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대학 다닐 때(98학번이에요) 코엑스 메가박스 앞쪽 임시무대에서 비발디 사계를 연주하는 유진박을
동생과 영화보러 갔다가 본 적이 있어요. 신들린 듯한 연주모습이었지만 음정은 완전히 다 틀려서 편곡을
넘어선 작곡 수준이었는데, 유명세와 모습 때문인지 사람들은 환호하고 동생과 저는 어머 저 사람
왜 저렇게 다 틀리면서 저러냐고 하고 지나갔었어요. 그 때부터 이미 지금 기사화된 환경속에서 고통받고
있지 않았나 싶네요..
재작년이었나 해운대 문화회관에서 같은 무대에 선 적이 있었어요~
유진박은 마지막 순서였고 저는 중간쯤이었는데 해운대구민을 위한 음악회란 타이틀이었고 한 팀이 아닌
제가 속한 앙상블도 있었고, 초등학교 오케스트라도 있었어요~
이 초등학교 오케스트라엔 제 제자들도 있는 학교였어요.
대강당이 다 안채워져서 인근 군부대 군인들도 관객으로 동원되고, 옆에 있는 세연정이란 고깃집에 있는
손님들한테 공짜 티켓을 뿌려서(그 고깃집이 음악회 후원집으로 기억되네요) 어떻게 관객석이 채워졌어요.
대기실이 두 개였는데, 저희는 팝페라 하는 분, 성악여교수님과 있었고, 옆에는 초등학교 오케스트라 학생들
과 학부모님들이 있었죠.
1부 끝나고 인터미션 때 유진박이 매니저와 젊은 남자, 그리고 초미니 핫팬츠를 입은 어떤 여자와 같이 들어
왔어요. 그 사장이란 사람 사진 보니까 동일인물이네요. 전 들어올 때 보고 저희 앙상블 언니랑 둘이 뭐야
무슨 밤무대 뒤 봐주는 조폭같이 생겼어;; 그랬거든요. 키작고 사진보다 더 살이 있어요. 검은 정장입고
인상이 험악했거든요;
턱시도에 큰 동그란 안경 쓰고 들어왔는데 우리가 흔히 약해서 눈이 풀렸다고 표현하는 그런 모습이었어요.
그 사장이 시키는대로 했어요. 앉아라 하면 앉고 저래라 하면 저러고.. 부축하듯이 유진박을 옆에 남자가
잡고 가길래 전 몸이 아퍼서 저렇게 잘 못걷고 멍때리는 표정인가 했어요.
십분인가 있다가 그 남자가 잠시 나갔을 때 유진박이 저한테 안녕하세요~그러길래 저도 안녕하세요~했더니
XXXX하세요?(제 전공악기) 그래서 네 했더니 소리 좋아해요 그래서 아 네 그러고 다시 조용...그러다 일분후
에 또 저한테 안녕하세요~유진이에요 그러길래 아 안녕하세요 답하고..그게 4~5번쯤 반복됐어요.
전 속으로 아 뭐야 안녕하다는데 왜 자꾸 물어 하면서 내가 그리 반갑나 했지요..저 그 앙상블 공연할 때
외국인이냐는 말을 많이 들었었거든요. 그래서 미국에서 와서 고향생각(?)나서 반가워서 자꾸 안녕하냐고
묻는 건가 하면서 팀 언니랑 둘이서 키득거렸었네요.
그러다가 그 사장이 다시 들어와서 저에게 안녕하냐고 다시 묻고 있는 유진박을 데리고 나가더라고요. 뭐뭐
해야해 하면서.. 젊은 남자는 유진박 바지뒷주머니에 전자바이얼린과 연결하는 마이크 같은 거 계속 넣으면
서(유진박이 계속 몸을 부르르 떨어서 떨어지려 했었거든요) 그 핫팬츠 여자랑 뒤따라가고요.
근데 그 때 저희팀 남자쌤이..약먹이러 데려가네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네? 하고 놀랬더니 정상 아니란
말 몇년전부터 돌고 있다면서..연주도 이제 다 틀려서 지방에 환갑잔치 같은데까지 다 행사돌리고 한다면서..
근데 아직까지 유명세가 있어서 이런 음악회에 마지막 순서에 넣으면 관객들이 끝까지 앉아있으니까 온다
고.. 근데 연주비가 생각보다 헐값;; 이어서 우리끼리 되게 한가한가봐요 그 돈받고 부산내려오네 뭐 이랬었
거든요. 그러면서 엄마도 어떻게 통제가 안되니까 엄마도 약을 준다 뭐 그런 얘기 하길래 우리가 설마 자기
아들한테 그런 엄마가 어딨냐고 하면서 기가 차 했었어요. 그러면서 신촌쪽인가 어디서 그 엄마가 까페 같은
거 하는데 거기에도 아들 약 먹인 상태서 무대 세워서 손님 끌고 한다 뭐 이런 얘기를 하는데 저희 경악했었
거든요. 저도 리더쌤한테 들은 얘기니까 사실 여부는 모르겠지만...당시엔 얼이 빠져서 넋나간 듯한 유진박
모습 보면서 그래서 저렇구나 그랬었어요.
초등학생 오케스트라랑 오브라디 오브라다를 협연형식으로 했는데 음 틀리고 마디 건너뛰고 해서 지휘자
선생님이 진땀을 흘리고 얘 왜 이래란 표정으로 학생들 마디 건너뛰게 하고 억지로 맞추고...
제가 제 제자들도 있어서 순서 끝나고 대기실 가서 인사드릴 때 아 유진박 쟤(지휘자 선생님은 나이가 있으
세요;) 땜에 황당해서 기절하는 줄 알았다고 하고 저도 놀랬어요 뭐 그러고 나왔죠..
초등학생들은 유명한 사람이라고 싸인받겠다고 대기실과 무대 사이에서 유진박 마지막 순서 끝나는 거 기다
리고 있었고요. 유진박이 한참 음정 박자 무시한 연주;; 후에 신인가수 루비! 이러더라고요.
지금 보니 그게 블루비를 제가 잘못 들은 건가 싶네요; 그러자 아까 핫팬츠 여자가 나와서 정체불명의
노래를 부르고...유진박은 거기 맞춰서 추임새 넣듯이 연주하고...그 여자는 온몸을 꼬면서 노래불렀는데
가수로 성공하려면 노력 많이 해야겠다란 생각했었어요; 그 사장 싸이 보니까 얼굴봐도 무대화장 진하게 했
던 얼굴이라 동일인물인지는 모르겠어요.
제일 하이라이트는요. 클래식 순서에 졸던 군인들이 유진박 나오니까 군대식 박수 호응하면서 환호했었거든
요. 남행열차를 연주하던 유진박이 군인들 호응에 업됐는지 무대 밑으로 내려가서 군인들 앞에서 연주하다가
가운데 손가락을 올렸어요--; 와~~하던 군인들 순단 일시정지상태됐고요. 그러다가 다시 연주하기 시작하
니까 또 ? 하다가 와~~~하고 다시 소리 질렀고..대기실 앞에 무대커튼 사이로 공연 보던 초등학생 몇 명이
자기 엄마들한테 가서 엄마 유진박이 뻐큐했어 이러고 엄마들 황당해하고...
그 사장하고 젊은 남자는 커튼 뒤에서 그거 지켜보다가 어이고 그러고..나가기 전에 사장이 유진박 귀에 대고
뭐라뭐라 계속 얘기하고 유진박은 눈풀린채로 멍하게 끄덕하고요. 전주 나오니까 언제 나갈지 멈칫하다
가 그 사장이 미니까 무대로 뛰어나가서 막 신들린 그 모습으로 연주시작했고요. 중간중간 사장쪽을 계속 쳐
다보고 사장이 손짓으로 뭐 지시하듯이 그랬어요.
끝나니까 바로 젊은 남자가 악기 받아들어서 챙기고 유진박은 사장이 양어깨 부축하듯이 데리고 나갔어요.
유진박은 다리에 힘풀려서 제대로 못걷는 어린아이 같았고요..
줄리어드 출신 천재연주자로 알려졌을 때 프로필 보면서 왜 일렉을 할까 생각했었고,
직접 보면서도 소문이 추측이길 바랬는데 너무 안타깝네요..
그 여가수도 너무 안됐고요..싸이에서 사진이라도 삭제되야할 거 같은데 하루빨리
유진박이나 여가수나 마음의 상처가 조금이라도 치유되면 좋겠어요..
http://miboard.miclub.com/Board.mi?cmd=view_article&boardId=1001&articleId=70603787&pagingType=0&frameYn=&viewType=&minIndex=100107047925899998&maxIndex=100107060822699998&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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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기자분이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은 한국에 들어올 때부터 단추를 잘못 꿰었다. 경우와 정도는 달랐으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라 소개된 그는, 당시 문화부 기자였던 내 눈에는 '천재'는 고사하고 '바이올리니스트' 대접도 받지 못했다. 천재는 팔아먹기 위한 광고 카피로 이용되었을 뿐이다. 비극은 그가 진짜 천재였고, 천재답게 세상을 너무 몰랐다는 점이다.
나는 그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텔레비전으로 연주를 보았던 것 말고, 개인적으로 두 가지의 간접 경험을 가지고 있다.
어느날, 유진박을 인터뷰한 후배 기자가 그에게 한마디로 '뻑갔다'. 기사를 그렇게 쓰면 안되는데도 칭찬을 하느라 입에 침이 말랐다. 줄리어드 출신의 천재 소리 듣는 연주자가 대중음악을 하고 있으니, 또한 바네사 메이보다 더 좋은 연주를 하고 있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후배는 지면을 많이 요구했고 관철되었다.
그 후배가 하루는 취재 나갔다가 씩씩대며 들어오더니 "아이, 씨#, 어째 유진박이는 안나오는 데가 없어?"라며 불평을 늘어놓았다. 크고 작은 각종 행사에 불려다니며, 연주를 했던 모양이다. 아시다시피, 공연에는 기획이 필요하고 연주자는 연주자로서 대접을 받아야 연주회다운 연주회가 된다.
그런데 유진박은 처음부터 너무 바깥으로 내돌려졌다. 참 안쓰러웠다. 대접은 받지 못해도 저렇게 함부로 내돌려져서는 안되는데...
그때 나는 두 가지 생각을 했었다. 하나는, 기획자 잘못 만나 너무 휘둘리는구나. 둘째는, 유진박이 순진해서 한국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구나.
외국에 나와 살다보니, 두 가지 생각이 다 맞았다. 유진박의 매니지먼트 회사는, 그를 처음부터 연주자로 여긴 곳이 아니었다. 바이올린 잘 하니, 그저 신기하게 보일 수 있으니, 길거리든 어디든 바깥으로 내돌리고 보았다. 기획을 잘 하면 한국의 명품으로 만들 수 있는 재목인데, 고려자기를 장터 술상 뚝배기로 올려 깨지게 만든 꼴이다.
이곳에서 자란 아이들을 보니, 곧이곧대로 다 믿는 순진한 구석이 많다. 좋다, 나쁘다를 떠나 아이들을 보면 참 순진하게 큰다. 남들이 하는 얘기는 다 믿는다.
유진박의 얼굴을 보면 순진한 아이 중에서도 최상급이다. 어릴적부터 줄리어드에서 음악만 했으니, 택도 없는 기획자에게 걸려들어 그의 말을 다 믿으며 속된 말로 "돌림빵" 당하고, 기어이 마을회관 반주자에까지 이르렀다. 한국의 연예판이 어떤 곳인데, 그쪽으로 풀렸는지, 지금 생각해도 안타깝고 난감하다. 기획자 잘 만나면 '비'가 되고, 기획자 잘못 만나면 유진박된다.
유진박에 대한 두번째 간접 경험은, 어느 첼리스트를 만나 들은 이야기이다. 그녀는 유진박과 같은 시기에 줄리어드에서 공부했다고 했다. 줄리어드는 당연히 세계 최고들이 모이는 곳이다. 유진박은 최고인 동년배들 가운데서도 실력이 단연 뛰어났다. 그런데 재즈바에 드나들며 그쪽에 맛을 들이더니, 아예 넘어가 버렸다고 했다. 클래식 음악계로서는 큰 손실이지만, 재즈나 대중음악계에서 크게 성공할 것이라고 그녀는 예상했다.
그녀가 미처 몰랐던 것이 한국 연예판의 생리이다. 유진박은 그 중에서도 가장 지독한 부류들에게 걸려들었다. 그쪽 판에 들어간 이들 중에 가장 순진한 사람이 유진박이니, 저렇게 끝장을 보고 나서야 뉴스를 타게 된다.
10년 전 유진박이 길바닥에서 연주하던 '꼴'을 보면서 후배가 씩씩거리며 화를 내던 것이 많이 남는다. 그때, 이미 지금의 꼴은 시작되었다. 좋은 연주자를 처음부터 저렇게 내돌려서는 안되었다. 왜 그때, 이런 내용의 기사를 후배에게 쓰라고 하지 않았을까, 나는 그것을 쓸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후회 막급이다. 분명히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었는데...그런 면에서 나도 천재를 노예로 만든 죄인이다.
정말 가슴이 미어 지는군요......
http://cafe.daum.net/ujinpark/ZPdL/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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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제아는 사람한테 유진박얘기 들은거에 이어서 여러번 충격이다
약도 보통먹인게 아닌것같아 사람하나 짐승수준으로 만들어놓고
방송 빨리 보도되서 사장과 기획사 모두 매장당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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