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어줍잖게 모아이 가사해석한 국문과 붸빈데~ (기억 못하는 퐐로들이 다수겠지만 ㅋㅋ)
이번 버뮤다 가사보고 너무 꽂혀서~
뭔가 막 분석해보고 싶게 만드는 가사인거야 ㅠㅠ
어떤 방법론을 대입해보면 좋을까 하다가, 버뮤다 가사 속 이미지의 공간감과 논리적 진행 방식에 대해
또다시 어줍잖게 써보구, 붸비들의 공감을 얻어볼까 해서 ㅋㅋ
(밝혀진 주제인 '타락한 성'에 대해 쓴 붸비들은 많고, 나도 대부분 동의하는 바이니까 그 부분은 넘어갈게 ㅎ)
첫번째로 하고 싶은 말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듯한 논리 전개 방식
이건 의도한 컨셉이라는 것이 처음부터 드러나
빌려 온 소설, 이라든가 짖궂은 질문, 이라든가 둘 다 질문은 질문이되 대답할 수 없는 질문
질투, 세번이나 반복되는 '모순'이라는 단어, 데자뷰, 삼각 원
둘 다 설명할 수 없는 알듯말듯한 모호 한 마디로 '퍼즐'같은 이미지들이야
모아이와 비교해보자면 모아이는 비교적 논리적인 인과관계 (네온사인을 등지고 밤으로 갔다든지, 바다 속에서 별빛을 찾았다든지, 그리고 마침내 모든 고난을 극복하고 '돌아간다'든지)가 뚜렷해
하지만 버뮤다에서는 어떤 일관적인 스토리의 전개를 기대할 수 없어
반복되는 것은 미스테리, 퍼즐 적인 이미지들의 나열이고 무언가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분위기였다가도 마지막에서 '내안의 풀릴 듯한 퍼즐' 이라고 하면서 다시 처음으로 돌려버려;;
아직 풀린 것도 아니지만, 풀릴듯하다는 말보다 더 모호하고 애타게 하는것이 어디있을까
개인적으로 버뮤다의 하이라이트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이 성스러운 바다 뒤바뀐 섬 타락한 마음 아름다운 존재 이 모순된 밤
부분을 봐
굳이 우리의 언어적 관념으로 나누자면 성스러운 바다/뒤바뀐 섬/타락한 마음/아름다운 존재/이 모순된 밤 인데
이 안에 어떤 뚜렷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어?
타락한 마음을 성스러운 마음으로 바꾸든, 모순된 밤을 아름다운 밤으로 바꾸든, 아름다운 존재를 타락한 존재로 바꾸든, 성스러운 바다를 뒤바뀐 바다로 바꾸든 전체적인 이미지 형성에는 전혀 무리가 없어
즉 버뮤다 안에서는 어떤 직선적인 논리의 전개가 아니라 삼각형, 원으로 대표되는 돌고도는 논리의 전개만이 존재할 뿐이야
마치 성의 비밀을 처음 알았을때처럼(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하고)
애초에 8집의 컨셉인 미스테리, 거짓말/존재를 교차시키며 그 모두를 부정, 긍정도 하지 않는 그 논리와 통하는 거지
두번째로는 하고 싶은 얘기는, 버뮤다 세계의 공간감
이번 버뮤다 가사 보면서 갠적으로 제일 맘에 들었던 가사는 후렴구인
천상에서 그대가 눈뜰 때 좋은 화음처럼
이 비가 그칠 때 까진 All night long All night long
이 밤에 이 엄숙한 비겁자의 하늘과 나의 섬들 사이에
부분이야
'천상', '좋은 화음', '엄숙', '비겁자', '하늘' 등등 뭔가 크고 종교적인 느낌이 나는 단어를 나열하다보면 이미지가 모호해지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모호하지만 풍부, 뭔가 굉장히 구체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는 느낌이 드는 거 같아
하늘, 그리고 섬 하면 떠오르게 마려는 바다, 그리고 그 사이를 이어주고 있는 비
짧은 가사 안에 엄청나게 많은 공간을 압축해 넣었어
갠적으로 천상에서 그대가 눈뜰 때 좋은 화음, 이라든가
비가 그칠 때 까지 밤새도록, 하는 부분은 남녀간의 하룻밤.../// 을 나타낸다는 전의 리뷰에 공감해
왜 남녀간의 하룻밤... 을 만리장성을 쌓는다든지, 홍콩간다든지 하는 뭔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경험으로 많이들 비유하는것과 같은 맥락이랄까
암튼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그 황홀함... 을 단 세 줄에 압축해서 엄청난 공간을 끌어들인게, 정말 좋다는거야
(이건 관련은 없는데, 엄숙한 비겁자라는 것은, 어쩐지 종교적인 도전의 이미지같기도 해
하늘이라는 것은 누구도 도전할 수 없는 권위의 상징이잖아 그것을 엄숙한 비겁자라고 깎아내리지
주제인 '타락한 성'에 비춰보자면 '성'의 비밀을 쉬쉬하고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어른들의 근엄한 모습을 야유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럼 그 반대 이미지인 '나의 섬'은 뭘까.... 나만의 것,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세계?)
그리고 정말 궁금한 건 그 엄숙자의 하늘과 섬들 '사이'는 대체 어디인거야?! 어쩌면 내가 앞에서 말했던 것 처럼 위아래를 끝없이 반복하는 그런 이미지를 원한걸까?
당연히 도입부에 계속 반복되는 DOWN이라는 가사도 같은 맥락에서 같은 효과야
버뮤다의 음악은 계속 듣는 사람을 끌어올리는데 보컬의 '다운'은 의도적인 이미지의 하강을 유도해
마치 하늘에서의 떨어지는 충격, 신께 버림받은 타락천사랄까
암튼 여러가지로 '모아이'와 대조적인 느낌이 나, 나한테는
모아이의 '바다'로 대표되는 수평적이고, 안정적이고, 일직선상의 느낌과는 완전 반대로
논리적으로나 이미지적으로나 끝없는 순환, 왔다갔다하는 모습을 통해서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의 이미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해
그리고 이런 이미지를 어떤 치밀한 의도없이도 치밀하게 배치됐다는건
울 오라방은 타고난 시인?! ㅋㅋㅋㅋ
암튼 졸려서 괴발개발로 썼는데 붸비들 여기까지 봐줘서 고맙고
혹시 내가 전에 쓴 뫄이 가사해석이 궁금한 붸비들은 리뷰 게시판서 같은 닉넴으로 쓴 글을 찾아봐줘;; ㅎ
마지막으로... 버뮤다 가사 전문 다시 감상해보장
갓 빌린 소설처럼 짓궂은 질문처럼 뚜렷한 답을 해줄 수는 없겠지 이지러진 눈망울로도 넌 그저 아름다운
터질듯한 내 마음 속의 눈빛은 불현듯 한 질투 I’m going down 여린 심박이 서로 다른 템포를 맞추고 있고
천상에서 그대가 눈뜰 때 좋은 화음처럼
이 비가 그칠 때 까진 All night long All night long
이 밤에 이 엄숙한 비겁자의 하늘과 나의 섬들 사이에
좋은 화음 이 까만 밤의 향기로서 파도에 나 숨어든 그 모순 속으로
언젠가의 꿈속처럼 뒤틀린 데자뷰로 어느새 나는 Pathos를 만들고 그 가득한 망상들로 뒤섞인 까만 밤
그럴듯한 이야기 속의 모순들 가득한 삼각 원들 I'm falling down 두 눈가의 눈물을 넘어선 후 어른이 됐죠.
이 성스러운 바다 뒤바뀐 섬 타락한 마음 아름다운 존재 이 모순된 밤 풀릴듯한 내 안의 퍼즐
버뮤다 트라이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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