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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나 오늘 굉장히 멋진 일을 했어!

게재일 : 2009.07.27 (Mon) 08:45:37 PM

작성자 : 뿌듯뷉

No. 629724 추천수 : 2 조회수 : 104

나 오늘 굉장히 멋진 일을 했어!

퇴근하고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는데 말티즈로 보이는 유기견이 있는거야.

가까이 가보니까 몸에서 강아지의 얼굴은 이미 눈물로 엉망진창이더라고..

주인찾아주는 마이크로칩이 있을 거 같아서 병원에 데려갔지.

근데 기대했던 칩은 없고 관리가 안된 강아지라고 하더라고

확인하니까 치석이 잔뜩 끼어있고 치주염도 있고 남자애인데 중성화 수술도 안되어있었어.

심장사상충검사를 먼저 했지..(물론 내돈이 나갔어ㅡㅜ)

다행히 사상충에는 걸리지 않았더라고.

내가 키울 여건은 안되는데 그 아이를 예쁘게 단장해주면 입양도 잘되겠다 싶어서

중성화 수술, 종합백신, 코로나백신, 광견병 백신, 스케일링과 치주염치료, 미용을 부탁하고 왔어.

그 수의사 선생님은 우리 강아지 치료해주시는 분이거든.

그리고 내 이야기를 듣고 가격도 저렴하게 해주셨다.

근데도 23만 5천원이 깨졌다는.................

돈 나간건 돈이 나간거고 그 때부터 걱정이었던거야.

나는 키울 여건이 안되고 주변에 고양이, 강아지 키우는 사람부터 유기견 센터에도 전화해봤는데

강아지를 맡아줄 수 없다고 했어.

하지만 내가 그 강아지를 또 버릴 수가 없었어.

그 강아지 내가 처음 손을 내밀었던 그 순간부터 나를 쫄래쫄래 따라왔었거든.

차를 타고 병원에 가면서도 보조석에서 자꾸 운전석으로 건너와서 내 무릎에 앉았고

병원 진료실에서도 진료대 위에서 내 무릎으로 계속 내려오더라.

치료를 위해 철로 되어있는 우리에 넣을때 그 젖은 눈망울로 계속 보는데 가슴이 너무 아팠어.

다른 개들은 막 짖는데 한껏 쫄아서 짖지도 않고 눈치만 살피고 ㅠㅠ

그렇게 집에 왔지.... 그리고는 이곳 저곳에 전화를 한거고.

그런데 우리반 학생중에(나 초등학교 선생님!) 장래희망이 수의사인 학생이 떠오른거야!

무작정 그 학생 어머님께 전화드려서 이런일이 있었는데 키우시겠냐고 여쭤보니까

흔쾌하게 키우시겠다고 했어.. 집이 주택이라 밖에서 키워야 하지만..ㅋㅋㅋ

그 학생은 집에서 풍뎅이, 사슴벌레, 고슴도치 등등을 키우는 싹이 푸른 수의사 지망생이었거든(이제 6학년 ㅋㅋ)

그래서 내일 모레 그 학생집에 가서 강아지 주기로 했다.

뷉들! 나 어때?

이만하면 멋진 일을 한거지?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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