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을 봤어.
오늘 낮에 M관에서 <국가대표>를 보고 내친김에 서컴건물까지 성지순례에 나섰거든. (새벽이니까 어제네)
그 유명한 마*병원 간판이 걸린 건물을 보니 왠지 애틋하고...
건물이 별거 없어보이지만 맨위층이랑 그 아래 외벽은 특이하게 되있구나.. 오~ 역시...
막 이러면서 ㅋㅋ
지금쯤이면 여기서 오빠가 열심히 연습하고 있겠구나,, 으흐흐...
이런 생각하면서 주변을 서성이다가 건물안으로 들어갔어.
지문인식기가 달린 엘레베이터 앞에서 감상하고 있는데 층 표시판에 라고 떠있더라.
'저기가 연습실인가? 그렇담 오빠랑 서밴이 내려간지 얼마 안돼는건가?' 이런생각에
얼른 사진찍으려고 가방안에서 카메라를 주섬주섬 챙기는데
표시판이 로 바뀌더라. 또 주섬주섬하는 사이에 1층으로 올라오는 거야.
'악~~~'
그 순간, 그 짧은 시간안에
'오빠랑 서밴멤버는 아닐거야. 지하 주차장으로만 다니실테니 지금 올라오는사람은 서컴직원일게야.'
이런생각이 드는거야..
그리곤 '땡'소리와 함께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내 몸은 정확히 우향우. 옆으로 홱! 돌아갔어
지대로 일코한거지. 나 원래 디게 굼뜬데 그 순간엔 왤케 재빨랐는지몰라 ㅠㅠ
근데 내 옆으로 지나간 사람은...
까만 머리에 까만 티셔츠에 까만 비닐가방을 든 도련님이셨어!!!!
얼굴은 30%밖에 안보였지만,, 옆모습, 분위기, 뒤통수가 분명 도련님이었어.
나 너무 놀라서 찍소리도 못내고, 그 자리에서 그대로 얼음한채, 그저 성큼성큼 가는 뒷모습을
입벌리고 쳐다볼 뿐이었어 ㅠㅠ
도련님 가시는 걸음에 방해될까 소리쳐 잡지도 못하고, 뒤쫓아가지도 못했으면서
머릿속으론 '검은봉지네? 쓰레기 버리러 가나? 설마... ' 이런 생각했드랬다. ㅡㅡ;;;;;;;;;
아놔.... 인사했었어야 했는데.. ㅠㅠ
저안에 오빠도 계시냐고,,, 더운데 공연 연습 힘내시라고,, 화이팅! 외쳐드렸어야 했는데..ㅠㅠ
나 왤케 바보같을까.. ㅠㅠ
나 너무 놀라고, 내 자신이 한심해서 마음이 진정이 안돼드라..
그래서 옆에 편의점가서 음료수 들이키며 (소주쪽으로 손이 갔지만... ;;;) 한참을 멍때리고 있었어.
하~ ㅠㅠ
내가 오늘 더 화가 난건 이런 비슷한 실수를 예전에도 했었기 때문이야.
2년전에 런던에 갔었는데 히드로 공항에서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을 봤어.
그때 런던에서 그리스와 경기가 있었거든.
내가 그때 김남일, 조재진에게 관심이 조. 금. 있었던 때라서 너무 반가웠어ㅋㅋ
그들이 공항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취재진도 몇명 없었고,
한 5분넘게 거기 머물렀기 땜에 가까이 가서 인사하고, 사인받고, 사진찍고, 악수하기에도 충분했지.
근데 나 그런거 하나도 못했다.
그저 입벌리고 쳐다보기만 할뿐.... 씁 ;;;;;
나 그날 잠이 안오드라. 후회들로 속이 막 부글부글 끓는거야~ 어후~ ㅠㅠ
몇일을 끙끙대다가 나중에 이런 기회가 또 오면 다신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하고 맘을 정리했어.
근데 오늘.. 아우~
사람이 같은 잘못을 두번하면 개돼지랑 같은거라고 울엄마가 그랬는데.. 그럼 나 돼지니? 아우~ ㅠㅠ
나 만약에 공연장 아닌 곳에서 우연찮게 오빠 만났는데 그때 또 이지경이면 어떡하지?
"어버버버..... 우어어...어.. " 막 이러면서 눈도 못마주치고 그대로 얼음한채로 땅파고 들어갈지도 몰라ㅠㅠ
나 어떡하면 좋니? 나 좀 위로해줘ㅠㅠ
아님 오빠 만났을때를 대비한 순발력과 용기를 기를 수있는
사설학원이나 사이트.. 민간요법이라도 좀 알려 줄리엣? 흐흐긓ㄱ흐그흑ㅠㅠㅠㅠㅠㅠㅠㅠ
(나 애절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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