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기억해?
땡볕에 육체노동하는 아는 오빠랑 그 동료들한테 간식 챙겨주고 싶은데,
샌드위치랑 과일 두가지 중에서 고민하느라 조언구했던.
결국 과일로 정하고 어제 드리고 왔어.
너무 좋아하는 오빠라 그 동료들한테 해주는 것도 너무 신경쓰였는데,
다행히 반응이 좋았던 것 같아서 정말 행복했어.
그런데, 그 아는 오빠라는 사람이 결국 서옵화라는 거. ㅠ_ㅠ
붸비들 속여서 미안해.
근데, 그 때 그 댓글에 옵화님한테 이르던 붸비들. ㅎㅎㅎ
차마 내가 진실을 말하지도 못 하고, 답답하고도 미안했어.
배신감 느꼈다면 미안하고, 용서부탁. (__) ㅎㅎㅎㅎㅎ
결국, 아는오빠지만 너무너무 좋아하는 육체노동한다는 오빠 = 서옵화님
그 옵화의 동료들 = 서밴 & 공연스탭들.
음...내 길고긴 서빠인생중 이렇게 정성들여 오빠에게 무언갈 해주긴 처음이라,
스스로도 좀 벅차고 그랬어. 아마 대구오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 같고.
암튼, 후기 나갑니다.
4년만에 대구에 오는 오빠한테 무언갈 해주고 싶은데,
워낙 손재주가 없어서 고민 많이 했어.
그냥 사서 주는 건 싫더라고. ㅠ_ㅠ
그래서 고민고민 끝에 생각해 낸 게 "대추차"
뭣보다 몸에 좋기도 좋고, 정성을 들여 할 수 있으면서도
그렇게 기술이 필요하지 않더라고.
그런데, 이런 일을 해본 적이 없어서 좀 힘들었어.
우선 대추를 깨끗이 씻어서, 대추씨를 빼냅니다.
대추씨를 같이 끓이면, 좀 쓴맛이 난다고도 하고 독성(?)이 나온다고도 하더라고
그래서 일일이 대추씨를 발라줬음.
중간에 쫙 펼쳐보인 손은 나의 정갈함(;)을 증명하기 위해서이며,
두번째 나온 손은 나의 고생을 말해주고 있어. ㅠ_ㅠ
대추씨 빼내는 데, 손가락이랑 손목이랑 허리가 너무 아파서 죽는 줄 알았음.
그리고, 대추를 약한불에 충분히 끓인 후에
대추를 건져낸 후, 체에 걸러서 껍질과 과육을 분리해냄.
그렇게 분리한 과육을 대추물에 넣고 다시 한 번, 뭉근한 물에 끓임.
식혀서 김치냉장고로...ㅎㅎ
근데, 첫번째 한 게 양이 부족해서 그 다음날 또 했다는. ㅠ_ㅠ
내가 원래 이런 인간이 아닌데, 사랑의 힘을 느꼈어.
그리고 대추차와 함께 준비한 게 과일도시락.
직장동기였던 매냐동생이랑 같이 준비했는데, 둘다 직딩인데다 멀리 떨어져있어서
금요일 저녁이랑 토요일 새벽부터 잠도 못 자고 준비했어.
둘다 이런 거 처음하는 일이라, 서툴러서 시간이 많이 부족하더라고.
대형이벤트 추진하는 붸비들이 정말 존경스러웠어. ㅠ_ㅠ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체리, 블루베리, 대추방울토마토, 방울토마토, 골드키위, 자몽, 한라봉을 준비했는데
아침에 씻고 자른 키위,자몽,한라봉 사진은 시간이 부족해서 찍지도 못 했어. ㅠ_ㅠ
그리고 출출할 때 드시라고 싼 쿠키랑 호두파이.
맘같아선 수제쿠키랑 수제파이 드리고 싶었는데 둘다 완전 무재능이라
어쩔 수 없이, 대형제과점에서 파는 걸로 넣었어. ㅠ_ㅠ
그래도 포장만큼은 정성스레~~
다 싼 완성샷.
멤버들은 까만 종이백에, 샤방한 우리 옵화님께는 하트모양 도일리로 장식한 분홍색 쇼핑백에.
그리고 멤버들에게 드린 대추차.
도련님들은 500미리만 담았코마. (환경호르몬 걱정없는 비스프리 용기임~!!)
무설탕, 무첨가. 아무것도 넣지않고 사랑과 정성만을 넣어서 만든 대추차임.
옵화님은 많이 드시고 힘내시라고 700미리로 2개 담았코마. ㅎㅎ
마지막으로 스탭분들 간식 역시, 더운 날씨를 감안해서 과일도시락으로 정했는데.
단 2명이서 준비하는 거에다가 시간적인 여유도 너무 부족하고
결정적으로 그 많은 양을 신선하게 운반하기가 불가능해서
과일도시락 전문점에 부탁했어.
근데 그 아저씨가 약속한 시간보다 40분을 늦게 와서
옵화님이랑 서밴 과일도시락이 조금 더위를 타지않았을까 걱정이더라고.
속상하게.. ㅠ_ㅠ
암튼, 공연장입구에서 삐질삐질 땀흘리며 일일이 스티커 붙이는데
그 모습이 참 추했지 싶어서..;;
혹시라도 그 모습을 본 붸비들과 스탭들에게
사과의 말씀 올립뮈다.
그리고, 우리말고도 여러팀에서 스탭들이랑 오빠 간식준비한 것 같더라고. ^^
근데, 공연중에 오빠가 말씀해주셔서 어찌나 가슴이 벅차던지..ㅠ_ㅠ
정말 이 영광을 김실장님께 돌립뮈다.
암튼,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언갈 해줄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해서..
앞으로도 영원히 잊지못할 공연이 될 것 같아. 이번 대구공연은. ^^
음..그리고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
그 때 한번 관련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오빠한테 음식 선물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럽긴 했지만,
결국 오빠가 안 드신다고 하더라도.
그냥 정성을 드리고 싶었어.
그냥 그 정성을 보인 것만으로도 됐다고 생각하고, 만족하뮤다.
그 때, 격려댓글 달아준 붸비들에게 감사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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