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첫 날이랑 초연 다녀왔어.
두 번 보니 좀 개별곡에 대한 기억도 또렷해져서 곡 위주 후기를 쪄볼까 해.
Overture: 좋았어. 특히 주선율 계속 귀에서 생각남
Take One:: 프리뷰 때 제일 아쉬웠던 곡이었어. 개인적으로 제일 애정하는 곡인데다 제일 첫 곡인데 김은정 배우님 목 상태가 별로 안 좋고 박자도 계속 밀림... 황석정 배우님 버전이 조금 더 낫긴 한데, 그래도 웅장하고 위엄있게 불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둘 다 그런 스타일은 아니고 오히려 박력이 있달까? 미안한 말이지만 두 배우에게 조금 버거운 노래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도 있었고. 암튼 시대유감과 더불어 발상의 전환으로 통수 얼얼했던 노래야. 이 노래가 디스토피아의 세상에 들어맞을 줄 생각도 못했네. 특히 2절인가에서 내가 말했잖아/고통없는 세상이 이렇게 리샤르와 앙상블이 주고받는 부분이 좋았어. 꼭 정치인들 유세장 같기도 하고.
휴먼드림: 편곡한 버전 너무너무너어어무 좋아해*_* 이 가사를 합창으로 한 게 임팩트가 진짜 컸어. 마치 나치 경례하는 거 볼 때라든가 AI 도열한 거 볼 때처럼 섬뜩하고도 애처로운 느낌이 들더라. 특히 "그날 파랗던 네가" 이 부분 기계음으로 애절하게 부르는데 소오오름ㅠㅠ 이 부분 진짜 너무너무 좋아해.
사이에 랑베르랑 리유가 욕망의 충족과 행복의 관계, 또 개인의 행복과 공화국 전체의 행복의 관계에 대해서 주고받는 대사가 극 전체의 핵심 중 하나인 것 같아.
Take Five: 편곡으로 추가된 주선율 좋아. 이번 페스트를 통해서 서태지 가사의 재발견을 할 때가 많았는데, 특히 "삶이라는 건 행복한 너의 모습" 이 부분을 이렇게 끊어놓으니까 느낌이 확 다르더라. 이전에는 "구속받지 않을 삶이라는 건~" 이거였잖아. 근데 "삶이라는 건 행복한 너의 모습"으로 끊으니까, 와, 그래, 삶 그 자체가 행복한 거구나, 행복하게 사는 게 제일 중요하구나, 싶더라고.
너에게: 여남 주고받는 편곡 좋았어. 서태지 특별출연 자리 만들어둔 거(?ㅋ) 재치있다고 생각해. 근데 거기 타루랑 그랑의 춤은 왜 넣는지 모르겠음. 솔직히 서빠로서 웃기고 재밌긴 한데 산통 깨는 건 사실...
대경성: 진짜 짱짱. 페스트 편곡 탑쓰리에 들어*_* 앞의 랩을 그렇게 합창 처리하니까 진짜 아비규환이 팍팍 전달되면서 소오름...
이너비리스너비: 디스토피아의 음울하고 혼란스럽고 시스템 앞에서 무기력하고 괴기스러운 느낌..을 전달하려는 건 알겠어. 프리뷰 첫 날은 너무 튀어서 안 좋아했는데 초연 때 들으니 항마력 때문인지(..) 그냥저냥 넘어가게 되는 거 같아. 웃긴 건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집에 와서 자꾸 귀에 맴돎.
죽음의늪: 짱짱*_*!!! 서태지 노래, 합창 진짜 잘 어울리지 않아*_*?? 개사 한 것도 좋았어. 특히 랑베르가 기사 쓰고 앙상블이 "뱅! 나는 듣고야 말았었어!" 이렇게 치고 들어가는 부분, 캬~~ 이렇게 소소하게만 개사해도 착착 상황에 잘 어울리는데 왜 다른 곡들은 가끔 무리수를 그냥 뒀을까 아쉽기도. 죽음의 늪이 안무와도 합이 제일 좋았던 곡으로 기억해.
뮤지컬인데 개인 넘버 너무 없고 앙상블이 많다는 지적에 공감은 하는데, 한편으로는 페스트가 개개인 아니라 "사람들"의 이야기니까 합창이 많을 수밖에 없었나 싶기도 해.
시대유감: 통수 2222. 조휘 코타르 시대유감이 좋더라. 뭔가 나쁜놈이 다른 나쁜놈들을 조롱하면서 시발 어차피 다 썩은 세상이야 너도 나도 다 썩었어 조까ㅋㅋ (..) 의 느낌이라 ㅋㅋ "너의 심장은 태워버리고" 이 부분 랩 합창(?)이랑 "왜! 기다려 왔잖아!" 하고 짧게 끊어 부르는 부분 개좋아 엉엉
Live Wire: 와 진짜 합창의 힘이 뭔지 전율한 노래야. 개인적으로 별로 안 좋아하는 노래인데 페스트 버전으로 보니까 좋더라. 가사 정말 소름돋게 딱딱 맞다가 왜때문에 "열두개의 멜로디" ... 아 이건 진짜ㅠㅠ...그러나 두 번째 볼 땐 항마력이 생겨서 걍 "민중의 목소리" 의 은유쯤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되었어 ㅋ
Coma: 두말불요ㅠㅠㅠㅠ 대경성부터 이 라인 진짜 존좋ㅠㅠㅠㅠ 리유의 "끝없는 패배죠. 하지만 패배한다고 해서 이 싸움을 멈출 생각은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패배하기 때문에 죽을 힘을 다해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사도 극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대사라고 생각해.
2막 오프닝: 프리뷰 첫날은 울트라맨이야가 들어갔다 생각했는데 두 번째 들을 땐 착각이었던 거도 같고..=_=
마지막 축제: 패스
아침의 눈: 처음 들을 땐 그 장면 자체가 너무 뜬금포고 설득도 안되어서 손발을 펼 수가 없었는데 항마력 덕분인지 두 번째 들을 땐 또 갠춘..;;
10월 4일: "네가 내 옆에 없기에 넌 더 내게 소중해" 이거 뭐지 쟤 사이코패스인가 ㄷㄷㄷ 했는데, 두 번째 들을 땐 그냥 '그래~ 예전에 이미 작곡해 둔 거 불러주는 거니까네~'하면서 자체 항마력ㅇㅇ. 아직 조형균 배우님 그랑밖에 못 봤는데 개인적으로 제발 더 담백하게 포크송 느낌으로 불러줬으면 좋겠음..
0: 연뮤갤 눈팅하면서 본 후기 중에 "엄마" 가사 뜬금없다고 마마보이 돋는다는 말도 봤는데, 아니 이거 마마보이가 아니고ㅠㅠ 정말 힘든 일 닥치면 다들 엄마 찾지 않나ㅠㅠ 마마보이 아니라고!! ㅋㅋㅋㅋ 근데 생각보다 제로 감흥은 좀 덜하더라. 이유를 모르겠으...;;
Take Five2: 눈물날 뻔. 시민들이 연대를 시작할 때 드럼 달리면서 "그렇게도 난 큰 빛을 얻었어 절망할 수 없는 구속받지 않는 삶이라는 건 행복한 너의 모습" 합창 나오는데 진짜 울컥ㅠㅠ
비록: 이게 이렇게 여남 듀엣이 되다니 좋더라. 가사 배치 달리해서 씬에 확 와닿게 하는 거 굿굿.
영원+Live Wire 2: 영상 편지할 때 차라리 타루보고 영원을 부르게 해라...ㅠㅠ 항마력 아무리 높아져도 영상편지는 도저히 수습이 안 되더라ㅠㅠ 제발 빼줘요 제발ㅠㅠㅠㅠ Live Wire 두 번째 버전은 웅장한 맛을 살리려고 한 거 같은데 첫째 버전의 임팩트가 워낙 커서 좀 쳐지는 막곡이 된 듯 하여 아쉬운 점은 있음.
얼른 윤형렬, 린지, 정민, 꽃다 버전을 보고 싶다*_*
이래서 뮤지컬이 회전문을 돌게 되는구나ㅋㅋ 배우별로 느낌이 확확 다르더라고.
개인적으로 손리유 매우매우 좋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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