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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엄마와 함께한 심포니 후기

게재일 : 2010.02.01 (Mon) 11:30:35 AM

작성자 : ..

No. 795827 추천수 : 0 조회수 : 218

난 독립한지 좀 오래된 서른을 훌쩍 넘은 소..^^

울 엄마는 환갑을 바라보시지만 약간의 소녀기질도 있으시고
나와는 친구같은 그런 사이거든

내가 난알아요 테잎을 산 중학생 때부터
말도 안하고 밥도 잘 안먹고 펑펑 울기만 하던 고등학생 시절을 지나
기뻐서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하던 대학 신입생때..
그리고 작년 태지따라 전국을 도는 걸 다 보아오시고도
딸내미가 서태지를 좋아하는 건 아는데.. 별 코멘트는 없으신 그런 분이야
심지어 결혼하라는 닥달도 없으신;; 과하게 시크하신 울 엄마..ㅋㅋㅋㅋ

엄마한테 무심한듯 문자를 보냈어..
사실은 초초하게 답장을 기다리며..ㅋㅋ

'엄마 나랑 서태지 공연 극장에서 볼래? 저녁도 먹고'

왠걸, 엄마가 너무 쉽게 ok를 하시는 거야
서태지보다는 간만에 딸이랑 데이트하는게 좋으셨던 것 같지만^^

삼성역에서 만나서 메가박스까지 걸어가는 동안 간단한 브리핑을 했어
우리가 볼 극장이 서태지관이라니까 서태지관은 서태지꺼냐는 예상범위의 질문을 하시길래
이러저러한 마케팅 방법이다.. 설명을 드렸더니
대뜸 그러시는 거야

"걔가 애가 참 똑똑해.. 역시 정씨들이 똑똑하다니까"

울 엄마 언제 오빠님 본명까지 알고 계셨던거니ㅋㅋㅋㅋㅋㅋ
울 엄마도 무려 오빠님과 같은 한자를 쓰시는 정가이시거든..
나는 말씀드린 기억이 없는데ㅋㅋ 하긴 오빠님은 유명인이시니깐요
그래서 내가 족보 좀 뒤져보라고 막 그러고ㅋㅋㅋ

소리가 너무 커서 엄마 귀가 불편할지도 모르니까
귀마개를 사가지고 들어가는 게 어떻겠나고 했더니
살짝 버럭하시더라고. 괜찮다고 노인네 취급하지 말라고..ㅋㅋ

그리고 또 하나 놀란 사실은 시크하게
"오늘 보는거 심포닌가 그거지? 나 그거 티비에서 해줄때 다 봤는데"
이러시는 거야!!ㅋㅋㅋㅋㅋ
나한텐 그런 얘기 한번도 안해놓구선;;

암튼 우린 팝콘을 사들고 입장을 했어
입구에 전시된거랑 사진들을 신기한듯 보시고는 역시 예상범위의 멘트
"쟤는 왜 나이도 안먹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이미 세번 본지라 혹 엄마가 지루해하시진 않을까 신경쓰면서 봤는데,
텍원 서곡이랑 텍원까지는 팝콘을 열심히 드시더니
텍투에서는 팝콘에 손이 가는 휫수가 현저히 줄고..ㅋㅋㅋㅋ
그리고 텍투가 끝나고 소리안나는 박수 있지? 그걸 열심히 치시더라^^
방송에서는 다 나오던데 왜 가사가 안나오냐고 하시면서..
한곡 한곡 끝날 때마다 계속 박수모션 작렬.. 귓속말로 "진짜 쟤는 대단한 애야" 그러시고는ㅋㅋ

중간에 마미보고 확신에 찬 말투로 "쟤는 일본인이지?" 물으시길래 아니라고 한국사람이라고ㅋㅋㅋ

뒤로 갈수록 팝콘은 짜게 식어만 가고.. 소리안나는 박수는 강렬해지더라
나도 점점 엄마한테 신경 덜쓰고 집중했는데(왜 볼때마다 눈물이 나는 거냐고요오..)
글쎄..
난 알아요에서 엄마가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시더니 눈을 훔치시는 거야
눈에 뭐가 들어가셨나? 싶었는데 진짜 눈물을 흘리시는 거였어ㅠㅠ
나도 울고 엄마도 울고.. 왠지모를 흐뭇한 마음이 들더라

다큐에서도 내가 버팔로 설명해드리니까 알아듣고 웃으시고
오빠님 그 긴 영어흉내도 빵터지시고ㅋㅋㅋ
제로는 앵콜공연이라고 나 저기도 갔었다고 저날 첫눈왔다고 그러니까 피식 웃으시고

끝나고 나오면서 "재밌다. 감동이야"를 연발하시더라^^

나도 기분좋아서 옆에서 계속 "좋지? 잘왔지? 저녁 뭐먹을까?" 이러고 애교 좀 떨었어ㅋㅋ

간만에 엄마랑 테이트하니까 좋타^____^

글고 심포니 보는 동안 내가 젤 놀란거.....

시대유감인가? 끝나고 나한테 그러시는거야
"너 저날 자주색 후드티 입고 갔었니? 흰글씨 써있는?"

헉............. 엄마.... 날 본거야?
나 클로즈업 한번도 안되었고 저멀리 새우젓으로 보이는 위치에 있었는데...
어떻게 날 봤지???
역시 엄마는 엄마인건가ㅋㅋ 난 오빠님 보느라고 관객선 비출때는 눈 좀 쉬고 있었지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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