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베뷔들, 나 86년생 미국 아틀란타에 사는 대학교 졸업반 송아지야.
오빠님이 데뷔하신 92년에 난 유치원생,
오빠님이 은퇴하신 96년에 난 초등학교 4학년,
오빠님이 솔로내신 98년에 내가 초등학교 6학년,
그리고 오빠님이 돌아오신 2000년에 난 중학교 2학년이었쥐.
솔직히 유치원생, 초등학생때 내가 오빠님의 뭘 알고, 또 이해해서 오빠님을 좋아했겠어. 그땐 그냥 사촌언니들이 서태지와 아이들을 좋아했으니 세뇌;; 당해서 좋아했던것 뿐이었지. 첫 솔로앨범이 나왔을땐 씨디를 구입하기는 했는데, 어린 나이에 듣기는 너무 난해한 음악이어서 그랬는지 텍1 처음 듣고 두려움에 떨었던 기억이 나 ㅋㅋㅋ 텍2 뮤비 보고는 더 무서워했고 ㅋㅋ 지금은 솔로 1집이 제일 좋아하는 음반이지만. 그리고 오빠님이 2000년에 울트라 매니아로 컴백하셨을때는 핌프록 장르를 아예 좋아하지 않았던 터라 역시 씨디는 구입했지만 정말 음악을 듣고 이해하려는 노력은 안했어.
그러다 내가 2001년에 미국에 오게된거야. 미국에 와서는 내가 사는게 너무 고되고 바빠서 "서태지" 라는 이름을 거의 잊고 지냈어. 그래도 종종 아이들때 음악은 들었지. 그러다가 7집을 듣게 된거야. 사는게 바빠서 7집이 나온것도 한달정도 지난 이후에 알았어. 그때가 나 고등학교 4학년 때였는데, 당시 집안에 힘든 일이 많고 대학 문제로 너무 고민이 많을 때였어. 대학 학비가 너무 비싸서 그것때문에 대학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문제로 정말 힘들었거든. 부모님도 돈이 문제가 되니까 속상하고 마음이 아프셔서 자꾸 두분이서 싸우시고 그래서 집안 분위기도 너무 안좋았고, 또 난 내가 원흉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힘들고. 암튼 그랬었는데 7집을 들으면서, 특히 7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zero" 를 들으면서 그 시기를 헤쳐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솔직히 제로가 가사가 희망적인것도 아니고; 멜로디가 신나는것도 아니잖아. 근데 왠지 밤에 들으면서 펑펑 울고나면 속이 시원해지더라고.
암튼 그렇게 7집으로 힘든 시기를 이겨낸 이후에 1집부터 6집까지를 다 다시 듣기 시작했어. 좀 나이가 들고 나서 오빠님 노래를 다시 들으니까 너무 좋은거야. 어릴때는 이해하려고 생각조차 안했던 가사가 쏙쏙 들어오고, 이해마저 될랑말랑 ㅋㅋ 하고 말이지. 어릴때는 무서워했던 5집이 지금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반이고, 시끄럽다고 안좋아했던 6집은 들으면 속이 시원해지고 말이야. 그리고 작년, 내가 대학교 4학년일때 오빠님이 8집 활동을 시작하셨어. 내가 정말 서태지팬이다 라고 느끼기 시작한 이후에 처음 나온 음반이라서 감격은 이루 말할수가 없었어. 다만 해외에 있어서 이번 앨범 활동기간중에 여러번 하신 공연은 단 한번도 가볼 기회조차 없었고, 앨범은 친구나 친척이 사서 부쳐줄 때까지 기다렸다가 들어야 했지만 말이야. 그래도 앨범 포장 뜯으면서 두근두근한 감정을 느끼는게 너무 오랜만이라서 멀리 있어도 너무 행복했었어. 위태라는 팬커뮤니티를 알게 되면서 만나 친하게 지내게 된 언니송아지도 생겼고! 오빠님을 알아온 18년동안 오빠님의 용안은 한번도 뵌적이 없고ㅜㅜ 오빠님은 활동을 접으셨지만 기다리는것도 조금은 행복하다고 느껴질정도야.
밑에 보니까 김치의 난인지;; 뭔지 일이 있었나봐. 어떤 베뷔가 위태의 정 얘기하길래 하고싶은 말이 있어서 지금 이 글 써...
지난주 화요일이었어. 미국은 월요일이 공휴일이었고 난 화요일에 수업이 없어서 그냥 방에서 위태 눈팅이나 할까 하고 들어왔는데 해외 베뷔들 보라는 글이 있는거야. 난 무슨 번역 부탁하는건가 하고 냉큼 클릭했는데 글쎄 이티피 굿즈 나눠주신다고 해외에 있어서 기회 없었던 베뷔들한테 준다고 그러시더라고. 그래서 댓글을 남겼는데 내가 덜컥 간택받은거지;; (첫댓글분이 사양하셔서;) 위태에서 이벵 하는거 여러번 봤지만 나랑은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솔직히 해외 배송료가 좀 비싸니, 그런데 배송료까지 부담하시겠다는거야.
솔직히 나 좀 긴가민가 했다. 생판 얼굴도 모르는 남한테 어렵게 구한 이티피 굿즈를, 게다가 비싼 해외배송료까지 부담하시면서 주신다는게 믿겨지지가 않는거야. 뭔가 나한테 불이익이 있을까 해서 긴가민가한게 아니라, 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하는 그런 기분 있잖아. 암튼 그래서 메일로 연락하고, 주소도 남겼는데 그 주 금요일 저녁에 소포가 도착했어. 일단 소포가 너무 빨리 도착해서 놀랐고 소포 가지러 갔을때 묵직해서 또 놀랐어. 소포 뜯으면서 눈물이 핑 돌더라. 하나하나 너무 예쁘게 노란색 포장지랑 리본으로 포장해주신거야. 말씀하신 티셔츠 말고도 타올, 아대, 뱃지, 피크 목걸이, 그리고 학생이라서 주신다는 필기도구까지. 무려 손글씨로 써주신 편지에 또 감동받고, 편지에 같이 들어있던 앵콜공연날 공연장을 날아다녔다는 노란색 종이비행기를 보고 또 감동받았어. 앵콜공연 추억하시려고 가져오셨다는 귀한 기념품을 나한테 주신거잖아. 꼭 단지 내가 받아서가 아니라, 위태 아니면 어느 팬커뮤니티에서, 서태지팬 아니면 어느 가수의 팬이 이런 정을 나눌수 있을까? 이번 기회에 제대로 느꼈어. 보내주신분께 내가 배송료 부담하겠다고 했는데 괜찮다고 하시고, 그럼 뭐 필요한거라도 있으시면 구해드리겠다고 했더니 필요한거 없다 하시고, 번역하실거 있으시면 해드리겠다고 했더니 그것마저 없으시대. 티셔츠 사이즈 꼭 맞는다고 신나서 인증사진 보내드리겠다고 했더니 그것도 필요 없으시대 (...당연히 필요 없으시겠지만ㅠㅠ) 내가 자꾸 미안하고 송구스러워 하니까 "자꾸 이렇게 미안해 하시면 이벵 하는 사람이 뻘쭘해져요" 하셔서 죄송하다는 말도 더이상 못하게 하시고. "주는것은 나의 기쁨" 이라시면서 이번에 그분 공연 다니면서 받은 행복 나눠주고 싶다고 하시더라.
이게 바로 내가 느낀 위태의 정이야. 붸비들은 어떤 형태로 이 정을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이거 한번 느끼고 나면 위태사랑이 뻐렁치고 또 이 모든 일의 시작이 되어준 오빠님에 대한 사랑이 주체할수 없을 정도로 커지는걸 경험할수 있을거야. 서빠라서 햄볶아요~
혹시라도 이벵해주신 붸비 (고정닉이 아니라 하심) 께서 이글을 보시게 된다면 다시한번 감사하다는 말씀 꼭 전하고 싶어. 그리고 이벵베뷔께 받은 위태의 정 내가 다음에 꼭 돌려드릴거야.
그리고 끝은 언제나 오빠님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다 쓰고 보니 이 글 진짜 랜덤하구나...;;아하하;
깜빡했다...그래서 말인데, 한번도 못 만나본 사람한테 선물하려면 뭐가 좋겠니ㅜㅜ
 |
|
함께해요
오늘의 최고 추천 게시물
오늘의 최고 조회 게시물
미국송아지 이야기 (위태의 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