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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13년전이웃집꼬마에게"만원만"을듣다

게재일 : 2009.07.06 (Mon) 01:00:52 PM

작성자 : lord0221

No. 588863 추천수 : 5 조회수 : 144

용산콘이 끝나고 한통의 문자를 받았어 - "만원만!"

13년 전에 오빠 은퇴한 그 해 여름부터 그 다음해까지 잠깐 미국에서 살았던 시절이 있었어

아빠 회사에서 보내주는 연수같은 거였는데 가족들이 다 가지만 나는 안 갈 예정이였거든

고딩이였으니까 할머니랑 서울에 남으려고 했었는데 오빠가 은퇴해버리시고 미국으로 가시니까 내가 따라갈 수 밖에 ㅋ

그 때 우리 이웃집에 우리랑 비슷한 경로로 미국에 온 한국 가족이 살고 있었어

그래서 친하게 지냈는데 알고보니 그 할아버지께서 우리 아빠 고등학교 은사님이셨던거야 그래서 더 친하게 지냈지

그 집 초딩 형제가 3학년 5학년 그랬어 (난 무려 고1이였는데)

진짜 어린애들인데 내 정신연령이랑 딱 맞네 ㅠ 그래서 같이 잘 어울렸다 ㅠ

그 중 막내는 3학년이 덩치는 나만했는데 막 내 등에 점프해서 타 오르고 그래서 나 힘 좀 들었어 ㅡㅡ

그 꼬마는 내 방에 침대 위에 서태지와 아이들 포스터를 보면서 항상 오빠님을 갈궜어

정확히 뭐라 갈궜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기억해서 오빠님께 일러야되는데 ㅠ) 내가 마구 버럭하며 죽일 듯이 쏘아보던 게 기억나 ㅋ

그리고 항상 오빠님 노래 듣고 있으니까 그 때 아마 얘기 많이 했겠지 간증퍼레이드였겠지 뭐 뻔해 그 때도 간증+찬양녀였으니까 ㅋ

근데 얼마전에 모르는 번호로 "만원만!" 문자가 왔던거야

난 닷컴에서 번호 알아서 문자보내는 이상한 일들이 나에게도 벌어진 줄 알고 깜놀해서 걱정했는데

그래도 궁금한 거야 17년만에 처음 당해보는 "만원만!" 이였으니까 ㅠ

그래서 "어쩌자구! 그런데 누구신가요?" 이렇게 답문을 보냈는데

"저 J군이에요" 이러고 문자가 왔다

내 눈을 의심했어 J군? 그 꼬맹이?

알고보니까 그 꼬맹이 오빠님 매냐 (지 말로는 안티)로 너무 잘 자라줬던거야

지금 대학생인데 초등학교 때 5집이 나왔고 그 때부터 좋아했대

초딩이 5집을 이해하다니 내가 1-4집을 반복시킨 덕분이야 안그래? ㅋ

그리고 그 뇨석 무려 올출남이야 내 빠심을 능가해
(지 말로는 오빠님 헛점을 파내려는 고도의 안티짓이라는데 ㅋ 판다고 나오는 헛점이 아니잖니 ㅡㅡ;)

부산/대구/대전에서 계속 엇갈리다 어제야 드디어 만났는데

척 하면 알아볼 줄 알았는데 못알아봤어 너무 컸어 이제 꼬마가 아니더라 ㅋ

그 꼬마가 기억하는 나는 오빠님 음반 한장당 1000원으로 쳐서 인센티브를 계산 시키는 누나였어 왜 그랬니 ㅋ

다른 가수보다 우월하시니 개 당 1000원은 쳐야한다고 했었대 내가 ㅠ

하튼 난 기분이 너무 좋다

일정부분 그 꼬마를 매냐로 만든 데 기여했다고 혼자서 막 착각해 ㅋ

그 꼬마가 13년 전 만났던 나를 기억하고 나를 떠올리면 "서태지" 를 떠올릴 수 있었다는 게 너무 행복해

그리고 내가 변하지 않고 잘 지키고 있었기에
(그런데 오빠님 전 절대 노력한 게 아니고 그냥 자욘스럽게 지켜진 거에요 어떻게 변하나요 이렇게 우월하신데)

13년이 지난 지금 "만원만!" 물음에 "어쩌자고!"로 대답할 수 있었던 내가 너무 자랑스럽다

오빠님 저 잘했죠? 엉덩이 토닥토닥 해주세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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