 모자도 돌려드리고 제 휴지를 탈탈 털어서 모두 드리고 괜찮으시냐고 여쭤보고 그랬어요.

그랬더니 정말 흐뭇하게도 제 옆의 여자는 휴지 한뭉탱이를 할아버지께 건네고, 조금 이따 어떤 청년은 앞의 약국에 갔다왔는지 거즈에 반창고까지 붙여서 가지고 와서 붙여드리더라고여.

전 정말 훈훈해 미칠 것만 같았어여

그래서 술냄새가 좀 나는 할아버지의 말을 귀기울여 들어드리고 맞장구 쳐드리고 그랬죠.

할아버지께서는 아니, 사람이 말 한마디면 천냥빚도 갚는다는데, 병원가자고 말한마디 하면 될걸 그렇게 도망가냐고~ 사람이 그러면 안되는데~ 저래서 외국사람들이 우리나라사람들한테 나쁜 얘기 듣는 거라고 한참을 저한테 말하셨어여.

그러다가 그 할아버지가 "아가씨 저 사람이랑 알지? 아는 사이지?" 이러시는 거에여

전 당황했죠;; 난 그냥 옆에 서있다가 모자 건넨 것 뿐인데ㅜ 졸지에 할아버지의 적ㅋㅋ의 일행이 된 거에여

그래서 아니라고, 모르는 사람이라고 대답했죠.

전 할아버지가 알아들으신 줄 알았어여

그리구나서 또 사람이 저러면 안된다고 긴 이야기를 하시는데, 할아버지가 타실 버스가 왔어여

할아버지는 버스를 타러 뛰어가시면서

"아가씨, 저 친구 알지? 알잖아~ 그러지 말라그래! 알았지?" 이러고 뒤도 안돌아보시고 가는거에여

전 정말 어이가 없었죠

제가 도망친 그 사람의 기본도 안된 나쁜 ㅋㅋㅋ 외국인의 동행인데, 할아버지가 물어보셔서 아니라고 거짓말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자나여. 제 말은 개뿔로 들으시고 자기 말만 하다가 가는거잖아여 지금ㅋㅋㅋㅋㅋ날 거짓말쟁이로 생각하고있는거잖아옄ㅋㅋㅋㅋㅋㅋㅋ

전 정말 "아니라고여!!!!!!!!!!!할아버지!!! 아니라고 그랬는데 왜 안믿으세여!!!!!!!!!!" 소리치고 싶었어여

그치만 못했죠 ㅜㅜ

할아버지가 가시는 동시에 제가 탈 버스도 왔어여

그래서 반대방향으로 걸어가는데 이게 또 공교롭게도 그 외국인이 도망친 방향인거에여 ㅜㅜ

전 할아버지가 가시자마자 제 일행인 외국인한테 상황을 알리러 가는 모양새가 된거에여

그치만 배차시간도 길고 타고 가는 시간도 길기 때문에 전 버스에 앉아가고 싶어서 계속 빨리 걸었어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벽하게 동행인의 모습이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 오는 내내 그게 생각나 미칠 것 같은 거에요 ㅜㅜ

제가 쓴 선심이 할아버지한텐 선심이 아니었던 거에요ㅜ

집에 와서 아빠한테 생각할수록 화가 난다고 그 이야길 했어여.

우리 아빤 경찰이에여. 여기가 시골이긴 하지만 ㅋㅋㅋ 그래도 우리 아빠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ㅋㅋㅋ

제 이야길 들은 아빠는 신경쓰지말라고,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라고 그러셨어여

아빠는 그런거 신경쓰면 벌써 옛날에 홧병으로 죽었을거라곸ㅋㅋ 맨날맨날 그런 사람들 상대하면서

너 내가 모가지를 자를거라느니, 옷벗게 만들어버릴거라느니 하는 온갖 욕을 다 들어가면서 우리 아빤 맨날맨날 25년도 넘게 살아왔던 거에요 ㅜㅜ

그 얘길 들으니깐 딱 아빠한테 내가 철없는 소릴 했구나, 내가 정말 속좁은 인간이구나, 난 예전에 비해 철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난 수양이 부족하구나, 참 모자란 인간이다. 이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구 아빠도 예전보다 더 많이많이 존경스러워졌어요

요즘은 지나가던 초딩도 경찰보면 짭새라고 비웃는 세상인데 ㅜ 어린애들보다 더 지독한 어른들을 상대하면서 우리 아빤 어떻게 그걸 다 견뎠을까요. 아나 갑자기 또 울컥하네요 오빠 ㅜㅜㅜㅜ

오빠나 아빠한테 견주자면 전 대인배가 되려면 아직 억만년은 더 있어야 될 것 같아요.

오늘의 교훈을 정말 가슴 깊이 새기고 매일 생각하면서 행동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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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오빠 사랑한단 얘기는 뺐음ㅋㅋㅋㅋㅋㅋㅋ

오늘 내가 얻은 인생교훈

1. 내가 먼저 손을 내밀면 훈훈한 세상

2. 노인분들 쇠심줄 마이웨이는 만만히 볼게 아님

3. 말 한마디면 천냥빚을 갚는다. 책임감없이 도망가지 말자.

4. 나랑 상관없는 안좋은 이야기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줄 알아야함. 홧병생긴다.

5. 오빠같은 대인배는 아무나 되는게 아니다. 좀 더 많이 수양을 쌓자.

휴

신경쓰지 않기로 했지만 그 할아버지 아직도 날 오해하고 있을거 생각하면 나 쫌 성남....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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