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서태지란 인물은 원래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했을 당시 부터 좋아했다.
좋아한다기에도 뭐하지만 데뷔 곡인 "난 알아요"는 국민 가요였으니,
대한민국의 국민인 나 역�천� 좋아하고 있었다. 고작 7살 밖에 되지 않은 녀석이 좋아해봤자 얼마나 좋아했겠는가..
그로부터 4년 뒤 서태지와 아이들은 은퇴를 했고, 2년 뒤 서태지는 "Take 시리즈 앨범"만을 홀연히 한국에 던져놓는다.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만 듣던 나에겐 당시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는 앨범이었다.
기존의 서태지와 아이들 앨범 역�천� 락을 기반으로 두었지만 좀 더 헤비해진 느낌이었달까..
사실 당시에는 Take 시리즈 중 4, 5, 6를 좋아했었다. 1, 2, 3는 이후에 2년이 지나고 나서 좋아졌던 거 같다.
그리고 다시 2년이 흘러서 "울트라맨이야" 라는 곡으로 컴백하고, 난 본격적으로 서태지를 좋아하기에 이르게 됐다.
정도가 어느 정도 였냐 하면,
당시 여러가지 노트에 써놓은 것들이 거진 서태지의 노래 가사말이었다.
뿐만 아니라 서태지의 노래만 듣고 살았다. 학교에서는 워크맨으로, 집에서는 컴퓨터로..
서태지의 사진을 모으고, 관�천� 음원을 모으고 서태지 관련 사이트의 사람들과 친해지기도 하고...
난 그냥 그런 아이었다. 또래 아이들 보다 서태지를 조금 더 좋아하는 정도.. 좀 많이.. [웃음]
그리고 서태지는 다시 모습을 감추었고, 2001년, 2002년 ETPFEST를 개최한다.
2002년에는 서태지 관련 밴드를 하려고 맘까지 먹고, 실제로 실행에도 옮기게 되었으니,
이 정도면 나름 빠지지 않는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할 수 있지 않을까..
홍대 클럽 등지에서 공연도 몇번 하고, 울산에는 초청을 받아 가기도 하고..
당시에 "블랙신드롬"이란 인디계의 전설적인 밴드를 실제로 눈앞에서 보기도 했다.
그냥 머리 긴 아저씨에 불과했을 뻔 했던 그들은 무대위에서 엄청난 카리스마를 보여주기도 했었다.
뭐, 여튼, 그렇게 밴드 생활도 마치고 괴수 인디진에서 나왔던 넬, 그리고 피아의 음악도 좋아하고,
2004년에 다시 새 앨범이 나왔을 때, 매일 서태지의 음악만 듣고 다니고, 컴백 공연도 보러 가고,
관련 자료들을 다시 모으고, 고3임에도 불구 음악을 틀어놓고 맨날 따라부르고, 관련 영상을 보고..
그렇게 다시 서태지 파워를 느끼곤 했던 것 같다.
다시 2008년에 새 앨범을 들고 나왔을 때 난 군대에 있었다.
물론 새 싱글 앨범(Atomos part MOAI)은 출시 되자마자 입수하여 들었다.
군대에 있는 동안 열렸었던 서태지 심포니는 놓치고 싶지 않았던 순간이었으나, 앵콜까지 모두 놓쳐버리는 안타까움을 만들어냈다.
다시 새 싱글 앨범(Atomos part Secret)이 나왔을 땐 학교에 복학했기에 출시 되자 마자 입수했고,
앨범 발매는 발매일에 매장으로 가서 구입하고, 심포니도 나오던 날 구매하기에 이른다.
복학 후 교수님에 의해 서태지가 조금 더 가깝게 느껴졌고,
TV로 2009 ETPFEST가 방송되기 전에 가믹스본의 2009 ETPFEST 컴백홈 노래를 들었고,
더 거슬러 올라가 웜홀 공연 틱탁 역�천� 들을 수 있었다.
아마도 운이 좋다면 운이 좋게 서태지와 조금 가까워졌다 할 수 있겠다.
왜 서태지를 이렇게 까지 좋아하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겐 음악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사람이기에 큰 이유 없이 좋아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아마도 서태지는 나에게... 그런 존재였던 것 같다.
서태지 전용관?
이건 역시 서태지의 독보적 입지를 보여주는 모습이 아닐까 싶은데,
자신의 이름을 걸고 상영관 하나를 꾸밀 수 있다는 건 엄청난 파워를 증명해준다.
서태지심포니?
뭐랄까.. 심포니, 또는 오케스트라는 나에게 동경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엄청 어렵게 느껴졌던 것들 중 하나이다.
음악 작업을 하면서 항상 현과 오케스트라에서 머뭇거리곤 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 아직 쉽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서태지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심포니를 개최하겠단다.
전에도 퀸 또는 메탈리카, U2 등등이 밴드의 이름을 걸고 심포니로 재편곡하여 공연을 한적은 있지만,
그것이 한국에서, 한국 가수가, 그것도 서태지가 개최하게 되는 모습을 상상하지 못 했었다.
아니, 이렇게 빠른 시기에 나타나리라고 생각하지 못 했던 것이 맞을 것 같다. 언젠가는 하리라 했지만...
물론, 위에서도 밝혔듯이 난 심포니를 현장에서 느끼지 못 했다. 그것이 가장 아쉽게 생각되는 부분 중 하나이지만,
서태지의 작곡자로서, 편곡자로서의 면모를 다시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랄까,
그런 의미로 나에게 서태지 심포니가 다가왔던 것 같다.
생소했지만 톨가카쉬프의 음악적 역량 역�천� 엄청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고..
로열 필 하모닉이야 워낙 잘 하는 팀이니까..
10만원을 넘는 티켓 가격을 보여줬던 서태지 심포니.
그 심포니를 9천원이란 저렴한 가격에 보게 되리라고는 상상 못 했다.
그리고 이 영화(?)가 영화 아바타 다음으로 예매율 2위의 기염을 토하리라곤 또 상상 못 했었고..
실황음반으로 좀더 좋은 음질의 곡들을 들을 수 있었지만,
큰 스피커 시스템과 엄청나게 선명한 화질로, 그리고 수많은 나와 뜻이 같은 매니아들과 같이 심포니를 즐길 수 있다니..
흥분을 감출 수 없었던 것 같다.
2010년 1월 31일 일요일..
심포니를 보기 위해서 용기를 냈어야 했다.
혼자 영화관을 가는 것을 많이 꺼렸었기 때문에 역시나 뻘쭘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난 그것 보다 심포니를 즐기고 싶었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교수님이 믹싱에 참여한 작품을 보고, 듣고 싶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삼성역에 도착하고, 표를 사기위해 메가박스로 향했다.
시작시간(13:20)이 약 15분 정도 남은 상황, 줄은 주말이라 엄청 길었다.
난 무인발권기로 향했다.
영화를 선택하고, 매수를 선택하고, 자리를 확인하는데,
뜨악...
이건 무슨일인가... 빈자리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역시 서태지인가 싶은 순간이기도 했다.
한자리를 빨리 결제하고 M관으로 들어섰다.
서태지가 착용했던 안경, 옷, 그리고 기타 두 대.. 전�천퓸� 있었다.
모두들의 추억이 담겨있을 그 소품들, 괜찮은 볼거리였던 것 같다. [웃음]
영화관에 들어서자 꽤 많은 매니아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서태지에 관한 얘기도 나누고, 영화를 진지하게 기다리기도 하고..
E열 24번에 자리 했다.
곧 시작 시간이 되어 심포니가 시작되었다.
"사운드 최강, 서태지 M관"
이란 서태지의 목소리로 시작된 영화. 아직도 나레이션에 대한 미련은 못 버리고 있는 듯...(열떵이다..-_-)
숨 죽이고 있는 동안 Take one Prolog가 시작됐다.
무엇보다 놀라웠었던 건 화질면에서 였다. 집에서 티비로 보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잡티까지 잡아낼 듯한 화질..
그리고 시작되는 Take One....
엄청난 사운드에 한 번 더 놀랐고, 그 이후 부터는 그냥 소리없이, 아무 생각없이 공연을 보고있는 나를 발견했다.
다큐멘터리?
순식간에 심포니는 막을 내리고, 다큐멘터리란 이름으로 제작 과정이 공개 됐다.
아마도 팬들이 가장 기다린 씬들이 아니었을까..
비공개 모습들에 팬들의 웃음과 함성이 이곳 저곳에서 터져나왔다.
나 역�천� 웃으며 영상을 볼 수 있었고.
조금이나마 나에게, 나의 전공 영역에 조금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항상 서태지의 셀프카메라 등에서 조금의 노하우 들을 빼내 나의 것으로 만들곤 하는데,
이번에도 역시 재밌는 것들이 포착 되어 나에겐 더욱 흥미로운 영상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공개된 심포니 앵콜의 ZERO....
처음 심포니가 개최된다고 했을 때 곡 리스트에 제로는 꼭 들어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심포니가 끝나고, 제로가 곡 리스트에 없었다는 사실이 의아했는데,
역시 앵콜에서 멋진 제로를 보여주다니... 그걸 다시 영상으로 보여주기까지..
아마 심포니를 M관에서 보지 않았다면 조금 후회했을 뻔 했다.
사운드?
항상 서태지를 논할 때 사운드 얘기가 빠지는 걸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서태지와 사운드...
사실대로 말을 하자면, 조금 찌르는 듯한 감이 세서,
보는 내내 귀가 조금 피로 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가슴을 울리는 베이스.
이제 서태지의 음악에, 사운드에 익숙해져서 인지..
밸런스와 주파수 대역은 크게 문제 없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많이 놀랐었던 건 소리들이 하나하나 따로 살아있었던 느낌이다.
따로따로 살아있다고, 그것들이 조화가 안 이루고 중구난방이었단 얘기는 아니고,
하나하나 소스가 살아있으면서도 그것들이 조화를 이루는 사운드에 놀랐다.
보고 나온 직후 바로 교수님께 전화하여,
교수님 정말 멋있습니다. 란 의견을 비추고,
서태지의 팬이라는게 조금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왜 뜬금없이?
글쎄... 그건 나도 모르겠다. [웃음]
에..
뭐 뻐기려고 이런 글을 쓰는 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명시하는 바...
처음 글을 올리는데 이런 글이 되어 미안하기도 하고...
아직 서태지 심포니를 보지 않은 퐐로들이 있다면..
꼭 한번 가서 볼 것을 강요.
심포니 촘 촹인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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