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이랑 중복인데 올려도 되는 부분?ㅠㅠ (소심)(눈치)
사진은 글 중간에 어떻게 넣는지 모르겠구ㅠㅠ
*현장 메모 후기입니다.
*일기체로 작성한 점 양해 바랍니다.
*중간중간 유튜브 링크들 조금 포함했습니다.
셋리스트
내 모든것
Juliet
잠시 엘리 등장
난 알아요 with BTS
이밤이 깊어가지만 with BTS
환상속의 그대 with BTS
Yo Taiji + 하여가 (+태평소) with BTS
너에게 with BTS
영원
교실 이데아 with BTS
Come Back Home with BTS
필승
Good Bye
Maya
Take One
Take Two
울트라맨이야
태지의 화 인트로+탱크
오렌지
인터넷전쟁
DB
로보트
Zero - 오케스트라
Outro
T'ik T'ak - 오케스트라
Moai - 오케스트라
소격동
Christmalo.win - 오케스트라
시대유감
10월 4일
난 알아요 - 오케스트라
마지막 축제
우리들만의 추억 with BTS
공연은 7시 20분에 시작해 10시 10분쯤 끝났다.
공연 전에 배포된 인쇄물에 오빠 글이 실려있는걸 알았다면
받아서 챙겨왔을텐데ㅠㅠ
[안녕하세요. 서태지입니다.
여러분들을 처음 만나고 벌써 스물다섯 해가 지났네요.
첫 만남의 떨림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오늘 이 자리는 25라는 숫자에 특별한 의미를 만들어 준
여러분들을 위한 공간이자 제 노래 한곡 한곡에
생명을 불어넣어 준 여러분 한분 한분을 위한 무대입니다.
25년 전
여러분들이 서태지라는 이름을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었듯
오늘은 시간을 되돌려 그때, 그곳에 나와 함께했던
여러분의 이름이 주인공이 되기를 바랍니다.
나의 오랜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순간을 기다리며..
2017. 9. 2 태지]
오프닝.
위에서 내려온 삼각형 구조물 안에서 오빠가 나왔는데, (역시 지구인이 아님)
오프닝은 지금껏 봤던 그 어느 공연보다도 화려하고 웅장하고,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벅찬 느낌이었다.
LED화면, 조명, 폭죽, 특수효과.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오프닝 연주.
첫 순간부터 완전히 압도당했고
이어서 내 모든것 전주가 들리기 시작하자마자 그냥 자동반사로 눈물이 폭포수처럼 막 터졌다ㅠㅠ
이 오프닝 장면은 나중에 블루레이 나오면 꼭 다시 보고 싶다. 역대 최고였음.
스탠딩은 음압이 엄청 강해서, 발바닥에서 심장, 코끝까지 진동이 울리는게 느껴질 정도.
첫곡이 내 모든 것이었던 것도 더없이 좋았다.
(마지막 멘트는 '사랑합니다' 대신 '감사합니다'로ㅠㅠ 25주년이라;)
그리고 줄리엣은, 이제부터 시공간을 초월하는 우리들만의 시간여행을 시작해보자는 느낌.
공연 전체적으로 조명이 정말 환상적이었고
폭죽과 불기둥, 특수효과, 불꽃놀이가 굉장히 화려하게 이어져서
이렇게까지 쏟아부은 공연이 있었나 싶을 정도.
무대 중앙 장치는, 기사에 표현된 명칭을 보면
'양쪽으로 개폐되는 거대한 스케일의 풀HD급 미디어 메쉬(Media Mesh) LED'라고 한다.
무대 안쪽이 보이는 반투명 구조였고
공연 중간중간 오빠가 표현하고 싶은 흐름대로
제작된 영상들을 보여주거나,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줬다.
이런 장치는 해외 아티스트들 공연에서도 사용한다는데, 난 처음 보는거였다.
줄리엣이 끝나고, 장내가 순식간에 고요해지고, 엘리 등장, 그리고 1992년 데뷔 때로 돌아가
난 알아요 시작- 순식간에 회오리춤에 다들 이성 잃음.. 그리고 떼창 시작.
사랑을 하고 싶어 너의 모든 향기~
방탄소년단과 함께하는 서태지와아이들 시절의 곡들은
의상과 춤, 무대 구성과 흐름, 정말 준비 많이 하신게 느껴졌다.
오빠 춤선 진짜 이쁘고 박력있고 섹시하고 귀엽고 그 와중에 라이브도 너무 좋고.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진짜 멋지게 잘해줬다.
춤 너무 잘 추고 노래도 잘 하더라. 오빠와 합이 좋고 실력이 뛰어나서
여기저기서 감탄이 나왔다. 나도 계속 '오오, 우와, 잘한다, 잘한다'를 연발했다.
하여가때 태평소 라이브 연주와 이어진 "태지형, 좀 와줘야겠는데" 라는 대사에
오빠가 방탄에게 "이제 너의 시대잖아, 보여줘봐!" 하신 것도 멋졌다.
오빠의 첫 멘트는 하여가 끝난 후였다.
태평소 연주해주신 '잠비나이'의 이일우 씨 소개해주셨고.
방탄소년단은 서태지와 아들들이라고 :)
오랜만이에요. 정말 보고싶었어요. 오늘 이 순간을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서 너무 많이 지쳤어요.
라며 25주년에 대한 이야기.
음악하나로 우리가 원하는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는게 신기하다는 이야기.
그리고 피아노 딱 한 소절이면 소년, 소녀 시절로 돌아간다며
닥스킴에게 맡겨본다고. 가장 순수했던 시절, 너에게-
이때 이어진 스킴의 연주 멜로디는ㅠㅠ 그 시절 감성이 자동 소환되는-
93년 버전은 이거 : https://youtu.be/223FzrhoieE
의상 맞춰 갈아입은 오빠의 인트로 나레이션에 다들 자지러지고
93년 당시와 똑같이 맑은 오빠 목소리.
너에게는 늘 라이브로 들을때마다 울컥하고 아련하고 눈물나는 곡이었는데
이날 처음으로 너에게를 들으면서 애잔한 감정보다는
아, 정말 추억 돋는다, 오빠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이런 생각들로 보는 내내 뿌듯한 웃음이 났고,
방탄 진짜 너무 잘해서 춤 포인트 중간중간 감탄사가 쏟아져나왔고
간주 때는 93년 공연에 했던 장난스런 모션까지도 재현하실 줄은 몰랐는데
관객들 이 부분에서 다들 귀여워서 빵터지고.
'안변해'를 외치면서도 울지 않았다.
멘트 없이 바로 이어진 영원,
하.... 난 오빠 목소리에 좀 집중하고 싶은데 노래 좀 작게 부르시면 안되나요ㅠㅠ
근데 어차피 좋게 말씀드려도 오히려 서로 기분만 상하고 상황이 나아질게 없으니
그냥 참았다. 왜 본인 기분만 중요하고 주변 사람 생각은 안 하는걸까ㅠㅠ
같이 섞여 들리는거 정말 싫다고ㅠㅠ
그리고 쉴새없이 바로 시작된 교실이데아 '다른하늘이열리고' 버전의 인트로 연설!
!!!!!! 이걸 정말 하실줄은ㅋㅋㅋㅋ 나는 나이고 너는 너인데ㅋㅋㅋㅋ
오빠 엄청 진지하신데 나 왠지 내적 민망함을 조금 느꼈지만..
강렬한 기타 연주 시작되면서 탑마미에게 이미 영혼을 팔렸고.
1절 후렴 끝나고 오빠가 방탄 소개하는 짧은 랩 비슷한걸 하셨는데 그게 또 간지.
검은 의상으로 맞춘 방탄소년단은 강렬한 랩과 춤을 잘 표현해줬고
양 옆 스크린에 다른하늘 때처럼 관객 떼창 유도하는 글자가 나올때는 솔직히
우리 소리가 그때처럼 '악에 받친 파워돌고래'는 아니어서 맛이 좀 덜했지만ㅠㅠ
방탄 팬분들은 지금도 억압된 학생의 삶을 짊어지고 있으니
새로운 카타르시스를 경험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돌출무대에서 곡 끝나고 본 무대로 들어가는 길에 오빠가 아주 잠깐
B구역 보면서 장난처럼 춤동작 살짝 한번더 보여주셨는데 나도 가까이서 보고 싶었어ㅠㅠ
오빠 덕질은 출구가 없다 진짜.
컴백홈 시작. 솔직히 컴백홈 춤 추는 다른 가수분들 많이 봤는데
방탄 춤동작들이 말할 것도 없이 가장 완벽했다.
오빠는 그냥 스물다섯살인가 싶게 세련된 스웨그를 보여주셨고
특히 간주때 정말 코피 터지는 줄.
('터질 것 같은~' 바로 직전 부분의 오빠 솔로 춤이 킬링 포인트.
컴백홈 라이브로 많이 부르셨지만 이 춤은 정말 오랜만이라ㅠㅠ)
아직 우린 젊기에, 괜찮은 미래가 있기에.
이 가사는 가출청소년 뿐만 아니라 삶이 무거운 청년들과 직장인들에게도 눈물나는 가사다.
잠시 화면에 필승 95년도 뮤직비디오 촬영 비하인드 영상이 나오고,
그리고 이어진 오빠 멘트.
이때 오빠가 우리를 잠깐 놀렸던 것 같다. "지금 얼굴 한번 볼까? 뭐, 그럭저럭 괜찮네요."
25주년 공식적인 자리라 차마 우리끼리 있을때처럼 뇐네라고는 하지 못하고ㅋㅋㅋㅋ
갤러리아 앞에서 게릴라 콘서트 했었는데 열기가 너무너무 뜨거워서
트럭에서 여러분 다칠까봐 걱정했던 기억이 제일 생생하게 난다고.
솔직히 말하면 오늘 이 필승을 여기서 재현하고자
트럭으로 빙 돌아서 3층 앞까지 가려고 했는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기술적인 한계로 라이브를 구현을 못하는걸 오늘 아침에 결정을 내리고
아쉽지만 이자리에서 라이브로 보여주려고 한다.
AR을 틀고 할 수는 있었지만 예의가 아니지 않냐. 라고 하시고는
"자 그러면, 기타 줘봐요." 아아아아아악!!!!
그리고 필승 라이브할때 원래 전국투어 때는 거의 항상 마이크스탠드를 사용했었는데
이번은 정말 4집 때처럼 머리에 착용하는 마이크를 장착하시고ㅠㅠㅠㅠ
들려요? 하시더니,
필승을 원키로 못한다는 얘기가 좀 있었어요, 나를 뭘로 보고~
안 한 거지, 되게 쉬운 거에요, 하면서 필승 시작.
이날 필승에서 난 그냥 무릎 꿇었다.
원키로 완벽하게 소화하신것도 그렇지만, 그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표정들이..
지금까지 본 모든 필승 무대 중 가장 섹시하고 매력 터지는 무대였다.
이렇게밖에 설명을 못하겠다. 진짜ㅠㅠ
랩 하는동안 엄청 시니컬하게 머리를 양옆으로 흔드셨는데
4집 당시의 오빠보다 오조오억배는 더 섹시했달까.
특히 2절 랩 부분에서는 그냥 입이 딱 벌어지면서 정신줄을 놓았고
대체, 사람인가? 알 수 없는 외계 생명체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고
화면보다는 오빠 실물을 눈으로 따라가려고 애썼는데
아무래도 시야가 안좋아서 화면을 보다보니
0.1초도 눈을 뗄 수가 없어서 2절 때 오빠가 돌출무대로 나오실때 실물을 놓쳤다ㅠㅠ
그 모습을 쌩눈으로 담았어야 하는데ㅠㅠ 영상 따위 필요없다고ㅠㅠ
해맑게 웃는것도, 비웃는것도 아닌, 하아 그 표정.. 그 와중에 목소리 지리고 진짜.
'이쯤은 그냥 껌이지'의 느낌으로 되게 편안하게 무대를 휘적휘적 걸어다니면서
노래를 가지고 노는 것 같은 느낌도 있었고.
한 곡 안에서 젊은 감각과 연륜이 동시에 느껴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트럭 게릴라 재현은 못했지만 그냥 라이브만으로도 너무나 충분했던 필승.
이날 필승 한 곡만으로도 그냥 인생공연이라 할 만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오빠 멘트, 그리고, 처음 듣는 굿바이 라이브.
굉장히 오랜만에 회춘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4집 음반이 가장 여러분들이랑 행복하고 화려하게 활동을 한 것 같았어요.
일부러 그렇게 한 것도 있었지만,
그런데 4집 활동을 마지막으로 이별을 고하는 순간이 왔었죠.
그때 그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어서 노래로 만들었는데,
아직까지도 감히 여러분들 앞에서 한 번도 부르지 못했던..
오늘은 이 자리를 빌어서 여러분께 내 마음을 전합니다.
굿바이-
이날 오빠가 이 곡을 부른 의미는, 난 개인적으로 느낀건
그 이별의 시간 또한 우리가 함께 지나왔던 25년의 일부이고,
우리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때의 이야기를 건너뛰고 할 수는 없었기에.
그동안 가지고 있던 미안함을 한번쯤은 직접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고,
앞으로는 그런 아픔을 다시는 주지 않겠다는 다짐 같은게 아니었을까 싶었다.
에이, 오빠 괜찮아. 이렇게 멋지게 돌아와서 오랫동안 음악생활 하고 있잖아,
그때가 벌써 몇년전인데 바보같이 아직도 미안함을 갖고 있어,
이제는 더이상 미안해하지 말고 서로 충분히 더 고마워하고 행복해하자,
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돌출무대에서 오빠가 진지하게 노래하는 뒷모습을 숨도 쉬지 못하고 바라보다가
지금 오빠 기분은 어떨까, 생각하다가
2층, 3층 객석에서 예쁘게 휴대폰 불빛으로 화답해주는 광경을 보고
너무 예쁘고 좋아서 눈물이 나려던 순간이었는데,
아, 제발 그만 좀 떠들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중간에 한번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1절, 2절 내내 쉴새없이 크게 떠들어ㅠㅠ
그 진지한 순간에.. 아 제발 이따가 공연 끝나고 이야기하시면 안돼요?ㅠㅠ
집중 못해서 속상했다 너무. 진심으로. 지금 생각해도 속상하다.
암튼 오빠 가까이서 보신 분들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는 후기들도 보이던데
이제 더는 미안해하지 말았으면. 오빠가 그때의 기억에서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5집 곡들이 이어지는 타이밍. 조용해진 분위기. 잔잔한 스킴의 건반 연주.
오빠가 바람소리와 함께 아주 짧게 마야를 라이브로 연주하셨고 (난 잘 안 보였지만)
이때부터는 미디어 메쉬 LED가 닫힌 상태로 그 안에서 오빠가 노래를 하고
준비된 영상들이 LED에 보이는 연출이 계속되었는데,
테이크원의 전율. 드디어 솔로앨범 시작이다!
경기장이 무너질 것 같은 압도적인 사운드였다.
LED가 닫힌 연출은 당시에 팬들을 직접 만나지 않고 음반만 발매했던 상황을 표현.
오빠가 잘 안 보여서 아쉬웠지만 이런 새로운 시도를 통해 관객들에게 느낌을 전달하는것도
굉장히 오래전부터 준비하셨을거고, 그래서 당시의 기분과 음악을 온전히 느껴보았다.
(Take Two 중간에 오빠가 스킴한테 잠깐 뭐라고뭐라고 하셨는데 뭐라 하신건지 아시는분?ㅠㅠ)
울트라맨이야, 탱크, 오렌지, 인터넷전쟁, 이런 곡들은
오빠가 우리 노는 모습 보고 싶으셨는지 중간에 객석 환하게 해달라고 하셨고
그 당시에 관객 문화를 주도했던 '쎈 언니들의 떼창과 슬램'이 어우러져야 제맛인데
노는 분위기가 조금 아쉽긴 했다. 스탠딩에 남자팬들도 많았고
아무래도 평소보다 일반인들이 워낙 많이 온 공연인데다
스탠딩 구역이 인원이 빡빡해서 슬램할만한 공간도 거의 없었고.
하지만 중간중간 불기둥의 움직임들, LED 영상들과 조명이 어우러지는 연출이 굉장히 멋졌다.
오렌지 시작 전에 오빠가 월오데 대형 직접 만들어주셨는데
월오데 하기에 딱 좋은 날씨이긴 했지만
공간이 넓진 않았고 이런 상황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좀 많았던 것 같다.
월오데는 클럽에서 해야 제맛인데 오빠 클공 한번 더 갑시다ㅠㅠ
그리고 오빠가 5,6,7집 함께하게 위해 스페셜게스트로 롹이 나와있다고 소개!
6집 마지막 곡이라고 멘트하며 인터넷 전쟁!
... 지정석 분들 너무 속상하셨을 것 같다. 무대 안보이는건 둘째치고
인터넷 전쟁을 강제로 앉아서 들어야하는건 말이 안 되는건데ㅠㅠ
일반인들 많이 오는것도 좋고 롯데카드와 함께하는것도 좋지만 이건 좀ㅠㅠ
그리고 쉴틈없이 로보트 시작.
개인적으로는 7집이 최애 음반인데, 사실 이때쯤부터 내 집중력이 엉망이었던 것 같다.
자리가 B1구역 뒷바리 쪽이었는데 중간에 나가는 사람들이
이 시간 전까지도 많았지만 이때부터는 진짜 본격적으로 너무 많아서.
뒷바리도 사실 공간 여유가 전혀 없었는데 억지로 비켜주다보니
밀리고 치이고 휘청대느라 오빠가 어떤 모습으로 노래하시는지 제대로 보질 못했다.
로보트는 내 20대를 지탱해준 최애곡인데..
게다가 제로 시작할때 1절을 오빠가 건반 연주 위에 노래하는걸로 편곡해서 부르셨는데
중간에 나가던 여자분이 자기 일행 어딨는지 찾느라
"나 중간까지 왔는데 막혀있네? 너 어디야? 펜스 맨 끝에? 손 들어봐, 너 보여.
나 거기로 가도 돼?"라고 내 바로 옆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는 바람에.......
내 집중력.. 하.. 편곡 참 좋았는데.
그 여자분이 나간 뒤로도 밖으로 나가는 행렬은 쉼없이 계속됐고
그 한 곡 하시는 동안만 해도 대체 몇 명이 나가는건지 셀 수도 없었고
난 여러 의미로 깊은 빡침과 동시에, 곧 울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오빠는 이 오케스트라 편곡은 얼마나 또 세심히 준비한걸까.
밴드 연주, 오케스트라 연주, 오빠 목소리, 모든게 어우러져서 잘 들렸다.
주변 방해를 너무 많이 받아서 제대로 느끼지 못해 속상했다.
Outro가 끝나는 그 순간에도 내 입에서 결국
아, 죽을거같애, 빨리 나가요, 빨리. 더이상 못참겠다. 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와버렸다.
의미심장한 틱탁 인트로 영상이 시작되었다.
Do you see the lie? Do you see the truth?
호루스의 눈.
다카키 마사오.
518.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최순실 국정농단.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이 박근혜 파면을 발표한 순간.
그리고 틱탁.
8집 처음 나올 때 코엑스 게릴라 가서 서태지밴드 수트빨에 감탄하고
시대유감을 미친듯 따라부르던 기억.
그때가 2008년 8월이었다. 지금 들어도 소름 돋는 곡.
잠깐 오빠 멘트.
오랜만에 수트 입었다고, 심포니때 이야기 잠시.
뮤지컬 '페스트'의 김성수 음악감독님 소개, 오케스트라 소개.
그때 심포니 왔던 사람 있어요? 하시고
그때처럼 오늘도 선선하다고 얘기하다가 관객들이 덥다고 하니까
너희들이 열정이 있어서 그런거지 날씨 되게 시원한건 맞아요,라고.
서태지 심포니 당시 공연을 추억하며, 이 곡이 제일 기억에 남았어요,라고. 모아이.
심포니 버전 모아이는 그냥 진리다.ㅠㅠ 꿈결같은 황홀경과 평온함을 주는 곡.
모아이 끝나고 아주 잠깐의 정적, (사이에도 나가는 사람 있었고)
정말로 시공간을 초월한 우주 한가운데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던 소격동.
원장님의 불빛드럼 연주, 너무 예쁜 악기소리.
객석 휴대폰 불빛은 장관이었다.
그리고 오빠는 '오늘 달도 예쁘고, 여러분도 예쁘고, 나도 예쁘고-' 라는 말을 했던것 같고.
오늘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며 마지막 곡 한다고.
마지막 곡인 만큼 격식 차려서 옷 입는다고 하다가
탈의할 때는 그렇지만 착의할 때는 별 얘기 없죠?ㅋㅋ
(오빠 멘트하는 사이에도 나가는 사람 있었고)
오늘 공연 어땠어요? 옛날 생각 많이 나는 공연 맞죠?
여러분 굉장히 빨리 만나고 싶어서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린 새로운 경험을 한 것 같아요.
아직 10집은 언제 나올지 모르지만 (크리스말로윈이) 최신곡입니다!ㅋㅋㅋㅋ
크리스말로윈 편곡은 오우.. 이거 어떻게 설명하기 어려운데
리믹스 느낌과 오케스트라 느낌이 한 곡 안에 어우러진, 처음 듣는 버전이었다.
그리고 엘리의 짧은 영어 메시지,
오빠와 연을 맺은 주변 분들의 25주년 축하 메시지 영상들이 이어졌다. 반가운 얼굴들.
LED 화면 영상과 함께 시작된 2017년 시대유감.
지난번 공연때는 '모두를 뒤집어, 새로운, 세상이, 좀 와라!'였는데
이번엔, 모두를 뒤집어, 새로운, 세상이, 좀 온 거 같냐!로 바꿔 부르셨다.
이런거 하나하나 다 즉흥으로 하지 않고 미리 준비하시는 오빠라고 알고 있는데
이제 정권이 교체된 상황인걸 생각해서 일부러 바꾸신듯 :)
역시 이 곡은 무조건 공연 후반부에 배치되는게 맞는것 같다.
잠시 오빠 멘트.
오늘 25주년이라 멘트를 자제하고~ 뭔가 이렇게 품격있는 공연이~
그쵸! 아니라고?ㅋㅋ 뭐래~
원래 우리 공연 처음 오신 분들은 이게 정상이라고 생각할텐데 사실 제가 말이 많아요.ㅋㅋ
그러면 이번엔 우리 퐐로들을 위해서~
멤버들 모두 나가서 릴렉스하는 타임~ (돌출무대로 나가심)
난 2층이랑 3층 좋아해~ 그리고 탑마미 인사^-^ 멤버분들 잠시 한분씩 돌아가면서 인사.
객석에서 다들 원장님! 원장님! 연호하고.
오빠가 이번 공연 제일 힘들었던점 이야기하라고 하니까 원장님이
저는 사실 드러머인데..ㅠㅠ (말잇못) 그리고 스킴 잠시 인사,
준형님은 내년이 서태지밴드 데뷔한지 10주년이라고ㅠㅠ 오오~
10월 4일♥ 아 정말 감미롭고 너무 좋았다.
단독공연 느낌 나고, 힘들었던 마음도 스르륵 풀리고.
이 와중에 앞에서 폰카로 계속 찍어대니까 오빠 계속 안 보이고.. 하..
내겐- 네가- 너무 맑아서- 에서 관객분들 소리지르던데 상황도 알 수 없고.
그래도 오빠가, 오랜만에 쓰담 한번 해줄까요? 라며 손짓하는 뒷모습은 참 예뻤다.
블루레이 나오길 기다려야지..
이제 돌출에서 다시 본 무대로 돌아가서.
(오빠 이동하는동안 잠시 아수라장 되었던듯ㅋ)
잠시 멘트.
오늘 정말정말 즐거운 시간 보낸것 같아요.
여러분 굉장히 이벤트도 많이 해주고, 너무너무 고맙고,
스물다섯곡에 25년이란 시간을 꾹꾹 눌러 담아봤는데 많이 모자라지만
여러분들한테 정말로 감사드리고
지금까지 25년동안 여러분들이 저한테 보내줬던 그 사랑, 정말 잊지 못할거고,
오늘 공연 정말정말 특별한 공연이라,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그리고 25년 말고, 250년 뒤에도 여러분이 정말로 기억될 것 같아요.
자, 오늘 정말 마지막 곡 할 시간인데요,
바로 여러분과 저를 92년도에 처음 만나게 해준 특별한 곡, 기특한 노래죠,
이 노래가 없었다면 이 공간도 없었을거고 여러분과 제가 이 자리에 서있지도 않겠죠.
그래서 제가 굉장히 애정하는 곡입니다.
난 알아요, (의자왕) 오케스트라 버전.
의자에 앉아 노래하는 오빠 모습이 또 카리스마 넘쳤던.
이번 오케스트라 편곡은 심포니 때와는 또 달랐다.
오빠 랩도 조용하고 감성적이면서 묵직한 느낌이었고
멜로디라인 부분의 리듬도 변화를 줬다. 끝없이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사운드 장인.
화려한 폭죽과 불꽃놀이가 이 곡의 감동을 극대화해줬다. 아주 짧고 굵은 편곡이었다.
난 알아요 끝나고 오빠가
너무 아쉬운 마음 때문에 여러분들이랑 마지막으로, 마지막 축제 같이 부르자고.
스킴의 건반 반주에 다같이 소소하고 다정하고 예쁜 느낌으로 함께 불렀다.
오빠랑 팬들끼리 캠프나 여행 와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관객들의 앵콜 연호.
스킴이 '요,태지형!'이라고 멘트 하자마자 9시 59분에 마지막 폭죽 갑자기 터지고ㅋㅋ
우리들만의 추억 도입부 멜로디 연주에 관객들 환호하니
오빠가 다 준비했으면서 능청스럽게, 원해요? 이노래를 지금 할 수 있을까 모르겠네,라고.
그리고 "오늘 촬영 못해서 아쉽죠? 이번 곡은 찍어도 됩니다"로 시작된
우리들만의 추억, 엔딩 무대.
역시나 모두들 휴대폰 높게 들고 일제히 촬영 들어가니 무대 전혀 안 보이고ㅠㅠ
근데 2,3층 방탄 팬분들 함성소리가 정말 옛날 우리처럼 엄청 크게 들려서
오빠도 함성 되게 크다고 얘기하시고, 보기 좋았다.
오빠가 귀엽게 방방 뛰며 춤추는데 계속 안 보이긴 했지만
정말 93 마지막 축제 공연 엔딩 그대로를 충실히 재현한게 느껴졌고
(중간에 흥분해서 혼자 달려나가는 부분과 Why? 하는것까지.)
오빠 노래, 랩, 의상, 춤, 리더십, 모든게 완벽했고
방탄 멤버분들 끝까지 정말 최선을 다해서 공연 너무 잘 해줬다.
촬영 허가된 곡이라 올라온 영상들 다시 보는데,
간주 부분에서 양팔 벌리고 춤 시작할때 오빠 표정 진짜 씹덕사ㅠㅠ
그리고 진짜 가슴 웨이브 춤선 왜케 이뻐ㅠㅠ
그리고 "자, 한번 따라해볼까요?"와
"아직도 못 따라하는거야?" 이것도 다시보니 즉흥 아니고 준비된 멘트였던듯 :)
무대 바라보고 왼쪽 A구역에서 J모양 몸으로 표현할때 몸짓도 완전 귀여웠고.
마지막 댄스타임 때 오빠가
자, 한분한분 나올때마다 큰 박수 주세요! 라고 크게 얘기하신 것도
후배들에 대한 진심어린 리스펙트가 느껴졌고.
오빠 웨이브 몸짓 진짜 너무 좋다ㅠㅠ 귀엽게 살짝 혀 내민 것도 너무 좋고.
방탄 멤버들 춤 잘 추더라, 특히 내 눈엔 지민, 제이홉.
소리쳐주던~ stop! 이것도 얼마나 많이 맞춰봤는지 실수 하나 없었고.
마지막 스크린에 나온 오빠 나레이션 메시지는..
그냥 울었다ㅠㅠㅠㅠ 이걸 25주년 버전으로 새로 써서 녹음도 다시 하다니..
지금 다시 봐도 눈물난다. 앞으로 힘들때마다 계속 봐야지.
[때론 지치고 너무 힘이 들어서
주저앉고만 싶을 때가 있었어.
하지만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들이
너무나 소중 했기에
난 주저앉지 않으려고 애를 썼지.
우리에게 꿈을 이루기 위한
시간과 기회는 충분 했을까?
우리는 어떤 어른이 되어 있는 걸까?
생각해봐.
우리는 25년 전의 약속을
소중히 지켜 냈기에 2017년
오늘을 함께 맞이하고 있는 거라구.
자, 오늘 이런 축제의 밤
지금 이 순간 우리들의 만남이
또 다른 약속의
의미로 새겨지길 바라며
나의 소중한 친구,
바로 너희들에게 말해주고 싶어
아직도 사랑한다고..]
자 우리, 30주년에 또 만날까요? 안녕~ 바이바이~ 라는 인사로 오빠는 그렇게 퇴장했다.
30주년 되기 전에 만날 것을 우린 이미 알고 있지만 :)
개인적으로 아쉬웠던건, 사각형 돌출무대가 전체적으로 보이는 자리는 아니어서
무대에 리프트가 있어서 등장, 퇴장에도 사용된것 같은데 그걸 제대로 못 봤고
예쁜 엘리도 뒷모습만 아주 조금 보였다.
교실이데아, 소격동이나 10월4일 같은 곡들은 돌출무대에서 정말 멋진 장면들도 많았는데
전체가 보이는 시야였다면 영화의 한 장면처럼 각인되었을 것 같다.
+
개인적으로 정말 힘들고 속상했던건
롯데카드와 함께 진행하는 공연이었고, 티켓 1+1 혜택이 있었고,
덕분에 스탠딩 공연 개념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 일반인들도 많이 왔고,
방탄 고화질 사진 찍어 팔아먹는 홈마들도 정말 많이 왔다는 점.
사실 스탠딩 공연 다니다보면
앞사람 키 때문에 시야 가리고, 부대끼고, 부딪히고,
자리 좁고, 우르르 앞으로 쏟아져나가거나 밀치고, 끼어들고,
그런 일들은 익숙하니까 전혀 집중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 편인데,
오빠 공연 보면서 집중력이 이렇게 엉망이었던건 처음이었다.
사진 계속 찍느라 시야 가리고. 한두번이 아니고 정말 공연 내내 찍음.
공연 내내 일행이랑 큰소리로 끝없이 떠들고, 무대 안 보고, 노래 안 듣고.
정말 더는 시끄러울 수 없을 정도로 시끄러웠다.
바닥에 큰 가방 놓고 앉아서 폰 만지면서 공연 안 보다가, 대포로 사진찍고.
이런 관객을 오빠 공연에서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었다.
중간에 나가는 사람들이 상상 초월하게 많아서
똑바로 서있을수가 없었고 계속 밀리고 치이고 휘청댔다.
공간 없는데 억지로 비켜주다가 뒤로 넘어질 뻔한 적도 여러번 있었다.
우리끼리 공연할때 중간에 몸 안좋아서 나가는 사람 조금 생기는거, 그런 수준이 아니고
정말 한 곡 하는 3~4분 사이에도 쉴새없이 여러명이 빠져나가는 수준이었다.
나갈거면 조용히 나가지 왜 오빠 노래하는데 큰소리로 통화하냐고 왜ㅠㅠ
잔잔한 곡 할때 일행 여럿이 크게 노래부르고
(이건 늘 있던 일이지만 평소보다 훨씬 심했음. 매너 자체가 없었음)
이 모든 일들을 공연 내내 정말, 정말 쉴새없이 겪었다.
근데 중요한건 대다수의 스탠딩 관객들이 나랑 상황이 비슷했다는거.
사실 방탄 멤버분들은 공연 정말 멋지게 너무 잘 빛내줬고
방탄 팬분들은 지정석에서 엄청난 환호성으로 우리를 타임워프하게 만들어줘서
참 고마웠는데,
오빠 공연때 단 한번도 겪지 않았던 황당한 피해들을 감내해야 했던 건
내 생각엔, 원플원 개념없고 매너없는 일반인들과
방탄 팬이라고 할 수 없는 무개념 홈마들 때문이었다.
그리고 솔직히 내가봤을때 일반인들이 폰으로 찍는 분위기가 되니까
한두명 찍는게 아니니 이미 통제 안 되고,
오빠 팬분들 중에서도 좀 분위기에 휩쓸려서 같이 찍는 분들도 있었고,
그러다보니 홈마들도 그 핑계에 더 당당하게 날뛰는 형국이 됐다.
나처럼 공연 내내 '나갈게요'를 들은 사람도 있고,
지정석에선 공연 내내 '앉으세요'를 들은 사람들도 많았다.
'찍지 마세요'를 비롯해서 싸움 난 구역들도 있었던거 같고.
스탠딩은 스탠딩대로 고생, 그라운드석과 지정석은 또 다른 이유로 고생ㅠㅠ
클공때 다들 흥분해서 놀다가 바리케이트 무너질 위기에서도
서로 질서 잘 지켜서 그 좁은 공간에서도 무사히 공연 마쳤던 우리인데..
홈마들 TRI들한테 대들고 싸웠단 얘기들이 많이 보였다.
그동안 오빠와 TRI와 우리 팬들이 서로 어떤 관계로 지내왔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홈마들이 와서 TRI한테 반말하고 욕하고
김이사님까지 넘어지시게 만들었다니, 이건 있을수도 없는 일이다, 라고 쓴다면
내가 꼰대인걸까?
무엇보다도 제일 어이털린건,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이었다.
그동안 우리가 저작권과 아티스트 권리 보호를 위해 싸워온게 더럽혀진 기분이었다.
나처럼 마음 다친 모든 팬분들이 그래도 오빠가 그 어느때보다 열심히 준비한 공연,
순간순간들을 되새기며 마음 잘 회복하셨으면 좋겠다.
당분간 다른 분들의 후기와 인터넷 기사들,
공식 사진들 보면서 즐거운 후유증에 시달릴 것 같다.
+
곱씹기!
우리들만의 추억♥
다른분이 유튜브에 올리신 영상인데 너무 좋아서 링크 저장했다ㅠㅠ
https://youtu.be/YhwI3IzMx_Q
네이버 기사
http://naver.me/G4jKp8IG
스브스 기사
http://v.entertain.media.daum.net/v/20170904160113976?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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