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b964e7dbfc5 (2009.12.23 Wed 03:32:01 PM)
사라질 향기 같은거라고 생각해 본 적 있냐고여?
전 정말 오빠 데뷔무대를 보고 사랑에 빠졌어여
가사는 슬픈데 노래는 신나면서 춤도 멋있고 어린이의 눈에는 오빠가 왕자님 같아 보였져
특히 오빠의 웃는 모습이 너무 햇살 같이 느껴지는 그런 어린이의 마음 있잖아옄ㅋㅋㅋ
저도 오빠가 어린시절 살 던 동네에서 어린시절을 보냈어여
오빠 재동초등학교 다니셨잖아여 그 동네 가까운 거리에 초등학교 두 개 있져
저 초등학교 두개있는 그 동네서 하필 재동초등학교가 아닌 학교 다녔어여-_-
이왕이면 오빠가 다닌 학교 다니면 좋잖아여-_- 오빠를 피하는 방법도 여러가지인 저인거에옄ㅋㅋㅋ
심지어 재동초등학교가 아닌 내학교, 오빠가 아닌 양군이 다녔었져..후...오빠가 아닌 양군이 제 선배에옄ㅋㅋㅋ
나를 가루로 만들었던 양군, 빨리 화보집 내라고 하세여 빨리여!!!!!!!!!!!!!!!!!!!!!!
친구 옆집에 양군 살았던것서부터 시작해서 그 동네엔 오빠 친척분들이 많이 지내셨던것 같아여
안경점도 있었고 만화가게였나?도 있었져
애들이 심지어 만화가게에서 오빠 싸인까지 어떻게 받아 오더라고여-_-
하지만 밤마다 울면서 오빠한테 편지 쓰지만 별로 그런것엔 신경쓰지 않는 그런거 있었잖아여 저ㅋㅋ
당시 오빠집 전화번호까지 떠돌았더랬져
제가 돌머리긴 했는데, 하다하다 초딩사이에 오빠집 전화번호가 떠 돌 정도라는것은 지금 서태지와아이들의 문화적 파급력이 전 세대를 아우르고 있는것이다, 내가 그 시대의 시발점에서 참여하며 목격하고 있는것이다 라는 판단이 선거에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나도 초딩인 주제엨ㅋㅋㅋㅋㅋ
앞으로 실감하게 될 오빠의 인기가 그동안 전례없었던 형태가 될 것이며 내가 상상하는것 이상일것같은 그런 폭풍전야가 느껴졌어여
그리고 정말 그렇게 되기까진 불과 1초?-_-
나도 놀랐고 오빠도 놀랐고 사람들도 다 놀라버린 순식간의 아찔한 인기에 아마 오빠가 가장 놀랐겠져
저에게 왕자님 같았던 오빠의 모든게 너무 궁금했었는데 오빠가 슬슬 티비에 나와 얘기를 시작하고 오빠를 알아가면서 저는 왜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오빠에게 차가움부터 느꼈어여
저는 어린이였으니까 순하고 여리고 다정한 말만하는 그런 왕자님을 상상한거져
근데 오빠는 그 왕자님같은 얼굴로 너무 무섭게 고2때 키스했다고 하고ㅠ 무슨 락밴드를 했어가지고ㅠㅠ 머리 긴 사진이 나오는데 진짜무섭고ㅠㅠ
너무 내가 모르는 세계의 무서운 어른같으면서 오빠가 안웃고 무표정으로 있으면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고
결정적으로 어디선가 오빠가, 달려드는 팬들이 부담스럽고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한적이 있었어여
아마 데뷔하고 아주 초창기였고 오빠가 팬들에 대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저런말을 했었져
진짜 딱 말한거 있잖아여ㅠㅠㅠㅠ그때는 진짜 딱딱 진짜 빨리 말했었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는 충격을 먹었어여
오빠가 팬들을 이해못하는 뉘앙스로 얘기해서 서운해서 충격을 먹은게 아니라 저 오빠는 지금 진짜 이해가 안되서 저렇게 얘기하고 있는 진심이 느껴지는데 저 오빠는 내가 생각하던 왕자님 성격이 아니라 아마도 개인주의 성향이 강할것같은 닭곰탕 성격이였던거에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냥 오빠 성격을 알아버린게 그게 왜 충격이였냐고여?ㅠㅠㅠㅠㅠㅠㅠㅠ
전 이미 사랑에 빠진 후였기 때문이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 마음이 이미 사랑에 빠진후에 저 오빠 성격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이 사랑은 이제 내 의지로 더이상 돌이킬수 없다는것을, 한 번 빠진 사랑의 늪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기에 저는 저의 슬픈 사랑을 예감한거져ㅠㅠ
지금 생각하면 당시 모든것엔 오빠가 가장 의아했을거라고 생각이 들어여
그야말로 습작이였는데 상상을 뛰어넘는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바람에 이게 뭔가 싶었겠고
또한 엔터테인먼트 기획에 다듬어진 연예인 성격도 아니였는데 한순간에 폭주한 사람들은 무례하게 달려드니, 학교폭력 이건 아니다 싶어가지고 교실밖으로 당당히 나가고 교탁밑에 숨고 그랬던 오빠갘ㅋㅋㅋ상식적으로 사람들 행동이 이해가 안됐을거 아니에옄ㅋㅋㅋㅋ
당시에 오빠 모자 벗길라는 사람들 너무 많아가지고 개념없는 사람들 오빠 모자 막 벗기고ㅠㅠ 오빠 당황하고ㅠㅠ
당시에 오빠가 계속 모자쓰고 다녀가지고 앞머리만 있는 대머리 아니냐는 소문도 돌았잖아옄ㅋㅋㅋㅋㅋ후..나쁜 사람들ㅠㅠ
여튼 한동안은 그냥 우스갯 소리로 서태지오빠 1집때는 팬들 싫어했잖앜ㅋㅋㅋ이라고 농담 할 정도로 유독 당시 오빠가 서태지와아이들에서 그렇게 바른소리를 하셨었졐ㅋㅋㅋ
오빠는 약간 남한테 폐끼치는거 못참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차가운 성격같고 나는 사랑에 빠져버렸고 미치겠는거에여ㅠㅠ
나는 왜 차가운 남자를 사랑해 버린걸깤ㅋㅋㅋㅋ라는 생각을 한 초딩은 사실, 태어나서 엄마아빠가 아닌 사람을 처음 사랑하게 된거였어여
오빠는 그때 생각하셨겠져?
순식간에 치솟은 이 찌를듯한 향기가 잦아들면 꿈처럼 다 부서지고 다 제자리로 돌아올지도 모르겠다고.
1집 활동 끝나고 잠적 6개월 후 오빠가 그동안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다는걸 알 수 있었어여
아, 오빠가 차가운 성격이 아니라는건 당시 1집 활동중에 너무 금방 알아버렸고옄ㅋㅋㅋㅋ
오빠, 오빠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외로운 사람들이 유독 많다는것을 아세여? 외로움엔 다양한 종류가 있겠지만여
스펀지처럼 세상의 모든것을 다 흡수해버릴 시절에 오빠를 듣고 보고 자란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나를 키운 서태지'라고 말하는건 서태지를 우상화 시키려는 말이 아니에여
아직 우린 젊기에 괜찮은 미래가 있기에, 내가 널 만져줄게 기운을 내봐
그 누가 티비 속 어떤 연예인이 저런 말들을 해주던가여 저는 학교 선생님에게서도 들어보지 못한 말이에여
가장 아름다운것을 온 몸으로 흡수하고 가장 크게 꺄르르 웃어야 될 나이에, 무언가 답답해서 돌파구와 위로를 찾아야하는 시대는 그닥 바람직하진 않은것 같아여
가끔 서태지와 팬들의 끈끈한 세월의 저력에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있져
오빠 이후로도 소년소녀들을 아찔하게 하는 스타는 계속 있어왔고 계속 나타나고 있는데 왜 유독 서태지는 세월이 만드는 식상함에 떠밀려가지 않는걸까
나는 오빠가 음악을 제일 잘하고 어떤 가수와 비교해도 최고고 비교대상이 없기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해여
누구에게나 오빠가 최고일순 없어여 이건 단순히 취향문제져
락에서 해방감을 얻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알엔비소울에서 감성을 채우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니까여
다만 아찔한 스타들이 오늘도 새롭게 뜨고 지고 하는 동안에도 오빠와 팬들의 시간이 한결같은 이유는 스타성과 음악도 넘어선 정신과 감성의 교류가 그 이유라고 생각해여
그리고 의외로 그런것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져
멋있자고 하는 얘기가 아닌, 이젠 부정 할 수 없는 증거가 되어버렸는걸여
20년이 다 되가는 시간들이 증거로 남아버렸는데 그리고 계속 증거를 남기고 있는데 날 더러 어쩌라고옄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가끔 청소년들이 한참 열광 할 스타들이 눈을 사로잡는것도 좋지만 정신적인 교감을 할 수 있는 스타가 많이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여
내가 너무 열광하는 사람이 나의 꿈에 더 힘을 실어주고 위로가 되는 친구가 되어준다면 그 청소년 좋을거잖아옄ㅋㅋㅋㅋ
저는 그렇다고 막 자유,도전,창조 정신을 계승하곸ㅋㅋㅋ 사회비판 메세지가 너무 황홀해가지고 오빠가 나를 대변하는 선구자셨고 이런거 아니에옄ㅋㅋㅋㅋ
무슨 이 세상 서태지가 바꿔야 되는것처럼 무게감 싣는 그런 정신말고옄ㅋㅋㅋㅋ
오빠, 사랑해여(뜬금?-_-)
나 모르는 연예인에 미쳐가지고 18년을 사랑한다고 말하면
아 넌 빠심유전자로 빚어진 지독한 빠심잌ㅋㅋㅋㅋㅋㅋ이거나 설명 할 수 없는 무언가이겠고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닿아있고 싶은 짜릿한 연인의 사랑이란것도 한 친구앞에서 해마다 다른 대상을 이야기 하며 울고웃는일이 허다한 세상에서
내 첫사랑차가운왕잣님ㅋㅋㅋ이기도 하면서, 힘들때 안아주는 가족이기도 하면서, 늘 따뜻한 시선을 놓지않으면서 날 착하게 만드는 내 18년 친구 오빠는 뭔데여ㅠㅠ
세월의 무게감은 사람을 감상적으로 만들고, 어쩌면 서로를 안다는 착각이 들어서 나중엔 마음이 탁해질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어여
저는 추억은 너무 소중히 여기지만 세월을 끌고다니며 항상 포화되어 있는건 싫어여
하지만 소중한것을 지키는 방법을 오빠나 팬들이나 서로 암묵적으로 배워왔고 알고있기에
매순간 시간을 벗어던지고 새롭게 만나는 모습이 저는 너무 사랑스러워여
사라질 향기 같은건 없어여 오빠
세월에 계속계속 불투명하게 덧칠해지는 향기가 아니라
매순간 새롭게 만나는 향기이기 때문이에여
순간은 계속 되니까여
그런의미에서..
오빠..누구세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목: 낭만적인 크리스마스이브가 코앞에 다가왔으니까 기념으로 포근해지고 싶어가지고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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