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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서태지 음악의 음향

게재일 : 2009.10.18 (Sun) 08:54:37 AM

작성자 : .

No. 728558 추천수 : 18 조회수 : 1,070

서태지 음반 들으면 보컬이 들리지 않는다는 말을 인터넷에서 많이 보는데

그건 서태지가 자신의 목소리의 톤 자체를 사실적으로 담아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중으로 목소리를 더 집어넣는다.

배음을 확보하려고 그러는 것이겠지만 묘한 긴장이 있다. 원래 아시아인의 단일 목소리엔 배음이 적다.

한국은 성악 발성 잘하고 굵고 허스키한 보컬을 갖고 태어난 '예외적인' 가수에게 환호한다.

그런데 서양엔 그런 발성 흔한걸. 원래 타고난 그 인종의 목소리니까.

해외에서 태어나 해외에서 평생 사는 아시아 사람들도 목소리가 전형적인 아시아인의 발성 기관에서 나오는 목소리다.

일본 대중 음악은 대체로 참 우수하다. 그러고보면 미국에서 그렇게 노래하는 오노 요코는 참 대단한 여자다.

한국 사람들은 일본 사람들 노래하는거보고 앵앵거린다고, 찢어진다고 하는데

그게 바로 일본 음악의 오리지널리티라고 할만한 것이다.

이런 얘긴 테크닉뿐만이 아닌 감수성을 가진 영역인 음악을 두고 하기엔 좀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음향이야 말로 서태지가 목숨을 걸고 달려드는 승부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시점에서.

그리고 내가 객관적으로 이건 이러하다, 저건 저러하다라고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코러스가 큰데 중음역대도 크다. 악기 편성을 계속 겹치게 한다.

많은 음반들의 음향 상태와 견주어봤을때 비교적 전체 음향 밸런스가 많이 깨져도 그렇게 한다.

미들에 악기를 왕창 집어넣는데 이건 대부분의 대중 음악들의 믹싱 방법과 정반대다. 엄청나게 듣기 불편하다.

통화연결음으로 서태지 음악을 쓰는 사람들은 사회성을 포기했을 것 같다. ;;;

외국에선 록음악 음반 취입하고 믹싱할때 미들에 악기 왕창 넣어도 목소리가 굵으니까 배음이 생기고 가청성이 생긴다.

한국 밴드들 중에는 저렇게 믹싱하는 팀은 없다.

최대한 미들을 비우거나 보컬 목소리를 키운다. (라고 쓰고 왜곡시킨다라고 생각한다)

한국 보컬들은 레코딩 음반에서 사실적인 본인 목소리를 듣는 경우가 거의 없을 것이다.

한국 보컬들은 대부분 노래할 때의 목소리와 말할 때 목소리가 다르다.

오랜 트레이닝으로 목소리를 아예 바꾼 경우도 많다.

서양인은 태어나서 갖고 태어난 자기 목소리랑 노래부를때 목소리가 똑같다. 대중가수들 거의 백이면 백 그렇다.

서태지 음반은 한국에서 믹싱 공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좋은 샘플이 아니다.

저렇게 녹음되어지고 믹싱되어지는 음반도 거의 없을 뿐더러 초장부터 돈과 노하우를 얻기 위한 시간이 많이 든다.

엔지니어 중에는 저런 믹싱 자체를 아마추어리즘이라고 파악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음반을 만드려는 사람이 자기의 음악관을 집어넣으려면 저런 근본적인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해야한다.

한국에서 저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더구나 록음악을 음반에 취입하긴 참 어렵다.

서태지는 여러가지로 운이 좋아 돈도 시간도 들이고 있고, 무엇보다 계속 고수하는 의지와 열정이 대단한 것 같다.

항상 서태지 음반을 들을땐 그런 고민이 느껴진다. 서태지 음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하고픈 바로 그 '톤'

그 거칠면서도 고운듯한 그런 매혹적인 톤 말이다. 그 생명력. 내구력. 순수함. 연구의 결과.

어차피 목소리 자체에 배음이 부족하니까 다중 코러스와 악기로 채우려는 시도를 하거나 자기 목소리를 바꾸거나..

한국의 대중 음악은 그 둘 중 하나로 발전을 추구해 나갈 것 같다.

일본은 8,90년대까지 계속 그리하다가 지금은 소리를 다 꽉꽉 채울 생각을 안하고 있는 그대로를 나타내는 것에 치중한다.

어떻게 보면 프랑스 대중 음악들과 닮았다. 믹싱 뿐만 아니라 곡 구성 전반이 거의 그렇다.

요즘은 한국 가요에 일렉트로닉이 많은데 찾아서 가만 듣고 있다보면 듣기 편하다.

한국 엔지니어들은 그런 쪽으로 믹싱 노력을 많이 한다. 수요도 그쪽이 대부분이니까.

따지고보면 서태지와 아이들 앨범도 그런 식이었다. 솔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변했고.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는 서태지의 지금의 음악적 야심을 생각했을때 당연한 수순이었던 것 같다.

나중에 다시 음악을 할 생각이었든 아니든.

혼자 1년에 한번씩 앨범 만들고 이거저거 시간에 쫓겨 연습하며 활동하며 고갈당하고..

다른 멤버들하고 일정 맞추기도 쉽지 않았을 거고.

하지만 난 지금의 서태지가 지금까지 하던 방식으로 음향에서 자기만의 밸런스를 찾는 일을 포기 안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음악에서 느껴지는 소통 의지도. 음악에서 느껴지는 그 긴장과 편안함의 모순됨.

갑자기 이런 글 쓰는 것은 서태지 8집 들은지가 꽤 오래된 상태에서 다시 들은 오늘, 그 클래스를 또 한 번 느껴서 그렇다.

독일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종종 이쪽 사람들의 시각으로 뭔가가 봐지고 들려질 때가 많은데

그 상태에서 간만에 서태지 음반을 다시 듣자니 그런 부분이 많이 귀에 채였다. 참 멋있어 서태지.

출처는 - http://newal.egloos.com/ 야

고도님 계속해서 오빠 음악에 대한 생각을 하는게 왠지 고맙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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