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안양이 아니라 울산이어야했지만;
안양으로 급변경되면서 이걸 갈 수 있을까 어떨까 굉장히 고민을 많이했는데, 결국 질러서 다녀왔어.
앵콜이 남아 있겠지만(남아 있겠지? 있을 거야................) 이 걸로 내 전투는 끝이 났어.
...쓰다보니 서럽군;
어쩌다보니 라구역 앞바리 중간쯤을 잡게 됐는데, 내가 태지의 화 시절부터 십년째 공연 다니면서 어제처럼 안 밀린 건 처음이었어. 공연 내내, 단 한 번도 안 밀렸어. 내 뒤에 있던 매냐분은 어쩌다 손만 한 두어번 올리시고; 그나마도 무게감이 없고; 난 앞에서 바리잡고 미친듯이 점프+머리 흔듬+발광중인데 안 그래도 나는 머리도 큰데 내 뒤에 있던 분은 안 보였을 건데; 밀지도 않고; 그 분 어떻게 공연은 보셨을까 지금 와서 걱정해봤자 이미 늦은 후회; 암튼 라구역 앞바리는 완전 훈훈했음. 김실장님이 공연 시작전에 다-라구역 힘들면 좌석 가라고 친절히 고지해주셨지만 내가 있던 곳은 간격 유지하면서 잘 놀았어.
이상한게, 공연을 볼수록 왜 시간이 더 빨리가는지 모르겠어.
보통 다른 공연은 볼수록 시간이 더디게 가고, 안 보이는게 보이고 그러는데. 그러다가 지겨우면 시계도 보고, 아, 이제 뭐가 나올 때군- 이러면서 팔짱끼고 볼 수 있는데.
오빠님 공연은 볼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 처음 볼 때보다 공연 시간이 한 이십분 늘어났는데도 그래.
오프닝 밴드는 뷰렛-피아-마잭&댄서본능 매냐들.
함성크기가 뷰렛을 능가했던 마잭&댄서본능 매냐들, 장해; 난 앵콜 가기전에라도 꼭 마잭 노래를 후렴구라도 외워가겠다고 혼자 다짐했을 뿐이고;
노래 들으면서 흔들흔들 놀고 있는데 객석 왼쪽 편 2층 좌석에 웬 매냐가 노란 부직포(로 추정되는 무엇)를 오려서 해바라기 모양을 만들어서 얼굴을 끼우고(얼굴을 빙 둘러싸는 노란 해바라기 꽃잎들;), 녹색 옷을 입고 왔던데; 진짜 볼 때마다 빵 터졌음. 계타기를 간절히 기원했는데 아무래도 그 분 계 못 타신ㄱ ㅓ 같아;
그 밖에도 꽃달고 온 남매냐들, 꽃화환을 쓰고 온 남매냐들, 꽃을 든 남매냐들, 꽃을 묶고 온 남매냐들 등등 남매냐들은 모조리다 '꽃을 든 남자' 들이었음; 보기 좋았어. 앞으로도 남매냐들은 쭉 꽃을 달아주세요.
노래 시작하자마자 '감기 걸리신겐가, 피로 누적인가' 라고 덜덜 거렸는데, 2부때는 확실히 목이 풀리는 느낌이더라. 그래도 살이 많이 내리셨어. 같이 전투하는데 나는 왜 살 찌고 오빠님은 빠지는걸까;
수트빨 이야기하면서 도련님을 일타로 마들워킹 시키셨고; 이어 미정씨, 이어 탑마미, 이어 전 슈퍼아이돌이자 슈퍼뮤지션이자 현 패션마들, 서태지씨의 캣워크가 있었고. 아, 진짜 '캣워크' 란 말이 눈 앞에서 3d로 구현되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했어. 살랑살랑 걷다가 돌아갈 때는 철없는 아이 코스프레를 하면서(마치 모아이의 응석부리는 모션처럼) 팔짝팔짝 뛰듯이 걷는데 어깨 위에 날개가 자동 생성. 이런 것이 바로 에인절, 엘프.
센스있는 마미의 모션으로 고개를 살짝 꺾어 '훗-' 이런 표정을 지으며 두 남좌의 마들 포쓰는 정점을 찍으면서 막을 내렸고.
10월 4일에서 7집 메들리 하기 전에 마미가 '서비스~' 라며 라이브 와이어 카메라 흔들기 신공을 선보이자 '아니야, 라봐여는 이거지' 하면서 버전업 카메라 멀미나게 흔들기 신공을 보여주시고;
흉가 이야기 하면서 '여기 모르는 사람들 있다.ㅋㅋㅋㅋㅋㅋㅋ' 이러셨는데 '전 다 알아요!' 라고 하면 네, 센스가 없는거죠; 압니다; 그러면서 니들 원하는거 다 해줄게~ 하는데 '조스바! 조스바!'
그 말을 듣고 '뭐? 조스바? 쳇~ 뭐래는거야~'
아, 눈 앞에서 2d였던 죠스바짤이 3d로 구현되고 있어;
그리고 올챙이! 라고도 외쳤지만 그건 내가 제대로 못 봤고; 그래서 올챙이 모션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고; 아, 7집 메들리 하면서 '코드 4개로 만들었다' 고 하시면서, 젤 먼저 만든게 10월 4일이라고 했던 듯. 그러면서 날로 먹었다고; 9집은 날로 안 먹고 한 십년...; 이라고 하자마자 관객들이 봉기할 태세; 그러자 매우 귀찮은듯 '그래그래 날로 먹어서 사년'
...대전에서는 4년동안 찜찐다는 말에 사람들이 경악하자 더 빨리 해보겠다고 하셔놓고 이제 뭐 사년 확정입니까;
도련님은 남자의 로망 '오빠' 소리가 듣고 싶다셨지만 죄송해요, 도련님. 전 도련님보다 나이가 훨배 많고 또 전 양심있는 녀자라서 오빠 소리는 혈연관계인 오래비에게도 열일곱 이후로 해본 적이 없... 결론은 남들 다 오빠라고 도련님의 로망을 이뤄줄 때 '미안해 난 양심있는 녀자야~~~~~~~~~~' 라고 조용히 뇌까렸으며 그래서 블리를 피했다는 거지. 도련님은 로망을 핑계삼아 수많은 형수들을 블리에 추가하며 '웃네~ 만족한듯~ 무척 즐겁게 넌 웃네~'
10월 4일 후렴구는 스뎅이 아니라 '쓰담' 이라고 하며 멤버들 머리를 쓰담쓰담~
가구역 매냐의 머리도 쓰담쓰담~
난 셀프로 내 머리를 쓰담쓰담~
내가 진짜 시켜만 주면 쓰담쓰담은 잘 할 수 있는데..........;
저 이래뵈도 나름 꾀꼬리예요 오빠님.
아니 뭐 꼭 알아달라는 건 아니고 그냥 사실관계를 적확히 밝힌 겁니다.
알아달라는 거 아니라니까요?
에이, 왜 이래요 아마추어같이.
3층 젤 뒷줄에 앉아 있던 남자 일반인들을 찍어서 '일반인이 소가 되는 과정, 이제 니네들 뿔난다' 라고 하셨고; 닷컴도 가입하고 씨디 사서 인증하라고; 아니 대체 이 분 눈팅 어디까지 하시는겐가; 네, 춰러요. 닥찬, 닥존. 눈팅의 황제로 인정합니다. 그리고 쟤들은 이제 나 들어가는데 팬되서 어쩌냐고 하시는데, 아니 뭐 올림픽주기로만 안 나오시면 신생들은 역주행하면서 즐겁게 기다릴 수 있습니다;
테잌 파이브 들어가기 전에 우쥬메리미 이프 아이 소유인헤븐을 불러주시기도 하고;
그래놓고 가사가 이상하다고 하시면 그 노래를 개사하신 정회장님은 뭐가 됩니까, 수퍼초울트라메가톤 뮤지션 서태지씨;?
엄마는 오늘도 새새끼같은 자식들이 눈에 밟혀 화장을 고치다 나오셔서 기타를 치시고;
철없는 자식들은 좋다고 울트라맨이야를 외치며 머리를 흔들고;
레플리카는 라이브도 씨디도 모두 진리.
그리고 돌출무대에 누워 무반주로 부르는 너에게. 그 앞에 우리가 했던 공포의 경악의 자장가는 잊어도 좋았음. 실내인데 별이 보이는 것 같은 환상을 주는 목소리였음. 조명이 꺼지고, 나도 눈을 감고 가만가만 노래를 듣는데, 테잌 파이브의 별이 가득한 밤하늘이 목소리로 그려지더라. 아, 우리 오빠님은 이제 목소리로 그림도 그리셔. 그런데 그게 올칼라에 3d야. 그림에서 향기도 나. 아주 달콤한 향기.
프리스타일 부르고 들어가실 때 앞자리 매냐가 줄기차게 들고 있던 빨간 불 들어오는 벽돌처럼 생긴 무언가를 집어드셨는데, 보니까 I♡you 라고 적혀있더라. 그걸 마지막까지 흔들어서 보여주면서 들어가셨음.
공연이 끝난게 10시 45분.
집에 도착한 시간은 3시 20분.
9시에 출근하는 직장인, 것도 최고조로 일이 쌓여있는 시기라서 정신이 날아가는 상태에서 경기권 공연을 보고 월요일 새벽에 들어가서 두어시간 자고 나와서 다시 출근하는 거, 이런 것도 '변하지 않으려는 노력' 에 들어가려나... 라는 생각을 했어. 생활이나 현실에 타협하고 무뎌지지 않는 거. 포기하지 않는 거 말이지.
오빠님은 매 공연마다 뭘 보여줄까, 그거 고민하느라 밤잠 못 주무셔서 살이 내린게 아닐까, 심각하게 생각중이야. 공연마다 뭔가 특색있는 이벤트가 있는 걸 보면, 분명 그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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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내 전투가 끝난 곳, 갠적인 감상. 부정확함. 조작된 기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