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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12시간 전부터의 기억을 가만히 되돌이켜 보며.

게재일 : 2009.06.28 (Sun) 05:29:38 AM

작성자 : 꿈결같은

No. 574119 추천수 : 0 조회수 : 85

사실, 멘트나 자세한 공연 내용..그런 건 많은 붸비들이 썼을 테니 특별히 쓰진 않을께.

대구 ETP라는 별칭을 가졌던 대구 뫼비우스.
마치 잠시 소풍 나온 듯 잔디밭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수다떠는 우리들
그리고 먼 곳에서 온 또 다른 친구들을 맞이하기 위해 정성스레 매어져 있던 리본들
많은 말들과 우리들의 마음이 담겨있던 현수막으로 가득찼던 공연장 밖.

공연장 안으로 입장한 후, 바람개비를 들고 시원하게 지나가는 바람을 느끼며
또다른 ETP를 경험하는 듯, 오늘 참 미치도록 놀았다.

지난 두 번의 공연 때 나름 얼빠로서의 역할(!)을 잘 해냈기에 (응?) 이번에는 제대로 뒤에서 놀아보리라 맘먹고 빠지면서 전체적으로 공연을 보았는데 말이지..

오늘, 아니 어제 오빠는 참 신나 보이셨고 또 수다스러우셨어. :)
그동안 못다한 친구와의 이야기를 마음껏 펼치시려는 듯
하나하나 괜히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픈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주시려는 듯
유난히 이번 대구 공연에서는 더욱 많은 매냐들을 챙기셨더랬지.

수많은 아이컨택, 뒤에서 방방 뛰는 친구들을 바라보며 머리 위로 하트 그려주기.
손 대보고 버물리 주기, 스탭분들 챙겨 주었던 친구들에 대한 감사 인사 전하기.
조금이라도 오빠와 매냐들을 감동시켜보고자, 꾸미는데 열중하느라 오빠조차 보지 못했던 한 팬 챙겨주기.
괜시리 엉뚱하게 매냐들한테 춤 시켜보고 이래저래 농담하며 만담하기..

용산 때 조금 긴장한 면이 있으셨었고, 부산 때 서서히 긴장이 풀어지기 시작하셨었다면
대구는 본격적으로 친근한 친구와의 만남이라면 될 것 같네.

비록 바람 많이 부는 야외라는 공연장 특성으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약간 음향적인 부분이 아쉽기도 했었고 살짝 오빠가 노래 부르시면서 실수하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미 그 오빠의 기분좋음은 우리 모두에게 전염되어, 크게 문제되지 않았달까...

거기다 휴게소에서 한발짝 늦은 덕에 비록 우동 드시고 나가셨다는 오빠를 뵙진 못했지만
뭐랄까. 고맙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착잡하기도 해.

오빠가 많이 자유로워지셨구나 싶어서, 우리에게 더 다가오시는구나 싶어서 그냥 뭉클하네.

그리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눈을 감고 코마를 들어보고, 아니나다를까 아침의 눈 들으면서 또 대성통곡하고.
아마 나는 이번 전투 내내, 그리고 앞으로 올 앵콜과 ETP 때에도 계속 울고 말겠지.

제로 때는 이렇지 않았는데, 이번 뫼비우스는 참 더 즐겁고도 그렇게 울며 마무리할 것 같아.

벌써 해가 떴음에도, 아직도 쉽게 잠들지 못할 듯한 이른 아침-

서서히 지는 해 아래, 검게 물들어오던 하늘 아래
청명하게 울려퍼지던 오빠의 목소리와 우리들이 들고 있던ㅡ 힘차게 돌아가던 대구의 바람개비는
이번에도 계속 내 머릿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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