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였구나.. 0707
그가, 그저, 건강하게 살아있음이,
다시 우리 곁으로 음악을 들고 돌아와줌이,
너무 고마워서 하염없이 울던 날... 평생 잊지 못할 날 -
다시, 새롭게 마음을 가다듬어...
지난 일요일,
17년을 기다려서 처음으로 코 앞에서 오빠를 보고 나서,
생애 최고로 은혜로웠던 인천 공연을 보고 나서.....
나 참 많이 아팠어.
항상 좌석이나 스탠딩 맨 뒤에서 면봉만하게 오빠를 바라보던 나는,
앞 자리에서 오빠랑 아이컨텍하는 매냐들을 부러워하면서도 마냥 행복했었다.
나도, 언젠가, 저렇게 가까이 오빠를 보게 되는 날은.... ♪ 이라는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말야.
그런데, 막상 코 앞에서 오빠를 원없이 바라봤는데...
생각해왔던 것 보다 훨씬 더 빛나고 너무 소중한 사람이라서
손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 손 닿을 수 없는 사람임을
너무, 절실하게, 알아버렸어.
너무 오래되고, 너무 당연해서
태지를 좋아하는 일은 이제 내게 일상같은 일인데...
그렇게 오래도록 아껴온 내 마음이, 내 외침이...
수천 수만명의 큰 마음에 묻혀.... 어쩜, 죽을때까지, 오빠에게, 닿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내 오랜 사랑은 너무 부질없는 것이 아닐까...라는
슬픈 생각.
4년만의 한을 풀었다고 종이비행기를 잡고
- 내가 너무도 사랑하는, 예쁘고 환한 웃음을 짓는 그를 보면서,
바로 코 앞에 있는 나도 저렇게 그를 웃게 해주고 싶은데 정작 해준건 아무것도 없구나... 라는
아픈 생각.
공연장만 나서면 '나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어'라고 붕붕 날라다니던 나였는데,
인천 공연 후, 생각지도 못하게 마음이, 머리가, 너무도 차갑고 깊게 가라앉아서-
그런 내 마음의 변화에 너무 당황스럽고 너무 놀랬어.
나는, 평생 태지와 함께할거라는 내 마음을 한번도 의심해 본적이 없었다....
특히 8집을 들으며 앞으로 내가 5-60세 됐을 때 작은 소극장에서 단란하게 도란거리는
오빠와 우리 매냐들을 생각하면서 평생일거라는 나의 마음을 확신하고 사방팔방에 공개적으로 얘기했어.
평생일거라구.
그런 내가 -
어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차갑게 식어버린 머리와 가슴이 되어버리고,
일이 안될만큼 상주하던 위태도 안들어오고, 오빠 노래를 들을수도 없었어.
너무도 낯선 내 마음에 - 너무 놀라서 하루종일 생각하고 생각하고.
조금 멀리 떨어져서 그를 볼 때가 더 행복했어... 라는 생각이 들자,
한발짝 물러나는 나를 보는 - 태지가, 내 자신이 그려지면서 그게 또 너무 아프더라.
그리고 오빠 마음도 보이기 시작했어...
한 명이라도 더 눈마주쳐주고 얘기하면서 나는 사라지는 향기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실체라고
그렇게 알려주고 싶은 오빠의 맘은 오죽할까...
미처 눈길 한번 주지 못한 매냐들을 생각하며 안타까워할 오빠는 오죽할까...
누구라고 콕 집을 수도 없는 대상을 향해, 그렇지만 그 마음이 닿기를 원하며
노래를 만들고 가사를 쓰는 오빠는 오죽할까...
나의 사랑이, 그의 사랑이, 우리의 사랑이, 참 애닲다... 싶어서 가슴이 맞은 듯 아파오드라.
아픈 가슴을 느끼면서 모순되게도 나는 '태지에 대한 내 사랑은 진짜였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
.....
태지는 선견지명이 있는걸까.
바로 전 공연에서 그랬지. 변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된다고.
그래서 나 - 노력할려구.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내 마음이, 내 사랑이
형태도 없이 사라지는 '향기'가 될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어버려서
내 마음이 날라가지 않게, 흐트러지지 않게 잘 부여잡기 위해 노력할려고.
다시 일상처럼 그를 사랑하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려고.
더더 태지옆에 붙어 있을려고.
하루였지만, 태지가 빠져나간 내 마음은
너무 차갑고, 너무 어둡고, 너무 날서있어서 무서웠어.
다시 따듯한 온기를 불어넣으려고.
아직도 온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회사에 오자마자 나는 다시 앰플을 돌리고,
바탕화면에 깐 눈 속의 태지가 너무 추워보여서 '내가 더 사랑해' 태지로 바꾸고,
일부러 친한 매냐들에게 나 너무 아프고 슬펐다고 얘기하고,
잠시 쉬어갈까 했던 일산 공연을 가기로 마음 먹었어.
태지가, 지난 17년간 내게 준 사랑이, 기쁨이, 선물이 너무 크고 많아서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평생 태지와 함께 할거라고, 나에게, 태지에게 약속했거든.
...
꼬박 하루, 몹시, 앓고 나서 위태에 들어왔더니...
지난 하루 뭣같은 기사와 M방송이 있었구나.
단지 하루 안왔을 뿐인데... 아직, 내가, 태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은데..라고 반성해.
비록 내 마음이 그에게 닿을 때 까지 평생이 걸린다고 해도 노력할라구.
이런 칙칙한 글을 왜 썼냐고 혼내진 말아줘-
내가 많이 위로받고, 웃음 얻었던 이곳에서
나 그렇게 많이 아팠구 노력중이라고 고백하는거니까..
토닥토닥 해줄거지..?
오늘이 0707인줄 이 글 쓰려고 위태 들어와서 알았어.
마음 추스리고, 맑은 모습으로, 매일 매일 오빠 만나러갈께.
|
|
함께해요
오늘의 최고 추천 게시물
오늘의 최고 조회 게시물
가까이서 그를 보고... 참 많이 아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