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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레플리카, 아침의 눈의 또다른 이름

게재일 : 2009.11.05 (Thu) 01:12:23 AM

작성자 : ..

No. 740182 추천수 : 4 조회수 : 608

처음 들었던 그 순간 용산에서부터. 뭔지는 모르겠지만 가슴 한켠이 묵직해졌다.
가사를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심장을 파고드는 무게감. 그리고 그 절실함.

부산과 대구에서 돌아오는 내내 단 한소절이 내 귀에 남았다.
내 안의 추운 겨울. 겨울이라..

씨디로 처음 듣던 날, 가사를 보며 듣는 그 곡은
둔중한 검이 되어 명치를 찌르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대전에서의 라이브,
온 몸이 굳어버린 듯 솜털 하나도 움직일 수 없을 것 같은 전율.

나에겐 레플리카는 아침의 눈의 이란성 쌍둥이같은 모습이다.
나는 그의 음악을 향해 손을 내민다.

내 손을 잡아줘..

머나먼 저 우주 위로 종을 울리면 이 높은 산 위에 서있는 나를 누가 발견해줄까

나는 매일 어디론가 신호를 보낸다. 날 좀 찾아와줘. 날 좀 알아봐줘.

나를 태워주렴 네 음성으로 저 찬란하던 햇살로

그의 음악은, 항상 나를 찬란하게 만들어주었다.
나를 데려가줘. 내가 찬란히 빛나던 그때로.

나의 서툴던 이 소망은 모래로 쌓여 흩어지고
내 이름조차도 무리들 속에서 모두 지워져 가고
그 기억 속의 불편한 부분들의 섹터를 다그쳐 마비를 시키고

유일한 나이고자 했던 소망은 시간의 모래 속에서 점점 옅어지고
나는 나의 모습을 잊어버린 채 무리들 속에서 존재감을 애써 감추며 사는 법을 배운다.
그러다가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애써 그 기억을 지워버리곤 했다.

구차한 관념들로 비롯된 그 알 수 없던 물음에
날 가득 채운 피의 흐름이 멈추는걸
그 온도의 차이 내 안의 추운 겨울

사회생활. 세상의 단면을 알아갈수록, 그리고 내가 어른이 되어갈수록
자기합리적인 관념이 쌓여져가고 있다.
나에게 던져지는 많은 물음들..
네가 여전히 예전의 너일 수 있을 것 같아?
이젠 그럴수 없어. 뜨겁게 흐르던 너의 피는 이미 차가워졌어.

내 머릴 비추던 저 햇살에 나의 그림자는 움츠리고
우린 서로를 그저 닮으려고 무리한 애를 쓰는것일뿐
그 기억 속의 불편한 부분들의 섹터를 다그쳐 마비를 시키고

한때.. 그의 음악이 다가왔을때 나는 애써 그 햇살을 피했던 적이 있었다.
차가워져버린 내가, 서로를 그저 닮으려고 애쓰는 내가 부끄러워서.

지탄 받는 자아에 붉게 물든 핏빛 햇살과
이런 내 아픔 위로 쏟아 내리던 현란한 너의 능숙한 더러움

이미 나는 붉게 물들어버렸는지도 모른다.
내가 향해 걸어간 빛은 사실 차가워져버린 내 피의 댓가가 아니었을까?
세상은 현란한 빛으로 날 유혹한다.
남들과 똑같이 생각하렴. 더러운 게 아니야. 모두 능숙하게 더러우니까.

나를 태워주렴 네 음성으로 저 찬란하던 햇살로

제발. 나를 다시 데려가줘. 내가 나였던 때로. 찬란했던, 유일한 나였던 때로.

구차한 관념들로 비롯된 그 알 수 없던 물음에
날 가득 채운 피의 흐름이 멈추는걸
그 온도의 차이 내 안의 추운 겨울

추운 겨울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아..
내 피가 다시 차가워지는 걸 두고보지 않겠어.
도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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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플리카를 들으면서 적어본 건데.. 말투가 좀 딱딱하지?

혹시 나랑 비슷한 느낌 받은 사람이 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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