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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유기농 사운드!

게재일 : 2008.07.30 (Wed) 10:38:11 PM

작성자 : ㅇㄹ

No. 83482 추천수 : 2 조회수 : 213

라고 말해볼까.
왠지 들을수록 '유기농' 이란 단어가 계속 떠오른다.
(이미 누가 썼을지도 모르지만)

CDP에 넣고 1번트랙이 재생 되면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복잡한 비트가 나오는데 목소리는 언제 나오는걸까 덜덜 떠는데..

'네온사인 덫을 뒤로 등진건...'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힘이 쭉 풀렸다.
아, 태지구나. 우리 태지구나.

6집을 처음 play 했을때 ㄱ나니가 끝나고 서기회에 열폭하며 글을 올리는데
(당시 나는 꼬꼬마 중딩 ㅋㅋ 지금은 지성인........)
침묵을 깨고 갑자기 등뒤에서 들려오던 기타소리,
어디서 많이 들어본듯 낯익은 그 소리를 듣고
심장이 떨리고 눈물이 났던 그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상하게 노래를 들을수록 연애를 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과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것처럼
설레고 두근거리는 볼빨개지는 감정들의 연속.

이건 아마도 이번 곡을 쓸 때 자신을 좀 더 드러냈기 때문인것 같다.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좀 더 솔직하게, 좀 더 깨끗하게.

여기까진 정줄 놓은 빠심의 끝을 달리는 퐐로스의 심정.
그리고 여기부턴 음악판에 한쪽 발 소심하게 담고 있는 사람으로써. ㅋㅋ

7집이 전체적으로 완벽함을 위해 쌓고 쌓고 쌓아서 꽉 채워 만든 사운드였다면
8집은 깨끗함을 위해 쌓고 쌓고 쌓아서 여백을 남겨둔 사운드이다.
여전히 프로툴에 몇십 트랙을 보컬 더블링으로 채웠을것만 같은 코러스지만
화성을 몇겹이나 쌓아서 화려했던 코러스를 자랑했던 7집과 달라진게 있다면 훨씬 깔끔해졌달까.
원래 멜로디가 뭐인지 분간을 못할정도로 현란한 코러스 대신
잘 정돈된 트랙들이 듣는이를 편안하게 만든다.

Nature Pound, 일렉트로닉, DB 등등의 얘기는 많이 나왔으니까 생략하고서라도
(사실 장르로 파면 끝도 없고 어렵고 난 잘 모르니까효 ㄱ-)
일단은 세 곡(에 RMX 까지) 모두 일렉트로니카를 베이스로 깔고 있는 곡들임에도 불구하고
장르 특유의 기계적인 느낌들보다 살아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난다.
지인 말로는 "심장이 뛰고 있는 일렉트로니카" 란다.
나도 이런면에서 유기농 사운드, 유기농 일렉트로니카 라는 인상을 받았다.
농약 하나 안뿌리고 직접 풀때기 하나 하나 손질하고 뽑아서 (뽑은 풀은 버팔로 사료로..)
정성들여 만든 애정 넘치는 유기농 사운드!

그리고 놀란 점은
서태지가 '아닌' 인물들의 비중이 커졌다는 점.
5,6집을 전부 서태지의 손을 거쳐 만든것에 비하면 상당히 놀라운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제일 놀란 부분은 마스터링을 다른 사람이 했다는 건데
5,6,7집 모두 (내가 알기론) 서태지 본인이 마스터링을 했는데
태지보이스 이후 처음으로 다른 사람 손에 앨범의 마지막 작업을 맡긴거다.
(얼핏 sony Korea로 보고 음.. 역시 Sony가 잘 하지.. 라 생각했으나 sonic.. 어디지;;)
마스터링 말고도 김석중씨의 등장도 상당히 잦은데
아마도 서태지의 신임을 강하게 받고 있는듯 하다. (탑 질투 나겠...)

서태지 앨범작업에서의 이러한 타인들의 등장은 나로써는 상당히 반가운 일들이다.
아무리 재능있는 뮤지션이라 할지라도 (왠지 천재란 말은 낯 간지러워서...)
특정하게 뛰어난 분야가 있을테고 그에 비해 조금 부족한 분야도 있을텐데
그 모든것을 단 한사람이 짊어지는건 꽤나 어려운 작업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게 되면
부담은 줄어들고 song making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므로
훨씬 더 좋은 사운드가 나올수 있었을 것이고 또 내 귀로 들어본 바 분명히 그렇다.

(어쨌든 executive producer : SEO TAI JI 가 중요한거잖아염.....)

실로 오랜 시간을 기다린 끝에 만난 여덟번째 소리는
태지가 음악속에서 한뼘 더 자랐고 그 성장의 결과를 여지 없이 드러내는 결과물들이다.
그는 한층 더 여유로워졌고 좀 더 즐기고 있다.

어떻게 아냐고?

음악만큼 솔직한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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