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콩에 올린 거 아까워서 쪽팔리지만 여기도 올려ㅋㅋ 나 이런거 처음해본다.
귀찮아서 그냥 다른 사람들꺼 보고 감탄만 하려고 했는데, 가사가 너~무 심오해서 그냥 둘 수 없었다는 거.
닥치고 경배해야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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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곡 전체의 맥락을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이 곡 Bermuda triangle은 싱글1의 Moai의 선 상에 놓여 있다고 생각되요. 일단 지명을 동반한 고유명사라는 점과 곡의 형태도 유사합니다. 리듬을 잘게 나누는 '네이처파운드'의 형태가 가장 잘 나타나 있다고 봐요.
Moai의 테마는 여행이었죠. 복잡한 도시를 뒤로하고 광활한 자연으로 떠나 자신을 되돌아봅니다. 그 유명한 자아성찰의 여행이랄까요^^ 이렇게 해서 그는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을 겪습니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의미에서 Bermuda triangle도 마찬가지입니다. Moai의 주인공이 여행을 통해 어른이 된다면, Bermuda triangle의 주인공은 사랑을 통해 어른이 됩니다. 두 곡의 공통적인 주제는 '어른되기'가 아닐까요.
이 점은 7집 마지막곡 zero와도 같은 맥락에 있다고 보여집니다. zero에서 화자가 고통 속에서 절대적 존재 어머니에게 의존하고픈 아이의 모습이었다면, 8집은 고통 속 아이를 넘어서 한층 강한 어른이 된 것이라고 봐요. '마지막 축제'에서부터 어른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이후 드디어 도가 트였다고 할까요.
이건 더 강해지고 멋있어지고 남자다워진ㅋㅋ 태지에 대한 요즘의 제 느낌이기도 하고, 현재 그의 행보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애기'라는 말을 곧잘 하고, 수트가 착 붙는 남자 어른이 된 것이지요.
사실 이 곡의 클라이막스만 처음 들었을 때는 굉장히 발랄한 리듬 때문에 내용 역시 발랄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다만 '그대'라는 말 때문에 사랑노래인가? 싶었고, 신문기사를 통해 '타락한 성'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의외였어요. 이 말을 듣고 가사만 다시 보니 사랑과 성에 대한 노래구나라고 사후구성은 가능했죠. 이게 어느날 밤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이 가사를 염두에 해두고 노래를 들었을 때, 밝은 느낌의 음악에 깜짝 놀랐어요. 아니 가사는 타락한 성이라는데 노래가 왜이렇게 발랄한가 머릿속의 '?'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제목을 먼저 보면, Bermuda triangle이 도대체 어떻게 '사랑'과 연결이 됐는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최고의 난제였어요.
이 삼각지대는 차라리 UFO나 사라진 아틀란티스 대륙과 관련되어 미스테리가 가득한데 갑자기 왠 성이며 사랑인지 했는데,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보면서 문득 '세이렌'이 떠올랐습니다.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수로 아름다운 노래로 선원들을 유혹하여 결국 난파로 이끄는 유혹의 상징. 버뮤다 미스테리도 어쩌면 달콤한 세이렌의 유혹 때문에 수많은 배와 비행기들이 사라진 것이 아닐까요? 버뮤다-성의 연결을 위해 끼워맞춘 것 같긴 하지만요.ㅋㅋ
이 곡이 섹슈얼리티를 말한다는 점은 다른 팔로들과 같은 생각입니다. 뮤직비디오와 함께 봤을 때도 사랑, 욕망, 정념, 성을 발견해가는 소년 또는 소녀가 떠오르네요. '성인식'이라고 할까요? 달뜬 사랑을 하고 있는 어린 주인공은 연인과의 사랑을 통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있습니다. 성에 무지했던 소녀가 성에 유혹당하고(혹은 성을 유혹하고) 있지요.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곡에서 유혹하고 유혹당하는 존재는 여전히 아름답다는 거예요. 이 곡에서 '타락'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부정적으로 쓰이지 않는 거죠. 뒤에 자세히 이야기하겠습니다.
성적 주체로서 성숙하지 못한 주인공은 사랑에 대해서 연인에게 물어봅니다. 욕망에 가득 찬 눈빛의 연인은 알듯 말듯한 이야기를 해서 나를 더 혼란스럽게 하지만, 뭐 마냥 아름다습니다. 주인공은 연인 때문에 질투를 하기도 하고, 상대에 대해 섹시한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밤새 정념에 뒤척이며 연인과 사랑을 나누고 싶은 욕망, 한편으로 그래서는 안 된다는 도덕의식이 모순됩니다. '엄숙한 비겁자'라는 단어도 욕망과 도덕의 모순에서 나오는 말인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연애를 하면 많이 하는 생각들이라고 할까요^^? 풀릴 듯 풀리지 않는 퍼즐 때문에 울기도 하지만, 결국 눈물을 넘어서 어른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바다'는 모든 생명의 원천이죠. Moai의 바다 역시 모든 번뇌를 사라지게 해주고 지친 나를 감싸주는 성스러운 존재입니다. Bermuda triangle에서의 바다 역시 성을 알기 전의 아이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듯 하고, 반면 하늘은 성숙한 어른의 단계를 말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섬'은 그 사이에서 방황하는 나 자신이고요.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성에 눈을 뜬 존재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이것을 관습적 언어를 빌려 '타락'이라고 부를 수는 있겠지만, 주인공은 여전히 아름다운 존재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요. 그래서 이 노래의 멜로디나 음색이 밝고 희망적으로 들리고요.
적어도 이 노래 안에서 '타락'이란 절망, 파멸로 이어지는 극단의 부정성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냥 어른이 되는 과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지요. 비난하지 않고 '훗, 당연한 거야'라고 말할 수 있는 태지의 여유가 엿보입니다. 흐흐.
뮤직비디오 역시 소녀, 순백의 드레스, 피, 판도라의 상자, 열쇠, 사과, 검은 드레스, 짙은 화장과 하이힐 등을 통해 비교적 정직하게 노래를 은유하고 있어요. 소녀의 성인식이죠.
흥미로운 것은 태지가 아주 멋진 어른처럼 권위 있는 모습으로 노래를 부르는 씬들인데, 소녀에게 '힘들겠지만, 어른은 그런 거야'라고 말하는 것 같다는 거예요.
소녀가 제일 마지막에 어떤 문을 빼꼼히 여는데, 이건 어디로 통하는 문일까요? 저는 태지가 있는 방으로 간 것 같아요. 소녀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어른의 방.
어른이 된다는 건 쉽지만은 않아요. 소녀를 여인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랑 역시 언제나 아름다울 수는 없고요. 기대와 집착과 두려움과 상처가 동반하지만, 이것을 넘어서야지만 성숙한 어른이 될 수 있겠죠.
태지는 멋진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가 보여주는, 들려주는 것들을 조언 삼아 어른이 되는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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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muda triangle - 어른이 되는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