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그리고 오늘....
유난히 오빠가 보고 싶네....
그리고 위태에도 그런 글 많은걸 보니 우린 정말 동일한 뇌파를 가지고 사나봐.....
이게 세월의 힘인가 싶기도 하고....가끔 신기하기도 해....
오빠........잘 계시겠지?
암튼 예전글 누가 퍼온거 보면서 (회사에서 혼자 몰래 울었다ㅠㅠ)
나두 좋은 글 한개 올리고 싶어서 ^^
예전에 닷컴인지 다음카페 '서태지'인지에서 퍼온 글이야.
작성자분 이름은 몰라요...죄송.....
아시는분은 제보 부탁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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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갑자기덮쳐오는사고같은것이다,
{ 8분57초동안의그리움 }
…어느 볼을 싸하게 만들던 겨울날이었습니다.
집안에 터틀넥스웨터를 입부근까지 올려입고
순식간에 길어져버린 머리가 내두귓볼을
거의 덮어가려 할때쯤이었는데,
항상 그렇듯이 하얀창에서 가느다란 햇살이
내 얼굴을 따스하게 만들어 놓을때까지
곤히 잠들어 있곤했는데,
그게 오늘은 조금 틀렸습니다.
내가 깬자리는 침대옆 바닥이었고 여전히
햇살은 내가 없는 빈자리, 하얀시트만을
비추기만 할뿐이었습니다.
일어날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역시나 귀찮았고 그냥 천장만 보고있었는데
몸을 왼쪽으로 획 돌렸을때였습니다.
그때 내시야에 들어온건 작지도, 크지도 않은
네모난 갈색상자, 침대밑 혼자서 구석에 뽀얀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그상자는,
내가 몸을 추스려 먼지가득한 상자를 끌어안았을때
무언가 소중한 것인듯 꽤나 정교하게 노란 박스테이프가
여기저기 붙어있었습니다.
내가 이런 상자에 무얼넣었던걸까-
생각하다 혹시 판도라상자처럼 불행만
가득 담겨있어서, 내게 불행만 아픈것만
가득주고 사라져 버리는건 아닐지모른다는
상상까지 자아내게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조심스럽게 상자를 들어올렸을때
혹시 뭔가 금은보화라도 들어있는건 아닌지,
라는 생각이 무색하게도 상자는 너무나 가벼웠고
다시 상자를 품안에 놓아 테이프를
소리나게 뜯었을때 상자속에 들어있던건
다름아닌, '보물'이었습니다.
사람마다 보물의 기준이 다른것처럼
보물은 꼭 금은동전이 아니더라도
사람도 될수있고 그것보다 더 사소한
모래한줌이라도 보물이 될수있으니까,
이상자에 들어있는,
불투명비닐로 포장된 다말라 바삭꺼리는 붉은장미한송이,
까맣게 손때가 묻고 끝이 말아올라간 종이학 세마리,
뒤집혀 하얀등을 보이고있는 사진한장은
나의 '그것'이었습니다.
어떤사진인지는 당연히 알았던거지만
그래도 뒤집었습니다.
사진은 색이바랜채 등을 돌려 드러내었습니다.
집 앞에 까만점처럼 옹기종기 모여 꽁꽁언손을
호호불어가며 수다를 떨고있는 소녀들은-
아마 내가 사진찍는 줄도 몰랐을거라고 생각하니,
풋- 웃음이 새어 나옵니다.
그래,
옛날에 어떤일이 있었냐면
음악에 빠져 뒤도안돌아보고
아픈것도 참아가며 그렇게 음악을 했었습니다.
난 무디게도 입술을 깨물며 참고 또 참아가며
눈물 한방을 흘리지 않은 채 방안에 틀어박혀
오직 음악만을 했습니다.
내게 음악외에는 그저 의미없는 것들이었고,
내게 음악은 삶이자 고통이자 자유였습니다.
언젠가, 내 가슴속이 자꾸만 따뜻하게,
혹은 강렬하게 타오름을 느꼈습니다.
태양이 지고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든
밤이 된 후에야 알아버렸습니다.
내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 음악 "
우린 그렇게 처음 만났습니다.
혼자 기타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불빛이라고는 창밖가로등과 달빛이 전부인 계단몇개를
가슴속 기타를 꼭 품고 폴짝뛰어올라가,
어두운 집문을 열고 들어갔을때입니다.
갑자기 철컹하고 내 가슴이, 내 심장이 물었습니다.
" 괜찮겠니? "
창밖에서부터 비춰오는 달빛에 내얼굴이
비추었을때 나는 괜히 크게 웃어보았습니다.
머리카락, 이마, 눈썹, 코,
그리고 입술까지,
나는 한참동안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나는 그동안 나에게 묻고 싶었던 것을 물었고,
이제야 대답을 했습니다.
나는 달렸습니다.
나에게 환호하는 사람들을 빗겨달리며
두 주먹을 더욱 꼭 쥐었습니다.
가끔 따끔한 빙정이 내 두 볼을 스치기라도해서
혹은 고통이 내 어깨를 너무나도 힘차게 짓누르면
가만히 서서 쉬기도 했습니다.
그 무엇보다 소중히 음악을 하며,
하나하나 나의 꿈을 기록했습니다.
…그렇게 나는 바쁘게 봄날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천천히 겨울이 왔습니다.
그 후로도 나는 힘들어도 달렸습니다.
누구에게 이기려고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나는 음악이 좋고
음악은 내게 행복과 자유를 주었습니다.
그까짓 고통쯤이야, 참으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유난히도 추웠던 까만 밤, 집 앞이 소란스럽습니다.
짧은 단발머리를 한 소녀들이 꽁꽁언손을 호호불며
옹기종기 모여 수다를 떨고있습니다.
나는 혼자서 " 김치 참치 태지- " 라고 말하며
찰칵- 사진을 찍었습니다.
내가 사진을 찍는줄도 모르고 꺄르르웃으며
자꾸 창문을 올려다보는 소녀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혹은 바보같은 웃음을 지었습니다.
아마 현상한 사진을 보면서도
신나게 웃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이 녀석들- 나한테 다 찍힌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니 말입니다.
그리고,
한동안 난 무척 바빴습니다.
계획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꼭 필요하다고 느꼈기에 후회는 하지않았습니다.
다만- 너무 걱정이 되어서 한잠도 잘 수 없어,
걱정하는 눈빛들을 도저히 바라볼 수 없기에
고개를 돌리고 또 외면했습니다.
오랜만에 검은 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고
약간 다듬었습니다.
별로 입지 않았던 양복을 입고
넥타이는 내 패션감각을 살려 이걸로 정합니다.
거울앞에 선 내모습이-
예전과 많이 닮은듯합니다.
" 괜찮겠니? "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난 그렇게 이별을 준비했습니다.
…울지 않았습니다.
평소처럼 웃고 떠들고
자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그러진 않기로했습니다.
이별의 준비에 그런것들은 별로 도움이되지 않았습니다.
… 다만,
소년을 옆에두고 보면서 안타까웠습니다,
소녀를 옆에두고도 보고싶었습니다,
그리웠습니다, 가슴이 미치도록 뛰어대고
아팠습니다, 눈물이 고일것도 같았지만 그땐 마른침만
연신 삼켜대며 꾸욱 집어넣었습니다.
이제 이별인가봅니다,
바람이 꽤나 거샙니다.
내목을 칼로위협하듯 바람은 무섭게
내리치지만 그건 아무렴 상관없었습니다.
지금 내심정으론 당장종말이와도
그러렴, 할만큼 감정적이었습니다.
힘껏 도망쳐도 현재에선 도망칠수없었습니다.
이러는 동안 비행기앞에 도착해버렸습니다.
카메라가 보입니다.
여전히 날 찍고 있습니다.
웃어야 할까요?
아무렴 상관없겠죠,
다신 볼수없을텐데,,
봐도 우린 모른체해야합니다.
죽을때까지 모른체해야합니다.
멀리 바다건너에서 그리워해야합니다.
저렇게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는데,
날 잡는 나약한 힘이 느껴지는데,
나는 아닌가봅니다,
우린 아닌가봅니다..
" 태지야- "
" 응 "
" 이제 가 "
" … "
" 가는 거야 "
" 응, 정말. "
욱신거립니다, 아프게도 욱신거립니다.
…가슴에서 뭔가 울컥하고 쏟아졌습니다.
머리는 까마득해지고 눈에선 금방이라도
눈물이 흐를것같아 눈을 감을 수 없었습니다.
" …이제 가는 거야. "
내 스스로 아픈말을 했습니다.
하늘에서 눈물이 떨어집니다.
소녀가 꽃한송이를 주었습니다,
꽃엔 소녀의 눈물이 묻어있었습니다.
" 사랑이예요 "
소녀는 그러더니
커다란 남자들에게 가려져버렸습니다.
우리가 함께였던시간,
우리가 함께한 긴시간동안, 우리가 사랑했지만-
헤어지는건 순간이었습니다.
몇분안에 세상아래로 곤두박질쳤고
지금 나는 얼굴이 온통 눈물로 젖은채,
울고있었습니다.
" 사랑… "
내가할수있는건 소녀가 준 꽃한송이를
안고 우는것 밖엔 없었습니다.
이제 난 평생 추억에 흠씬 당해살지도 모릅니다.
또 울지도 모릅니다.
밖에선 비까지 오고있습니다.
난 비를 맞으며 내눈물을 감추고
공항에 우두커니 서서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내 가방속엔 우산이 있었습니다.
…음악은 듣지 않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전혀 다른 생활에 나는 차츰 적응해 갔고,
그렇게 많은기간동안
조금씩, 아주조금씩 잊어갔습니다.
그러다,
" 사랑… "
생각났습니다,
소녀가, 소녀가 건내주었던 그 꽃이,
꽃을 한참보다가 그제서야 난 급히
꽃에 둘려있는 얇은종이를 풀어보았습니다.
…조그맣게 삐뚤빼뚤 쓰여져 있었습니다.
" 기다릴께요 " 라고,,
눈앞이 흐려졌습니다.
갑자기 바다가 보고싶어졌습니다.
오랜만에 외출입니다.
푸른 바다내음이 코 끝에 머물다 사라집니다.
아쉽게도 향기만 남기고 사라집니다.
하루종일 걷고 또 걸었습니다.
아무도 내게 말을 걸지 않고, 붙잡지도 않았습니다.
아주 예전의 나로 걸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한 가게를 보았습니다.
기타를 파는 가게인가 봅니다.
그리 눈에 띄지는 않지만 정이 갔습니다.
나는 제일 싼 기타 하나를 삽니다.
이녀석, 꽤 잘생겼습니다.
한번 연주해 보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정말, 연주하면 어떨지 잠깐만 해보기로 했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처음의 그날처럼-
심장이 또 고장났나봅니다.
숨을 가다듬고 자세를 바로잡습니다.
손가락을 하나 움직여 기타 줄을 튕겼습니다.
…그때 가슴이 말했습니다.
" 사랑이야 "
소녀를 다시 생각한지 꼭 8분57초만이었습니다.
7월의 바람소리는, 곁에 있어도 꼭 그리운 사람이 흥얼거리는 노랫소리와 같습니다.
이따금 새들의 날개짓소리가 들려옵니다. 저기에서 왠지 그 사람이 올 것 같아 창문을
열어 기다리는 동안 세번의 겨울이 지났습니다.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건 운명
같은 걸 믿어서가 아니라, 기다리는 것 외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까닭이라고-
기다림은 상대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고, 그것은 모든 가능성이
사라진 뒤에도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희망 같은거라고 누가 말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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