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내 친구 이야긴데….
무섭지는 않아^^;
친구네 집은 그냥 평범한 시골집이야….
여느 시골집과 마찬가지고 집 뒤에 대나무 숲이거나, 아니면 뒷동산이거나….
친구는 요즘엔 보기 드물게 3대가 같이 살고 있었는데, 뒤에는 증조, 고조할아버지의 무덤이 있었어.
나 같은 경우도..할머니 댁에 가면 뒷산에 증조, 고조할아버지 무덤이 있으니 나한테 있어서는 그닥 이상한 풍경도 아니었어.
중학교 땐가…?
친구네 집에 놀러갔는데, 그 친구가 얼마 전에 자기 조상님 무덤 벌초 했다면서 보여주겠다는거야.
(대체 그걸 왜-_-;;;;;)
그래서 뒷산에 올라갔어.
친구가 가족애가 남달라서, 시간 날 때마다 뒷산 가서 조상님께 절하고 뭐 그런걸로 유명 했었는데, 그날은 날 데려가더라고.
남의 조상이 누워 쉬는 곳이 어떤 곳인지 한번 보고 싶기도 하고 해서 따라 갔었어.
뒷산을 30분 올라갔나.. 무덤이 몇 개 있더라고.
친구 말로는 밑에 있는 게 증조할아버지 묘소고, 그 위에 있는게 고조할아버지 묘소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냥 “아…우리 집이랑 별 다른 거 없구나.” 라고 생각했지.
고조할아버지 묘소였던가…. 어느 어르신 묘소인지는 모르겠는데,
친구가 묘 앞에서 인사를 꾸벅하고는 이런저런 말도 하고, “얘는 제 친구예요” 이러다가 갑자기 픽- 하고 쓰러지는거야.
난 당연히 놀랬지- _ -
흔들고, 때려도 애가 안 일어나더라고.
그때 내가 휴대폰이 있어 뭐가 있어…?
급하게 산을 뛰어 내려가서(내 생에 최고 민첩하게 움직였던 순간이었어.) 친구네 집에 가서 말했어.
애가 갑자기 쓰러졌다고;
그랬더니, 그 집 어른들 놀래서 또 겁나 빠르게 산을 타고 올라갔지.
나는 숨차서 올라가지도 못하고 친구네 집에서 친구네 할머니께서 주시는 꿀물 마시면서 진정하고 있고….
그러고, 한 시간 정도 됐을 거야.
그 친구 아버님께서 친구를 업고 내려와서는 나한테 얘 왜 이러냐 라면서 물어보시더라고.
그걸 나한테 물어보셔도 내가 어찌 아오리까….
갑자기 쓰러졌는데;
그러면서, 애를 눕히고 젖은 수건으로 땀 닦아주고 뭐 그러고 있었는데 어느새 해가 지고 있더라고….
친구 걱정되서 집에 가지고 못하고 그냥 옆에 앉아서 발만 동동동-
그러다가 친구가 깻는데, 애가 뭔가 이상 하더라.
내가 아는 애가 아닌거 같은거야. 눈도 좀 이상하고, 표정도 그간 본 적 없는 표정에….
근데, 그 순간 얘가 입을 여는데 전혀 다른 사람 목소리인거야…. 걸걸한 목소리.
그러면서 누구 이름을 막 부르면서, 뭐가 섭섭했고 뭐가 이러네 저러네하면서 한탄을 하는 거야.
나는 뭔 소리인가 싶어서 어르신들 계시는데
조심스럽게 “XX아. 너 미친 거 아냐?” 라고 물어봤을 뿐이고… - _ -..
알고 보니, 이 친구 입에서 나온 이름이 자기 할머니 성함이더라고.
이해 돼?
쉽게 한마디로 말해서, 이 친구가 자기 조상 묘소에 인사드리러 갔다가 빙의 됐다는 거지.
그러면서 막 이게 섭섭했네 어떻네 이러다가 초점 없는 눈을 살짝 돌리더니,
자기 엄마를 보고서는 또 이게 섭섭하네 어떻네 막 그러는 거야.
내가 그 집 사정을 다 아는 것도 아니고; 뭐 땜에 그러는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물어보기도 그렇고;;;
그러다가 갑자기 뭐가 그리 서러운지 펑펑 울더라..
울면서 자기 이름을 울부짖으면서 미안하다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더라고….
한번 제대로 안아주지도 못했다면서.
아마, 그 조상님이 친구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던 모양인 것 같더라고 ….
(이건 친구한테 못 물어보겠더라. "니네 조상님 언제 돌아가셨어?" 라고 묻기도 이상하잖아- _ -;)
암튼..좀 찡했어.
그냥…. 그랬다고…................
|
|
함께해요
오늘의 최고 추천 게시물
오늘의 최고 조회 게시물
친구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