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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뻘] 이게 무슨 심리인지 좀.. 괴롭다는 ㅠ.ㅠ

게재일 : 2009.11.29 (Sun) 01:39:58 PM

작성자 : ..

No. 755378 추천수 : 0 조회수 : 70

3년 전에.. 한 1년 반 정도.. 회사 내에서 어떤 사람이랑 사귀는 것 비슷하게(?) 지냈었어.
미국에서 8년 살다가 한국에 온지 얼마 안되었을 때라서 친한 사람도 없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어린 녀석이 내 이름을 부르면서 반말 해 가며 엄청 친하게 굴더라구.
그래서인지 급 친해졌어.

얼마전까지만 해도 우리 회사는 사내에서 사귀고 뭐 이렁거 들키면 바로 짤리는 분위기였거든.
서로 겁이나서 사귄다거나.. 뭐.. 그런거 얘기도 못꺼내는 상태였던지라.. 걍 그렇게 지냈는데..
첨엔 귀엽게 굴던 애가 갈수록 나한테만 좀 이해가 안가는 행동을 하더라구.
고의적으로 사람을 무시하는 행동 같은 거.. 화가 나면 이성을 잃고 욕을 퍼부은 적도 있었는데..
나중에 왜 그랬냐고 물어 보면 상황 설명을 하는게 아니라.. "내가 언제?"라며 상황 자체를 부정하기도 하고,
예의 같은거 깡그리 무시하고 무례하게 굴때마다 내가 자존심 상해 하는 걸 은근히 즐기는 것 같기도 했어.

한때 자기 친여동생을 소개 시켜주면서 영어 가르쳐 달라고 해서 몇달 동안 가르쳐 준적도 있고..
그때 동생이 "우리 오빠가 어떻게 언니 같은 사람이랑 아는 사이가 됐어요?"라고 했다는데 굉장히 자랑하면서 떠들고 다니더라구~
내가 잘난 건 아닌데.. 난 그저 미국에서 대학을 나왔을 뿐이고..
(돈많아서 유학 간 케이스 아니고.. 알바해가면서 빠득빠득 힘들게 학교 다녔다는.. )
이 남자는 지방 대학교를 다니다가 그만 둔거였거든. 자기 눈에는 좋아 보였는지.. 뭐.. 암튼...
당시 친하게 지낼땐 내가 자기 앞에서 다른 사람을 조금이라도 챙기거나 또는 약간이라도 친해 보이면 삐져가지고 바로 전화를 씹는다거나 받자마자 끊는다거나 해서 속 상한 적이 많았었어.
그냥 그렇게 지내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합의하에 끝내기로 하고..
같은 회사에 있으면서 모른척하고 지낸지가 벌써 2년이 지났어.

같은 회사에 같은 건물이다보니 회사 식당에서 밥 먹을때마다 마주치는데 쌩까고 지내는 게 너무 불편하기도 하고 또 시간이 지나다보니 악감정도 없어지고 해서 일 년에 서너번인가 안부 문자 보내서 좀 풀어보려고 노력도 했는데.. 이게 영 답이 없는 거야.

그런데.. 사람이 눈치가 그렇잖아. 마주칠때 보면 이 녀석이 날 의식하는 게 너무 뚜렷하게 보이거든.
어쩌다가 돌아보면 쳐다보고 있고, 내가 뭐라고 간접적으로나마 반응을 보이면 내 앞에서 갑자기 수다스러워지고.. 같은 장소에 있으면 자기가 있다는 걸 꼭 티내서 알리고.. 소리를 지르든 얼쩡 거리든..

암튼 그렇게 지냈는데.. 두 세달 전에 여친 생겼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결혼을 한다는 소문이 있더라구.
뭐.. 솔직히 속은 좀 쓰렸지만 어쩌겠어? 이미 시간도 많이 지났고.. 나이도 있고.. 그럴 수 있지.
나름 맘 정리는 했다고 생각했는데 거의 매일 마주치면서 눈치 교환을 해서 그런지 깨끗하게 맘 정리가 안되었더라구..
아.. 진심 짱났어.

사람 마음이 참 이상한게... 지가 결혼할 거고 그러면 내 눈치 보는 짓을 그만 두덩가..
내 주변 사람들 눈치까지 본다는데.. 이게 난 이해가 안가.. 내가 여친이라고 해도 기분 나쁠일이고..
걍 쿨하게 지낼 거면 내가 웃으면서 인사할 때 대꾸나 잘 해주덩가..
그리고.. 솔직히 이것 때문에 맘 정리하는 데.. 힘들어.
앞으로 전혀 안 볼 사이도 아니고.. 같은 회사에 있어서 일적으로도 종종 마주치거든.
아.. 진심 불편해.
지금 사귀는 여자가.. 사실 예전에 나 만나기 전에 이 남자 좋다고 쫓아다니다가 차여서 울고불고 했던 사람이거덩.
그 여자 입장에서 보면 소원성취한 건데.. 으... 몰라.. 막 만감이 교차해.
어짜피 결혼할 넘인데.. 내가 이렇게나 좋아했었나 싶고... 열받는 스스로도 화가 나고...
계속 내 눈치보면서 찌질거리는 놈도 짜증나.
얘는 왜 이러는 거니? 그리고 내 마음은 또 왜 이러는 거니? ㅠ.ㅠ

기분이 넘 이상해서 뭐라고 표현을 못하겠어. 이럴땐 뭘 해야 되는 거니? ㅠ.ㅠ
가슴이 너무 답답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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