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같은 베뷔도 한 명은 있을 거라 생각해,
난 보이스 시절 콘서트는 한번도 못가봤고, 그냥 티비만 보면서 좋아하고 사서함 챙겨듣고,
PC통신에서 흘러나오는 에피소드에 감탄하고.. 그러다
태지네가 은퇴했어.
난 정말 믿을 수가 없었어.
다들 그랬겠지만,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울고
막상 그가 살았었을 때는 간 적 없던 빈 연희동 그 집 앞을 서성이고,
서기회 콘서트에 가보고.. 그렇게
빈 시간을 견뎌왔었어.
그러다...................................5집이 나왔어.
정말 손을 덜덜 떨면서 푸른 시디케이스를 뜯었던 기억이 나.
그리고 그 때가 내가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었고
그 5집을 닿도록 들으면서 누구에게도 받지 못한 위로와 위안을 얻었어.
시간을 흘러 2000년 그 때,
예나 지금이나 서몽을 꾸지 못하는데 꿈이 태지가 자주 나오더라구.
사실은 조금 잊었기도 했었는데 새롭게 태지 팬사이트를 검색해서
게시글들을 읽었지.
별 내용은 없었으나 나처럼 요새 이상하게 태지가 꿈에 나온다는 글이 많았었지.
정말로 뇌파 교환은 있는지도 몰라.
암튼 그러다 믿을 수 없는 태지의 컴백,
두근두근두근.
정말 예상치 못한 모습이었지만 다른 건 아무래도 좋았어.
컴백 무대.
노란색으로 가득한 올림픽 공원.
말도 없이 붉은 색 머리의 하얀 얼굴의 그...
강한 비트의 그로울링..
나, 사전녹화 전부 다는 아니었지만 워커힐, CD2000, 메사 등 다니고
슬래머 논쟁에 뭐다 태지에게 서운한 것도 많았지만,
워낙 그때는 외부의 적이 많았고 또 태지 보면 모든게 다 그냥 좋았으니까.
정말 나는 그때 다른 최선을 다해 태지를 좋아했었어.
그때는 대학교 2학년. 시기도 딱 좋았지.
그리고 7집. 제로.
나 사실 이때 생각 나는게 아무것도 없어.
정말 놀라울 정도로 내가 어떤 공연에 갔었는지도 아무 생각이 안나.
내가 기억력이 그리 나쁜 편은 아니거든.
기억을 더듬어 보면 얼굴 보지 못할 걸 알면서도
공항으로 가서 우리 태지 입국 기다렸던 거 딱 그것만 생각나.
아마 라이브와이어나 제로 콘서트도 갔었을 거고 뭐 다른 무언가도 했을 것도 같은데
기억이 안나.
제로나 세븐쓰는 dvd는 사놓았지만 한번도 본적도 없고.(!)
내가 2004년 2월에 졸업을 했고 그럼에도 아직 진로에 대해 고민 중이었기 때문에
그랬던 이유도 아마 컸을거야.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직접적인 이유는
그때부터 모든 사전 녹화 등 모든 추첨에서 떨어지면서(지금까지!!)
서운하고,... 그래서 였던 것 같아.(이게 가장 이유였는지는 지금까지는 몰랐지만 이번 전투때 깨달았어)
너무너무 가고 싶은데 나는 추첨에서 떨어지는데 왜 누군가들은 계속에서 당첨이 되는 건지?
화도 나고 화가 나는데 태지 얼굴도 못보니까.....그게 해소되지 않고
그런데 그게 이성적으로는 너무 이해가 가니까, 가고 싶어하는 우리들이 마련된 자리 수보다 너무 많고.
그렇다고 또다시 6집때처럼 선착순이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아니까.
그래도 6집 활동에 비해 참여자에서 관망자가 되어버린 느낌?
지리상 혹은 다른 여러가지 이유로 아예 공연을 다니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갈지 모르겠지만, 난 그랬던 것 같아.
나는 내가 왜 태지에게 소홀해졌는지 지금까지 몰랐었어.
그래도 우리 태지.
정말 간만에 나온 8집. 여전히 설레였고 추첨은 여전히 ㅇㅂ뢔ㅙ@#@$@$#이지만
추첨 아닌 코엑스 게릴라는 퇴근후 달려가 얼굴을 못봤지만 소리는 들었고. ㅠ_ㅠ
늘 앨범 당일날 설레는 마음으로 줄서서 음반 사서 듣지만 나의 마음은 사실
예전의 마음은 아니었던 것 같아.
야근 중 저녁 먹는 대신 잠깐 나와 도중에 태지 싱글 사면서 이건 의무감일까, 라고
잠시나마 생각하기도 했고.
회사가 종로라 사실 양해를 구했으면 명동 게릴라나 덕수궁 잠깐 다녀올 수 있었을 텐데
왠지 내 자리가 아니란 느낌에 의연히 패스~하고 ㅠ_ㅠ
그래도 꼬박꼬박 웜홀, 심포니, 이번 전투.. 까지 참여했어.
비록 흉가다 미씽태지다 뭐다 열어주는 이벤트는 모르쇠로 일관하였으나
그래도 보이스 시절 가장 큰 한이 었던 콘서트는 가게 되더라구.
사실 심포니까지는 몰랐는데
전투 참여하면서 조금씩의 예전의 감정이 일깨워지더라.
올출은 아니지만 5번의 전투를 다니면서..
우리 태지 변함없는 그 맑은 느낌.
내가 우리 태지 잠시 놓아버린거
태지가 변해서가 아니라 내가 변했었던 거구나.
그래, 아무리 좋아했다고 해도 이런 사소한 이유로 등돌릴 수 있는게
팬이란 이름의 나야.
나는 이제 신경쓸 데가(나에게만) 너무 많은 어른이 된거야.
그런데 태지는 18년 전 그.대.로 음악을, 우리를 바라보는 구나.
아니 더 깊어진 눈망울로 더 아름다워졌구나.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내일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를 물어보는 건 그고
결정하는 건 그가 아닌 나인 거구나.
.
.
어쩌면 나와 같이 6집의 치열한 시간을 견딘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 6집때는 대학생였을테고 지금은 직장인이 되었을 그들.
상당수는 결혼도 했을 테고.
나는 다시 이 곳으로 돌아왔지만
태지가 아련한 기억이 되어있는 사람들도 많겠지.
그들도 다시 한번 그의 눈망울을 마주하게 된다면, 이 곳으로 돌아올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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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태지가 너무 좋고 미안해서 목적없이 쓴 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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