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지니님 글을 퍼와서 이것도 퍼왔는데 혼날까?-_-;;
난 이 글 읽고서 되게 흥미로웠거든
서태지가 초인인 이유 - 지니
알렌카 주판치치 - 정오의 그림자 중에서.
기독교 안에 꽤나 다른 개념, 니체 자신의 입장에 훨씬 가까운 개념 - 즉 "법 너머"에 위치한 바로서
의 자비 개념- 이 또한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니체는 이 개념을 처벌과 죄의 악순환으로부터의
탈출 가능성 바로 그것과 연결한다. 그러나 그의 자비 개념은 단손히 용서 행위의 개념이 아니다.
자비는 다만 "힘"과 "부유"의 잉여로만 나올 수 있다. 실제적인 부의 예를 들어 이를 설명하면서,
니체는 채권자는 그가 부유해지는 정도만큼 더 인간적이 된다고 쓴다. 그리하여, 마침내 얼마나
많은 상해를 고통받지 않고 견뎌낼 수 있는가가 그의 부의 실제적 척도가 된다. 그러한 채권자는
이제 자신에게 가능한 가장 고귀한 사치를 허용할 수 있다.-자신을 해치는 자들을 처벌받지 않은
채로 놓아주는 것, 이런 방식으로, "모든 것이 변상될 수 있다. 모든 것이 변상되어야만 한다."로
시작했던 정의는 눈감아주고 자신의 빚을 변제할 능력이 없는 자들을 놓아주는 것으로 끝난다.
이 정의의 자기지양은 자비라고 불리며, 가장 "강한" 자의 특권으로 남는다. 우리는 여기서 "부유한
"과 "강한"이란 용어가 단순히 많은 돈을 가진 그리고 이런저런 힘있는 자리를 차지한 이들을 가리
키는 것이라고 믿어서는 안된다. 니체가 지적했듯이, 한 사람의 부와 권력의 척도를 구성하는 것은
상해받지 않을, 그리고 불의로부터 고통받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이다.- 고통과 상해를 견디는, 아픔
을 참는 능력이 아니라, 이 고통이 고통으로서 자신의 주체성의 구성 속으로 들어오지 않게 할 능력
(이는 또한 자신이 이 "상해의 주체"의 형상, 피해자의 형상에서 주체화되게 하지 않을 능력을 뜻
한다.) 이를 해낼 수 있는 자들은 다름이 아니라 그것을 해낼 수 있기 때문에 "부유한" 것이고
"강한" 것이다.
용서함과 니체가 잊음이라고 부르는 것 사이에도 중요한 차이가 있다. 용서는 우리를 한층 더 빚에
옭아매는 도착적인 방식을 갖고 있다. 용서하기는 어쨌든 언제나 타자에게 갚아야 함을, 따라서
상해의 바로 그 발생과 그에 대한 용서를 새로운 "약혼 반지"로 사용함을 함축한다. 니체는 기독교
와 관련해서 바로 이 점을 강조한다. 신이 우리의 죄를 용서한 방식은 우리의 죄값을 지불하는 것.
신 자신의 살로 우리의 죄값을 치르는 것이었다. 이것이 기독교의 근본적 도착이다. 용서하면서
그것은 동시에 우리에게 십자가, 고문기구, 우리가 용서받을 수 있도록 고통받고 죽은 이의 기억,
우리를 대신하여 치른 자의 기억을 휘두른다. 기독교는 용서한다. 그러나 잊지 않는다.
우리는 죄인의 눈이 십자가에 고정됨과 더물어, 용서는 바로 이 행위의 과정에서 새로운 빚을
창조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행해진 것을 용서한다. 그러나 그것은 용서함의 행위
자체를 용서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후자는 새로운 속박과 새로운 빚을 수립한다. 그것은 이제
무한한 빚, 무한한 것으로서의 빚을 지탱하는(용서함의 능력으로서의) 무한한 자비다. 빚은 더이상
우리의 행동에 의해 생겨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의 이런 행동을 용서하는 행위에서 생겨난다.
우리는 용서의 빚을 지고 있다. 용서하는 무한한 능력은 우리가 우리의 빚과 죄를 담금질하는 지옥
의 불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니체는 용서함의 개념에 잊음의 개념으로 반격한다.
(현대 세계에서 이에 대한 가장 좋은 예가 미라보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가한 모욕과 비열한
행위를 기억하지 못했고, 용서할 수도 없었다. 단지 그는 잊은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상실된 것의 기억을 아픔을 통해서 계속 살아있게 하는 끝나지-않는 비탄으로서의 우울증이라는 더 넓은 현상(연극
에서 햄릿은 실제로 우울증적이라고 말해진다)에서 비슷한 어떤 것을 조우하지 않는가? 덧붙여서, 우리가 이런 종류의 우울증에서
충실성의 한 형태(예를들어-니체의 말을 사용하자면-"한 여자나 위대한 관념"에 대한 충실성)을 인지한다 하더라도, 기억에 얽매인
이런 종류의 충실성은, 이 여자나 관념과의 조우라는 바로 그 사건에 대한 충실성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첫째 형태와 대조적으로,
충실성의 이 둘째 형태는 잊을 수 있는 힘을 함축하고 전제한다. 물론, 이는 문제되는 사람이나 관념을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한다는
상투적인 의미에서 잊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잊음이 조우 자체의 잠재력을 해방시키며 새로운 조우의 가능성을-정확히 그것의
"닫힘"을 통해-열어젖힌다는 의미에서다.
아마도 니체적 잊음이 실제로 무엇에 관한 것인지 좀 더 상세하게 살펴볼 때가 된 듯하다. "위대한
건강"의 기초로서 잊음의 능력이란 무엇인가? 니체는 기억이 아픔과 어떤 본질적 관계를 갖고 있
다고 주장한다. 니체는 인간의 기억술에 사용되는 원리를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기억 속에 남기기
위해서는, 무엇을 달구어 찍어야 한다. 끊임없이 고통을 주는 것만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하여 기억
이 아픔에 본질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면(여기서 니체는 외상적 사건들이 억압의 특권적 대상이라는
정신분석학의 주장과 정반대를 주장하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잊음"이 억압이 아니듯이, 아픔은
외상이 아니다.), 잊음은 무엇보다도 아픔에 자양을 공급하지 않을 능력을 지시한다. 이는 또한
아픔을 우리의 행동과 선택의 결정적 지반으로 만들지 않을 능력을 뜻한다. 아픔(육체적 아픔보다
는, 우리의 삶에 붙어다닐 수 있는 "정신적 아픔")이란 정확히 무엇인가? 그것은 주체가 어떤 외상
적 경험을 자신의 쓰라린 보물로 내부화하고 전유하는 방식이다. 다른 말로, 외상적 사건과 관련하
여, 아픔은 정확히 이 사건의 일부인 것이 아니라, 이미 그것의 기억("몸의 기억")이다. 그리고 니체
적 망각은 외상적 조우의 삭제라기보다 그것의 외부적 특성의, 그것의 외래성의, 그것의 타자성의
보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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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나온 서태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글이 생각났다. 나는 서태지가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때그때마다 바로바로 털어버렸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은 전혀 힘들지 않은 것이다. 물론 이것은 사람으로서 굉장히
하기 힘든 일이다. 배철수 아저씨도 방송에서 계속 사람인데 사람인데 어떻게 그러냐고 계속 말씀을 하셨지만 서태지는 내 생각엔
평범한 사람의 잣대로 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서태지는 단순한 사람이 아니라 초인인 것이다.
주판치치의 저 글에 의하면 초인이란, 피해의식이 부재하는 사람이다. 이것은 피해 자체가 부재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피해를 의식에
남겨놓지 않고 완전히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그것을 잘할수록 강한 것이다. 서태지는 현존하는 인물 중에서 가장 초인에 가까운 사람
이다. 그런 사람답게, 피해의식이 전혀 없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피해가 있으면 피해의식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픔이 있으면
정신적 아픔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다. 그리고 신경증자들, 기독교적인 사람들은 그걸 일부러 즐기기까지
한다. 정신적 아픔을 쓰라린 보물로 즐기는 것이다. 초인은 그런 기독교적 신경증자와는 정반대의 위치에 있다. 그는 바로 잊어버린다.
자신을 결코 피해자의 위치에 놓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강하다는 것의 의미다. 반대로 말하면 약하다는 것은 아주 작은 아픔도, 정신적
아픔으로, 슬픔으로 향유하는 것이다. (똑같은 것, 예를들면 신호등이 자기 앞에서 빨간불로 변하는 것을 경험한다 해도 약한 사람들은
그걸 고통스럽게 느끼고 강한 사람들은 그걸 전혀 고통스럽게 느끼지 않는다. 이런 종류의 고통은 결코 객관적인 것이 아닌 것이다.)
메모로그에도 올렸지만 나는 오늘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출연한 서태지에게서 초인의 모습을 발견했다. 예전까지는 그저 내 분석이었을
뿐이지만 오늘은 직접 말로 들은 것이다. 물론 서태지는 니체를 전혀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초인은 니체를 읽는다고 되는게
아니다. 니체를 전혀 읽지 않은 사람도 얼마든지 초인일 수는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초인인 사람에게 니체의 책들은 필요없다.
다시 태어나도 서태지로.
지금까지 자신의 삶에 단 하나의 불만도 없는. 다시 태어나도 서태지로 똑같이 살고 싶다고.
이사람은 진짜 초인이다. 니체의 영원회귀는 이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말이다.
자신의 삶에 대한 완전한 긍정. 생에 대한 영원한 긍정. 그 긍정의 주체로서의 초인. 그 긍정의
형식으로서의 영원회귀. 나는 오늘 그것을 현실에서 목격했다. 그런 존재를 현실에서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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