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미 오랜시간이 흘러 잊혀질만도 하건만 몇해전 겨울 이맘때의 기억으로인해
우리 태지매니아 여러분들껜 새해 첫달의 마지막주를 넘기기가 참 고통스러운 의식처럼 돼버렸습니다.
꿈인듯 다시 돌아와 이맘때면 앵콜콘서트를 기다리던 설레임도 있었지만요.
아직도 그해 겨울을 떠올리면 명치끝부터 아파오는 기억으로 인해서 지금도
애써 듣고싶지 않은 유일한 그들의 노래도 있을거구요.
음- 그러나 이제 그는 그전보다 훨씬 더 우리 가까이 더 강해진 모습으로 함께 하고 있지않습니까?
네- 그때의 그 기억들이 그에게 성장할 수 있었던 힘과 다시 돌아와 함께 하고픈
희망을 준 원천이었다면 이제는 여러분도 과거의 그 기억을..
네- 주체할 수 없었던 아픔으로 기억하기 보다는요.
이렇듯 다시 함께 하기위해 치뤄야했던 통과의례라고 생각해주십시오.
음- 세월이 기억을 없앨순 있겠지만, 추억을 없앨순 없다고봐요.
제게 있어 그해 겨울이후부터 지난 늦여름의 그날 다시 돌아오기까지의 기억들은
어찌보면 이젠 순수한 기쁨으로 추억할 수 있는 시간들이 됐습니다.
큰 돈을 벌었다거나, 명예을 얻었다거나, 또 어떤 어려운 시험에 합격을
했다던지 하는 그런 이해관계가 얽힌 기억이 아니라 그 4년 7개월이 지난날
어느 순간을 장식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언제 그것을 내 기억의 갈피에서
뽑아낸다고 해도 이제 슬며시 미소가 떠오르고, 또 누구한테 들려주는
요란스러운 자랑이 아닌 한번도 제대로 누려보지 못했던 내 삶의 여백같은
그런 순수한 추억이라는거죠.
네- 아직도 해마다 이맘때를 힘들어 하고 있는 우리 친구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무슨 메시지가 있는지 여쭤봤더니 답변주신 내용이었습니다.
네- 그리고 지금부턴 어떤것에 대한 태지오빠 태지형의 기억과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지난 사서함의 연장선상이구요.
또 앞으로도 해마다 다가올 1월 마지막주를 더 이상 아프게 보내지는
않았으면 해서 내친김에 그해 겨울 그날 이후의 시간들을 어떻게 추억하고
계신지에 대해서 여쭤봤습니다.
네- 쭉 연이어서 나올 내용들이 좀 길어요.
음- 하지만 사라졌던 지난 4년 7개월의 시간들이 어떤 기억으로, 또 어떤 추억으로
태지오빠 태지형의 마음에서 복원이 되고있는지 더 이상 아픔일수만은 없는
그 시간들을 들어보십시오.
음- 그전에 어느 인터뷰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은퇴후 처음 1년은 정말 TV도
음악도 전혀 듣지않고, 다른 어떠한 인위적인 소음도 들리지 않는 그런곳에서
1년간 푹 쉬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렇게 지냈을까?..
싶을정도로 참 신기한 경험이었는데요.
분명 그때 전 음악을 떼어낸 나 자신에게 차분하게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1년간 아주 많은 곳을 여행했었는데 그 중 관광명소로 이름났던곳은
한 두군데정도? 그러니까 정말 사람들이 애써 찾지 않는 그런 오지들을 찾아다녔었죠.
그냥 내 머리속을 괴롭히는 어떠한 것도 없는곳, 아무도 없는 곳을 찾아서요.
어떠한 곳은 한국의 청학동 느낌이 나는곳도 있었어요.
음- 그러니까 물건들이나 집, 사람, 또 그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이나 또 그 사람들이 종사하고 있는 일같은게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버린것같은 마을도 있었구요. 또 어떤곳은 서부영화에 나오는 갱같은 사람들만 사는곳도 있었죠.
주민들 대부분이 오토바이나 말을 타고 모두 긴머리에 수염, 가죽자켓에
청바지를 입고 다니는 그런곳..
네- 때때론 분위기가 무서운 그런 마을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인디언들만이 아직도 원시적으로 모여서 살고있는 그런 마을도 있었지요.
음- 사람들이 무섭지 않았냐구요? 아니요. 신기한게 그런 곳에서는 오히려
나를 보고 놀랬어요. 흠찟흠찟 하더군요.
왜냐? 그 사람들은 살아오면서 그때까지 동양사람을 실제로 본게 처음인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오히려 이런 여행에서 제일 무서웠던건 길을 잃는다는거였어요.
지도를 보면서 그냥 하루하루 가고싶은 길로 운전을 하고다녔었는데,
안내등도 제대로 없는 밤중에 그런 잘모르는 오지동네의 산길에서 길을 잃고 헤맬때였어요.
너무 깊숙이 들어와 어떤곳은 지도에도 없는 산길을 타고 가고 있었던거죠.
지금같으면 사람들 눈에 띌까.. 염려증마져 있을 때도 있지만, 그런때는 어서 날이 밝았으면.. 아니면 어서 누가 지나갔으면.. 하고 바라죠.
숙박은 주로 운전하던 캠핑카나 작은차로 움직일땐 텐트를 치고 노숙도 하구요.
또 시골동네의 산장이나 모텔같은 데에서 묵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런 오지의 여행은 늘 설레이고 재미있었습니다.
너무나 다른공간에서 혼자 우두커니 서있다보면 하루종일 말한마디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내가 나한테 계속 말을 건내는거에요.
뭔가 계속 새로운 내가 발견이 되는거죠.
음- TAKE음반은 그 이후의 시간부터 만들기 시작해서 꼬박 1년이 걸렸던 음반입니다. 음- 모티브는 따로 특별한게 없어요.
그냥 아무 부담없이 내 자신이 그냥 내추럴한 상태에서 만든 음악인거죠.
그래서 나에게 우리 매니아들에게 참 의미있는 음반입니다.
제목도 없고, 노래하는 사람도 없고, 공연같은건 더더욱 없었죠.
오직 들리는건 소리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로지 그 소리에 의해서만 보고 듣고 느껴지는 그런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죠.
음- 지금도 가끔 TAkE 음반을 듣는데 그 TAKE 앨범에는 매니아들과 나
이렇게 둘만이 존재하는 다른 공간이 있는것 같은..
아니 그 공간에 서있는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요.
음- 4년 7개월의 시간이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중 3년은 음악작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내가 오롯하게 쉬었던 시간은 1년 7개월일겁니다.
근데 음악작업할때는 원래 시간이 빨리가요.
그러니까 세상시간은 3년이 흘렀다해도 내가 느낀 시간은 채 1년도
안흘렀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여하튼 내 시계는 아니 제 시간은 왠지 항상 남들보다는 빨리 가는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네- 여기까지입니다. 제가 제 호흡에 맞게 쓴 글도 아니고, 꽤 장문의 메일이라
끊어 읽기가 제대로 된지는 모르겠는데요.
가급적 그 느낌을 그대로 전달받으시라고 문장 수정 없이 그대로 읽어드렸습니다.
자- 어떠셨어요.
우리 정말 죽을것만 같았던 그토록 힘들었던 1996년 그해 1월 31일...
그 이후 태지보이스 세분 역시 처음에 그 아팠던 기억을 잊지는 않으셨을겁니다.
그러나 그 이후 다른 두분 역시도 또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새로 태어나기
위해 부단이도 애를 쓰셨고, 지금도 또 그러하시지요?
또 무엇보다 태지오빠 태지형의 그 이후의 시간들을 전혀 다른 시공간에서
또 다른 자신을 찾아가는 그런 노력을 다하셨던거죠.
그리고 이제 그 노력들이 헛되지 않아 지금 우리와 이렇게 다시 건강한 만남을
가지고 있는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여러분도 앞으로 해마다 다가올 1월의 마지막 그날을 이제는
태지오빠 태지형이 그러하듯 네- 새로운 출발이 되었다...
하고 추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아셨죠?
자- 그럼 지금부턴 다시 현재의 시간으로 돌아옵니다.
같은시간 또 다른 세상..
서태지닷컴이 알려드리는 지금 시간은 29일 화요일 새벽 2시 40분입니다.
네- 지금... 지난주부터 서태지닷컴에 첫 초기화면에 올라가있죠?
말을 더듬죠?
그 디자인 계통의 공채 인력과 2차 사이트 개편때 그야말로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는 서태지닷컴을 실천하기 위해 "컬쳐레인져" 공고가
올라와 있습니다.
"아이고.. 그래 내가 언젠간 이런날이 올줄알았어. 알면서도 왜 준비를
안하고 있었지?
아-- 그동안 난 왜 하나도 해놓은게 없냐구요. 어휴.. 실력은 없지만 시켜만주면 정말 열심히 일할텐데... 흑흑흑.."
네- 이러시면서 이런저런 힘빠진 게시글들을 저도 여기저기서 많이 봐왔는데요.
아직도 혹시 지원하지 못함에.. 혹은 지원조차 할 수 없는 자신이 한탄스러워
우울해 하고 계십니까?
물론 그것이 굳이 꼭 해보고싶다. 내지는 어떻게든 들어갈수만 있다면 하는
그저 함께 하고프다는 욕심때문만이 아니라는거 잘 압니다.
솔직히 한마디로 왠지 모르게 아쉬운거잖아요.
"아ㅡ 어떻게 찾아온 기회인데 이렇게 기회가 왔는데도 먼산 불구경하듯
이렇게 있어야 하나.. "싶은것이... 그러나 진짜 먼산 불구경이라고 생각하고
계신건 아니지요?
음- 태지오빠 태지형 또 몇몇의 소속직원들이 만들어가는 서태지닷컴이
아니지 않습니까?
앞으로 전개될 닷컴의 모습은 더욱 더 함께 만들어가는 그런 골격을 갖춰나갈
거라고 하니까, 아마도 어느 특정분야에만 국한된것이 아닌 아주 다방면에
창의적인 사람.. 말그대로 여러분야에서 빛이 나고 있는 또다른 서태지를
찾기 위한 기회는 계속해서 찾아오리라 봅니다.
음- 어떤 분야에서도 최고가 된다면.. 아니 최선을 다한다면 뭐든 같이 못하겠어요?
단, 그렇게 되기 위해 지금 당장부터라도 쉽게 뭔가를 포기해 버리진 않겠다는
다짐이 중요하다고 봐요.
네- 태지오빠 태지형의 전언이었습니다.
계속해서 낙담만 하고 계시렵니까?
음- 오늘자 신문 부고란에도 올라와 있더군요.
네- 우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초창기 연대 음대 학장을 지내셨던 셋째 할아버님이 별세하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는데요.
태지오빠 태지형 지금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멀리서나마 명복을 비는 마음
전해졌으리라 봅니다.
음- 유달리 마음이 아픈건요. 그분이 함께했던 지난날의 시간은 거의 없었지만,
그 셋째할아버님이 처음 음악을 한다고 하셨을때 그 할아버님의 어머니
즉, 태지오빠 태지형의 증조모님께서 셋째할아버님의 바이올린을 몇번이나
마당에 던져버리셨다는 것과, 또 처음 태지오빠 태지형의 기타를 치며
음악을 한다고 했을때 어머님이 똑같이 그 기타를 몇번이고 마당에
던져버렸다는 얘기를 아주 나중에 네- 데뷔후에 듣고서는 그런 유전적인
피가 흐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기분이 묘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두분다 네- 어떤 확신이 있었기에 포기를 하지 않으신거겠지요?
음- 그러니 지금 당장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없다고 해서 또 현실이 너무
어둡고 고통스럽다고 해서 하고픈 것에 대한 열정을 삭히지는 마세요.
음- 오늘 앞서 추억이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때론 사진보다도 더 선명한것이 추억이라고 하죠?
먼 훗날 여러분은 어떤 색깔로 또 어떤 종류의 추억으로 오늘을 기억하시겠습니까?
실패가 두려우신가요? 또는 새로운 세상이?
네- 확신이 있다면 포기하지마십시오.
전 그럼 다음주 월요일 새로운달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안녕.................................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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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0707..태지의 이야기 다시 들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