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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버려둘거면 그냥 받지 말지ㅠㅠ

게재일 : 2009.07.22 (Wed) 12:26:25 AM

작성자 : 버림받은자

No. 619587 추천수 : 60 조회수 : 2,316

닷컴에 쓴 글인데... 퍼왔어.

스탭한테 선물 전달하는게 결코 안전한게 아니더라고....

공손 말투는 이해 바래.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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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너무나도 충격적인 일이 있었어요.

이제서야 좀 진정이 되네요.

기억하실지…

저 성남 공연 때 오빠랑 팔로로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패러디해서 판넬 만들어갔던 매냐에요.

옵화님께 간택되진 못했지만 여러분들이 호응해주시고 좋아해주신 덕분에 나름 계탔다고

행복해 했더랬죠. ^ ^;;

공연 끝나고 그냥 들고가긴 아쉽고 해서 A구역쪽에 계시던 스탭분께 오빠 전해달라고 전달했었거든요.

알았다며 들고 커튼 안쪽으로 들고 가셨구요.

크기가 크다보니 죄송스럽긴 했지만 스탭분이 들고 들어가셨으니 오빠가 보시겠구나! 보면 웃으실까

뭐라 하실까 혼자 별 상상을 다해보면서 집으로 돌아갔죠.

편지 한장, 종이학 한마리도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오빠니까 또 그런 그를 잘 알고 있을 스탭들이니까,

스탭 손에 들어갔으니 오빠에게 당연히 돌아가리라 믿고 있었구요.

그런데 오늘 오후 6시 무렵, 닷컴에 들어와보니 쪽지가 와있더라구요.

“안녕하세요.. 매냐님 판넬..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매냐님이 버리신건지 어쩐건지는 모르겠지만.. 공연장 밖에 좀 보기 민망하게 있어서 제가 보관하게 되었습니다.”

쪽지를 읽는 순간, 가슴 뛰고 손 떨리고 눈물만 나고….

성남 매냐님과 전화통화 끝에 퇴근해서 바로 성남으로 달려갔습니다.

그거 들고 지하철이라도 타고 오시겠다는 걸 괜찮다고 괜찮다고 ㅠㅠ

제가 우니까 되려 저한테 죄송하다고, 그냥 안알려드리는 편이 좋았었나… 고민하신 착한…. 매냐 ㅜㅜ

다시 찾은 공연장에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었어요. 축구하고 농구하고 운동하시는 분들.

그 큰 판넬이 금, 토, 일, 월… 나흘이나 이런 곳에 서있었다고 생각하니 눈물밖에 안나더군요.

혹여 누가 오빠 얼굴 상하게 했을까봐… 에효. 내가 왜 그런 걸 만들어가지고…

18년간 안하던 짓을 왜 해가지고;;; 온갖 자책에…

한시간 반이나 저땜에 자리를 지키고 계셨던 매냐님을 만났어요.

공연장 근처를 지나다가 우연히 발견했다고 하시더라구요.

일부러 버린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고 하셨지만 이미 제 마음은 갈갈이 찢겨진 상태.

그런데 제 것 뿐 아니라 선물로 보이는 것들이 몇개 더 있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것도 마저 챙겨오고 싶었지만 우리가 손쓸 수 없는 곳에 있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그냥 돌아왔죠.

그 선물 준비하신 분들도 오빠에게 전해졌을 거라 믿고 계실텐데 말이에요. ㅜㅜ

아, 이 마음을 뭐라고 설명해야할까요.

제가 준비했던 판넬은 비를 맞았는지 밑 부분은 휘어있었고…

차마 앞모습은 못보겠어서 뒤로 놓고 분리해서는

매냐분이 신문으로 싸주셔서 그대로 테잎으로 감아서 집으로 들고 왔어요.

한순간이나마 오빠에게 닿아서 웃음을 드리고 싶었는데 결국 눈물범벅으로 제 곁에 돌아왔네요.

판넬 속 오빠가 나랑 헤어지기 싫은가보다… 혼자 요렇게 미쳐가면서 있어요. 하하하하

주제 넘을지 모르겠지만 스탭분들께 이런 부탁드려도 될까요.

물론 선물 전달이며 여러 부탁들을 들어주시는 것이 주요업무가 아닌데…

이런 얘기 드리는 것이 사실 죄송스럽기도 하고 조심스럽네요.

그저 스탭분들께 전해드리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방법이 있다면, 알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ㅜㅜ)

… 앞으로 남은 공연에서도 계속 선물 전달해 달라는 부탁이 있을텐데요…
조금만 더 소중히 생각해주세요. 전달이 힘들면 그냥 받지 말아주세요.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보다는 제 손에 남겨지는 편이 나으니까요.

오늘 입은 충격과 슬픔은 코마로도 위로가 안될 것 같네요. ㅠㅠㅠㅠ

7살 조카가 서태지형 갖다 주라며 특별히 그려준 오빠 얼굴도 붙여놨었는데…

잘 주고 왔냐고 물으면 뭐라고 답해줘야할지, 겁나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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